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3.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만화박람회를 통하여 의외의 덕력을 잔뜩 충전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나 여유가 별로 없어 쉬지를 못한 탓에 상당힌 피로감과 허기가 느껴졌다. 일단 회장을 나오고 나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택시를 잡아주는 서비스가 있어 이용하기로 했다. 대만의 택시비는 체감적으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어, 지하철로 이동했을 때 얼마 차이가 안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호텔 앞에서 택시를 잡아주는 것 같이, 잠시 기다리니 택시는 금방 도착했고, 우리는 택시에 몸을 싣고 택시기사님에게 폰으로 미리 검색해 둔 중정기념당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중년의 택시기사님은 곧 OK를 외치며 Army Show를 보려면 빨리 가야겠다며 택시를 출발시켰다. 타이베이101을 뒤로하고 도로 중앙의 야자수를 바라보며 이동하다보니, 생각보다 거리가 좀 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뭔가 이상하여 다시 확인해보니, 내가 지하철로 별로 멀지 않다고 생각했던 곳은 국부기념관(國父紀念館)으로, 총통 장개석을 기리는 중정기념당이 아닌 국부 손중산 선생을 기념하는 곳이었다. 공부를 하지 않고 오니 이런 오해를;;;

 
 중정기념당에 도착하고 보니 생각보다는 택시를 좀 오래 탄 것 같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먼 거리는 또 아니었다. 원래는 딘타이펑보다 저렴하고 맛있다는 소룡포 전문점을 찾아서 늦은 점심을 먹고 중정기념당을 볼 생각이었지만, 시계를 보니 매시 정각에 시작한다는 헌병교대식(택시기사님의 표현을 빌려 아미쑈)이 시작하기 2분전이었다.... 크고 웅장한 기념당을 보는 것도 즁요하지만 시간을 놓치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헌병교대식을 보기 위해 다시 열심히 막 뛰었더랬다. 중국 본토는 아니지만 역시 자유중국 스케일이라 그런지 크고 넓은 건물을 지나 80개가 넘는 계단을 헉헉거리며 올라가, 갓 시작한 교대식을 볼 수 있었다. 감상은... 음... 군필자라면 한 번 정도는 볼법도 한 헌병들의 절도있는 동작들이 연상되는 교대식이라는 정도. 다만 한국과는 다른 복식과 동작, 군장류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달까.



 중정기념당은 거대한 기념당과 드넓은 정원, 계단, 그리고 공연장과 박물관이 있었는데, 교대식을 보고 나니 격렬한 허기와 피로가 몸을 괴롭히기 시작했더랬다. 결국 겉모습들만 눈으로 훑어보고 중정기념당 근처에 있다는 항주소룡탕포=杭州小籠湯包를 찾아 이동했다.

4. 항주소룡탕포=杭州小籠湯包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딘타이펑보다도 낫다는 평가도 보여서 기대를 갖고 찾아갔었는데, 중정기념당을 너무 얕보았더랬다... 중정기념당을 나와 벽을 따라 쭉 돌아가는 그 거리가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쳤더랬다. 나름 맛집이라고 알고 갔는데, 도착한 시간이 점심을 훌쩍 넘긴 애매한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가게는 비교적 한가하고 음식도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었다. 우육탕을 비롯하여 소룡포 등을 시켜 보았는데, 확실히 딘타이펑보다는 저렴하지만 뒷맛이 더 느끼하달까. 덕분애 셀프로 무한리필할 수 있는 생강과 간장을 대량 흡입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역시 셀프 무한리필인 차는 무난하니 맛있었고, 우육탕의 국물은 진한 것이 꽤 좋았더랬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한지라 이것저것 도전해도 부담이 없는 것이 좋았다. 허기지다고 느낄 정도로 출출했던 것도 한몫했고. 


 주문한 음식들을 게눈 감추듯 폭풍흡입한 후 다음엔 어디로 가볼까 하고 지도를 찾아보니, 여기는 전날 방문했던 융캉제를 그냥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역시 처음가는 여행지는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걸 온 몸으로 느끼며 비오는 거리를 향해 가게를 나왔다. 

 셋째날의 저녁 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댓글 0

 1. 台北101=대북백일=Taipei World Financial Center


 이 날 새벽에는 꽤나 악몽을 꿨던 것 같다. 꿈 속에 꿈이 있고 그 꿈 속에서 또 꿈을 꾸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대만에는 나름 귀신이야기 같은 괴담이나 그 체험담이 많다고 한다. 평소 가위에 눌린 경험이 거의 없는지라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이 내심 걸렸는데, 결국 나중에 후유증이 나타나게 된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호텔 맞은 편의 식당에서 호텔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마지막 날인 이 날을 열심히 돌아다녀보자고 생각하면서, 일단 지하철로 빨리 갈 수 있는 타이페이 101 타워를 가보기로 했다. 전날 딘타이펑에 가기 위해 내렸던 동문-동먼(東門)역에서 환승해서, 다시 4정거장을 가서 내리면 바로 이어지는 전철역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다는 101 타워에 올라가 볼 생각을 하고 전망대 쪽으로 향했는데, 날이 약간 흐리고 대기 시간과 비용을 보고 조금 고민을 하다가 결국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더랬다. 대신 근처에 뭔가 다른 재미있는 것이 없을까 하고 연결통로로 이어진 옆 건물로 이동하다 보니 뭔가 익숙한 느낌의 인파가 눈에 띄었다.

2. 만화박람회


 눈에 띈 인파는 옆 건물에서 나오던 한무리의 청소년들이었는데, 하나같이 어깨에 종이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 종이가방들에는 예외없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캐릭터들이 거대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잘보니 그런 가방을 멘 인파가 줄지어 나오는 걸 보고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연결통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무려 '만화박람회'라는 이름의 간판이 붙어있고 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것이 보였다. 들어가기 힘들지 않을까하고 고민하며 조금 배회하다, 매표소 쪽을 보니 줄도 없고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아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행사의 내용은 위 사진들을 보시면 알 수 있듯... 쉽게 말해 오덕박람회였다. IT에 강하고, 덕후가 많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아내가 좋아하는 에반게리온부스도 있고, 요즘은 전세계적으로 강세인 마블 부스, 반다이 오피셜 건담 부스, 반다이 오피셜 원피스 부스, 굿스마일 부스, 그 외 각종 취미상점과 만화 관련 출판사의 부스가 가득하여 상당히 즐거운 기분으로 구경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올린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구경하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슬슬 배도 고파오고 원래 계획했던 일정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미련없이 부스들을 뒤로 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생각지 못하게 시간을 좀 쓴 관계로, 택시를 타고 중정기념당으로 이동하여 거기서 점심까지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게 꽤나 안이한 생각이었다는 것은 다음 포스팅에서.... 


 

 

댓글 0

 내가 묵었던 호텔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에어컨을 아주 빵빵하게 틀어줘서 이불을 목까지 덮지 않으면 추울 정도였음에도 방이 매우 습했더랬다. 전날 저녁에 먹고 남겨둔 감자칩이 물에 젖은 휴지처럼 눅눅해진 걸 보면 보통 습한게 아니다 싶을 정도로... 그러거나 말거나 전날 열심히 돌아다닌 덕분에 아침까지 푹 잠이 들었고, 호텔 조식 시간에 늦지 않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더랬다. 이런 종류의 호텔들이 그렇듯 현지식과 서양식이 적당히 섞인 간단한 부페 형식.

호텔 맞은 편에 있던 식당.

간단히 한 접시 먹고, 한 접시 더 먹었더랬다.

결국 충전한 거 다 쓰지 못했던 이지카드.

 

 아침을 먹고, 일단 대만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먹거리 중 하나인 딤섬과 망고 빙수를 먹어보기로 하고, 동문-동먼(東門)역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갈아탈 필요도 없이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였던지라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향했다. 가장 먼저 가기로 한 곳은 약간 시간이 이른 감은 있었지만 점심겸해서 그 유명한 딤섬집 딘타이펑(鼎泰豊) 본점. 한국 명동에도 있어서 만두집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타이페이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한다는 맛이 어떤 건지 체험해 보기로 했다.



 사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인파도 많았고, 번호표를 받았을 때는 40분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답을 받았었는데, 이윽고 합석이 가능하겠냐고 물어오길래 상관없다고 했더니 곧바로 3층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그래서 한국 여대생으로 보이는 2명과 일본인 중년 부부와 함께 6인 테이블에 합석해서 주문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주문은 3팀 따로 받아서 처리했고, 중국어-일어-영어가 가능한 종업원들 덕분에 주문도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사진이 들어있는 메뉴판에 적힌 번호를 보고 주문서에 직접 기재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우리말 밖에 못한다고 해도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았고. 주문은 샤오롱바오 하나만 맛보지 말고 이것저것 맛보자는 취지로 몇가지 시켜봤는데, 결론적으로 샤오롱바오에 집중하는게 좋았다는 감상을 남기고, 적당한 포만감과 함께 딘타이펑을 나섰다.

 

 다음 목표는 망고빙수였는데, 일단 기름진 음식을 먹었으니 잠시 소화도 시킬겸 융캉제(永康街)를 걸어보기로 했다. 어디선가 보기엔 타이페이의 가로수길이라던데, 음... 그냥 음식점이나 카페가 많이 모여있는 짧은 거리라고 보면 될 것 같았다. 비주얼적으로 뛰어난 무언가가 있는 거리는 아니었고... 걷다보니 생활용품점이나 인테리어용품점, 학교와 문방구도 있는 생활감 가득한 거리이기도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잠시 들른 문방구에서 그리운 느낌을 가득 받게 되었는데..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멀리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08 대만여행기 - 3일차 (1)  (0) 2014.09.06
1408 대만여행기 - 2일차 (2)  (0) 2014.08.19
1408 대만여행기 - 2일차 (1)  (0) 2014.08.17
1408 대만여행기 - 1일차 (2)  (4) 2014.08.16
1408 대만여행기 - 1일차 (1)  (2) 2014.08.15
아침고요수목원 - 130517  (2) 2013.05.1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