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2010년 2월은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만큼 여러가지 일이 있던 한 달이었다. 사실 앞뒤를 생각하면 반납하고 싶은 휴가였지만... 이미 1월에 비행기와 숙박의 예약을 모두 마친 상태였던지라 어쩔 도리 없이 여행길에 올랐더랬다. 일단 떠나고 나서는 개운하게 다녀오긴 했지만. 아무튼 이번 목적은 B'z의 공연과 함께 오랫만의 오사카 유람 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덴덴타운과 남바의 지리만 익히고 끝나지 않았나 싶다. 어쩌다보니 사진도 별로 못 찍었고 말이지... 아무튼, 까먹기 전에 일단 적어본다. ...독일 출장기도 적어야 할 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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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내 첫번째 일본 여행지이자, 울풀즈(=우루후루즈)의 오사카 스토랏토 때문에 깊게 관심가진 도시이자, B'z의 공연을 두 번 본 곳. 오사카가 목적지였던 걸로 치면 3번째이고 잠시 들러갔던 걸 합치면 4번째이지만, 도무지 오사카에 대한 기억이라곤 덴덴타운-남바-신이마미야-오사카돔(교세라돔) 밖에 없던지라 7년전에 갔던 교토 이외에 고베나 다른 오사카 동네를 가보고 싶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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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약은 B'z 콘서트 여행때마다 수고해 주는 든든한 후배이자 B'z 팬카페 운영자인 이숙희군(가명, 20대 중반)이 섭외한 민박으로 숙소를, 항공편은 최근 만족도가 높다는 제주항공으로 선택해 보았다. 숙박은 1박에 3천엔이 넘는 금액이었는데, 5인 3박4일로 에약을 했더니 추가 할인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에 처음 타 본 제주항공은, 워낙 아무것도 없다는 소문이 파다했던지라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딱 돈 준만큼만 해준다는 느낌 외에, 크루들의 친절함이 재미있었고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만은 아니었기에 만족스러웠다 하겠다. 사실 한시간 반 꼴랑 날아가면서 40만원 넘는 돈을 무는게 좀 억울했긴 했거덩. 기내식이 매번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영화도 한 편 다 못보는 시간이기도 하고. 개인차야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웠던 비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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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마미야역은 워낙 유명한데다, 7년전 처음 왔을 때 숙소를 잡았던 곳이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더랬다. 대략 방향은 맞아서 경찰에게 길을 한 번 물어보고 대략 찾아갈 수 있었지만, 그때의 기억에는 전혀 없는 홈리스 냄새 가득한 공기가 불쾌했더랬다. 홈리스 공기가 대기를 가득 채워, 동물원 앞 역 부근에 올때까지 계속되는 그 냄새는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렇게 제법 되는 거리를 걸어 숙소에 도착해 보니, 통천각이 바로 보이는 곳이었다. 나름 술마시고 놀기에는 좋아보이는 동네였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덴덴타운과의 접근성이 좋아서 꽤 잘 골랐다고 감탄했었더랬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WGF의 YUNO형님의 소개로 알게 된 오사카의 지인과 연락을 취하여,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하고 잠시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 먼저 도착해서 주변 관광을 하고 온 일행과도 무사히 합류하여, 이 다음날 있었던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 마오 선수의 대결을 집중 조명하는 TV를 잠시 보다가, 약속 시간이 되어 통천각 아래로 향했다. 오랫만에 만난 지인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소개를 받아 남바역 부근에 위치한 오코노미이키 가게 폼포코테이로 향했다. 덴덴타운을 온전히 관통해 나가야 하는 관계로 꽤 거리가 있는 편이었지만-그리고 오사카 체류기간 내내 이 길을 걸어서 왕복했더랬다-여럿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가니 금방이라고 느꼈더랬다. 요리의 맛도 상당히 좋았고, 일행 전원이 일본어가 가능했기에 전혀 무리없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고, 갔던 길을 되돌아 오던 중간에 전세계인의 주식(..) 마꾸도에 들러 차를 마시며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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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들과 맥주라도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오코노미야키를 다 먹어갈 때 쯤부터 편두통이 엄습해오길래 11시가 조금 지나 잠자리에 들었더랬다. 첫날은 일행이 모두 모이지 않아 3명뿐이었던 관계로 분위기가 썰렁해 질 것 같아 미안했지만, 두통이 쉽사리 가시지 않았던 차에 지인 부부가 건네준 비상약을 먹고 나니 잠을 이기기 힘들어 그대로 잠들었더랬다. 다음날은 콘서트, 그리고도 이틀의 여유가 있어 여유만만할 것 같았던 첫날은 두통과 함께 저물어 갔다.

 - #2 2월 26일로 이어짐. 사실 이 날만 해도 일본은 이제 질린다.. 싶었는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