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기대했던 영화. 마블 코믹스는 겉핥기 수준으로만 알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큰 이벤트였던 시빌워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데다 믿고 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인 만큼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더랬다.
- 당신은 누구편인가? 라는 코믹스의 캐치프라이즈는 잊어야 한다. 이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3이다.
- 티저가 공개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지적했던, 6대6 팀배틀이 무슨 시빌워 냐는 부분도 역시 작품에서도 그대로.
- 규모가 작다는 지적은 할 수 있지만, 재미가 없냐고 물어본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다.
- 원작 시빌워의 도화선이 되는 폭발사건은 빌런이 아닌 스칼렛 위치가 일으킨다. 이러한 히어로의 실수가 이 영화에서는 종종 등장하고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 스칼렛 위치가 실수했다고는 해도 폭발 자체는 빌런 때문이긴 하다. 그 빌런이 럼로우=크로스본이고 윈터 솔져에서 팰콘과 싸우다 무너지는 실드 건물에 매몰되었던 `개인적인 감정은 없던` 그.
- 폭발 사건 떄문에 희생된 이의 모친이 아이언맨을 움직여 찬성파로 움직이게 하는 구성은 그대로.
- 티저에서 저 검은 고양이는 뭐지? 했던 블랙 팬서는 아주 멋지게 성공적으로 데뷔를 한 걸로 보인다.
- 호크아이는 은퇴했다가 돌아왔다고 하는데, 어쩐지 다른 등장인물들보다 좀 늙은 느낌이...
- 블랙위도우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원작에서도 등장했던 이중스파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기도 하고.
- 워머신 로드는 원작에서도 그런 결말이었던가? 비전의 공격은 실수였을까 복선이었을까.
- 팰콘은 역시 든든한 캡틴의 사이드킥. 감정을 주체 못하는 누군가와는 달리 침착한 모습에서 신뢰가 인다.
- 앤트맨은 영화를 안 보긴 했는데 깨알같은 활약을 보여준다. 특히 공항 전투장면에서 원작의 골리앗이 보여주던 신스틸을 제대로 담당해 주는데, 다행히 골리앗 같은 결말이 아니어서 참 다행...
- 윈터솔져 버키는 보는 내내 짠했다. 이 영화를 윈터솔져 2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 그리고 이번 시빌워가 스파이더맨 제로라고 봐도 될 것 같은, 마블의 품에 다시 안긴 젊은 스파이더맨은 약간 아쉽지만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메이 숙모가....
- 캡틴 아메리카의 영원한 첫사랑 페기 카터의 장례식에 이은 에이전트13 샤론 카터의 존재감 어필은 개인적으로 살짝 아쉽... 페기 카터역의 헤일리 앳윌 참 좋아합니다.
- 결국 이번 작품의 메인 빌런은 지모 남작인 셈인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종종 그렇듯 원작에서 거대한 네임밸류를 지닌 빌런들이 꽤나 다른 해석으로 등장한다. 오히려 영화시빌워를 성립시키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 원작 시빌워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죽기까지 하는데, 이번 결말이 어벤져스3에서 어떻게 다시 어벤져스 어셈블을 보여주게 될지 기대가 된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결국 시빌워 원작의 결말을 어느정도 따라가도록 연출한 부분들이 개인적으론 맘에 든다.
- 친구를 지키기 위해, 별로 애정도 안 보여주던 부모의 복수를 위해... 최종전에서 볼 수 있는 이 싸움의 이유가 너무 개인적인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결국 스티브의 편지를 읽는 토니의 표정과 버키의 선택에서 보다 큰 이해와 용서, 속죄를 읽는 것은 너무 긍정적인 해석이려나.
기대치가 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을 보여주었던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 였다. 이제 어벤져스3가 나올 때까지 이런 대규모의 히어로 축제는 또 잠시 보류될 것 같은데, 어벤져스3에서 합류할지 모를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팬서, 스파이더맨을 기다려 봐야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