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이번 추석 특집 영화로 골라본 것은 광고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기대하고 있던 영화, 인턴이었다. 잘 나가는 젊은 기업에서 대표이사가 기억하지 못하는 기획으로 추진한 시니어 인턴에 합격한 70세 노인이 인턴을 넘어서는 활약과 거기에 관련된 따뜻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영화였다. 


 - 정년퇴직 후 계약직으로 고용이 연장되는 경우는 종종 보았지만, 시니어 인턴이라는 시스템이 실제로 존재하는건가?


 - 이름은 매우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영화에서 만나본 적이 별로 없는 로버트 드 니로는 이 영화에서 아주 멋진 아저씨로 등장.


 - 러브 앤 드럭스로 기억하는 앤 해서웨이는 성공가도를 달리지만 엄마, 대표이사, 아내의 역할에 치이는 열정적이지만 가녀린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 딱히 섹시한 장면은 거의 없지만, 야한 코드의 농담은 종종 등장하는데, 젊은 관객이 의외로 많아서 그런지 빵빵터져주더라.


 - 잘못 발생한 이메일을 둘러싼 잠입액션어드벤처 부분은 살짝 썡뚱맞지만 주인공 벤의 매우 뛰어난 위기대처능력을 보여준다.


 - 벤의 새로운 로맨스는 퍽 멋지다. 나이가 많은 남녀의 로맨스라고 해서 그것이 젊은이들과 다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시간을 경험으로 뛰어넘는 모습은 새로워보이기까지 한다.


 - 벤의 건강한 정신과 육체의 비결은 역시 태극권인 듯.


 - 개인적으로 기대치가 좀 있는 영화였는데 그 기대치를 딱 맞게 채워준 영화였다. 


 - 예고편에서는 보여주지 않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갈등을 차지하고 있는 이야기의 결말은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절대 인정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 대중교통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내놓으라 호통치는 모습으로 대변되는 우리 주변의 노인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벤의 모습은 어찌보면 환타지 세계의 드래곤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우리 주변에도 벤과 같이 클래식하고 쿨하다는 표헌으로 대신할 수 있는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현대사회의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열정을 가진 새로운 세대를 지지해 주고 싶어하는 올드보이들이 있...?


 고령화 사회가 이미 시작되어 버린, 그러면서 임금피크제와 노동개혁을 부르짖는 나라에서 살면서 이 영화를 마냥 유쾌하게만 보는 것은 어떨까 싶긴 하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만나보고 싶은 클래식하면서 쿨한 시니어 인턴의 이야기는 분명 유쾌한 힐링스토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