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 지난 주에 회사 일로 장례식에 다녀왔던 병원에, X레이를 찍으러 다시 갔다. 팔의 접합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 의사 선생님의 말로는, 현재 매우 잘 붙고 있으니 이제 가벼운 운동을 해도 좋다고 한다. 드럼을 쳐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는 괜찮다고 한다. 현재 거의 다 붙었고 뼈가 안정적으로 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니 내년 1월 중순쯤 마지막으로 확인 사진이나 찍어보자고 한다. 참으로 다행이다. 처음 기브스를 하면서 뼈가 휘면 사는데 지장이 있을수 있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철렁했던 그 심정을 생각하면 너무나 다행이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병원신세를 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아무튼 가급적 병원과 친하지 않는 쪽이 좋은 삶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러고보니 주변에 살고 죽고 다치고 수술하시고 해서 병원과 조금씩 친해진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아무튼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나서면서, 뭔가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초코후레이키를 씹다가, 기분 전환도 할 겸 머리를 잘랐다. 다듬기만 해서 티도 안나지만, 그래도 가벼워진 듯하여 좋다. 머리를 자르고 버스를 타지 않고 두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은근히 피곤하고 은근히 우울했던 걸음걸음이었지만, 우리동네 고개를 넘을 때 쯤 프습이 들려주는 B'z 원더풀 오포츄너티(맞나?) 덕분에 기분이 좀 바뀌었다. 걱정없고 문제없고 내 인생 올라잇이라는데 뭘 더 신경쓰랴... 하는 느낌.

- 집에 돌아와서는 인터넷을 별로 쓰지 않고, 책을 보거나 프라 박스를 정리하거나 플투 주변기기를 정리하거나 하며 휴가 하루를 보냈다. 결국은 기타도라V2의 기념비 적인 첫 드럼 플레이를 하며 녹슨 실력과 오른팔의 낮은 피로상한선을 깨달으며 하드 2개를 포맷했다는 것이 결국 오늘의 수확이지만.

- 써놓고 보니 일기네. 뭐, 이런 날도 있는 거겠지. 겁나게 우울했던 하루였지만, 나름대로 많은 것을 이룬 하루이기도 했다. 그 업적이 순전히 Only for me 라는게 문제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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