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타이페이 101 +1
 1. 台北101=대북백일=Taipei World Financial Center


 이 날 새벽에는 꽤나 악몽을 꿨던 것 같다. 꿈 속에 꿈이 있고 그 꿈 속에서 또 꿈을 꾸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대만에는 나름 귀신이야기 같은 괴담이나 그 체험담이 많다고 한다. 평소 가위에 눌린 경험이 거의 없는지라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이 내심 걸렸는데, 결국 나중에 후유증이 나타나게 된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호텔 맞은 편의 식당에서 호텔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마지막 날인 이 날을 열심히 돌아다녀보자고 생각하면서, 일단 지하철로 빨리 갈 수 있는 타이페이 101 타워를 가보기로 했다. 전날 딘타이펑에 가기 위해 내렸던 동문-동먼(東門)역에서 환승해서, 다시 4정거장을 가서 내리면 바로 이어지는 전철역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다는 101 타워에 올라가 볼 생각을 하고 전망대 쪽으로 향했는데, 날이 약간 흐리고 대기 시간과 비용을 보고 조금 고민을 하다가 결국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더랬다. 대신 근처에 뭔가 다른 재미있는 것이 없을까 하고 연결통로로 이어진 옆 건물로 이동하다 보니 뭔가 익숙한 느낌의 인파가 눈에 띄었다.

2. 만화박람회


 눈에 띈 인파는 옆 건물에서 나오던 한무리의 청소년들이었는데, 하나같이 어깨에 종이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 종이가방들에는 예외없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캐릭터들이 거대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잘보니 그런 가방을 멘 인파가 줄지어 나오는 걸 보고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연결통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무려 '만화박람회'라는 이름의 간판이 붙어있고 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것이 보였다. 들어가기 힘들지 않을까하고 고민하며 조금 배회하다, 매표소 쪽을 보니 줄도 없고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아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행사의 내용은 위 사진들을 보시면 알 수 있듯... 쉽게 말해 오덕박람회였다. IT에 강하고, 덕후가 많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아내가 좋아하는 에반게리온부스도 있고, 요즘은 전세계적으로 강세인 마블 부스, 반다이 오피셜 건담 부스, 반다이 오피셜 원피스 부스, 굿스마일 부스, 그 외 각종 취미상점과 만화 관련 출판사의 부스가 가득하여 상당히 즐거운 기분으로 구경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올린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구경하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슬슬 배도 고파오고 원래 계획했던 일정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미련없이 부스들을 뒤로 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생각지 못하게 시간을 좀 쓴 관계로, 택시를 타고 중정기념당으로 이동하여 거기서 점심까지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게 꽤나 안이한 생각이었다는 것은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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