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간만에 최근 구입했던 만화책 몇 권에 대한 이야기.
DMC 1권 표지. 마빡에 殺을 써 넣은 크라우저씨.

표지는 보컬 크라우저님.

1.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 D M C 1권

 이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비록 1달이 되지 않지만, 이 작품이 내게 던진 임팩트는 최근 1년간 보았던 작품들 중 최상위권에 들어간다 할 수 있겠다. 초창이 이나중을 연상케 하는 다듬어지지 않았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그림체보다는 3인조 데스메탈 밴드 중 멤버 한 명이 어쩔 수 없이 품고 살아가야 하는 이중성이 던지는 개그 코드에 미친듯이 웃어줄 수 밖에 없다 하겠다.

 23세의 소심한 대졸 청년 네기시 소이치는 아직까지 작중에서는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3인조 데스메탈 밴드 DMC를 결성하여 가발과 두꺼운 화장으로 본 모습을 감추고, 요한 크라우저 2세라는 예명으로 활동한다. 작사-작곡-보컬-기타를 맡고 있는 대단한 아티스트라는 설정인데, 실은 스웨디시 팝(잘은 모르겠지만 다소 닭살스러운 장르가 아닐까...)을 하고 싶어하는 네기시 소이치의 일상과 미친 놈이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 없는 크라우저의 행각이 가진 극단적인 양면성을 그려나가는 것이 작품의 대략적인 내용. 밴드를 소재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작중에 묘사되고 있는 데스메탈 인디 밴드의 행각은 실제 데스메탈 밴드의 그것과는 상이한 면이 많으므로 음악에 대한 지식에 관계없이 개그코드가 독특하더라도 웃으며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현재 일본에서는 3권까지 나온 모양이던데 국내에는 일단 1권이 최근 발매되었다.

 2. 신암행어사 외전

띠지를 두른 표지.

띠지를 두른 표지.

띠지를 제거한 표지. 춘향이 이렇게 노출이 없는 것은 처음이 아닐까...

띠지를 제거한 표지.


 뜨긴 떴다. 신암행어사. 개인적으론 줄여서 시나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외전이라는 이름으로 수록된 것은   첫번째로 본편 초반에 죽은 수의사 몽룡과 16권 현재 아지태의 손아귀에서 놀고 있는 문수의 산도 춘향이 만난 이야기. 음란한 복장으로 일관하던 모습에 비해 다소 순박해 보이는 춘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두번째는 시나맹 등장인물 중 가장 불우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미청년 검사 원술의 과거. 약간 키노의 여행 삘도 나긴 하지만 암튼 원술 이 총각은 삶이 불행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 같다...
 세번째는 본편에 몇 번 언급된 방자의 첫번째 암행어사의 이야기. 방자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아깝게 죽은 꽃미남 어사의 이야기라고 보는게 맞을 듯. 방자가 가지고 있는 강한 사명감에 대한 언급도 강하긴 하지만... 뭐 그건 방자라는 캐릭터의 존재감 그 자체이니 그리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 듯.
 네번째는 문수-해모수-계월향의 소년기 이야기. 본편 중에서 이들의 아동 시절 모습은 몇번이고 그려졌지만 사춘기를 묘사한 모습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문수가 칼질의 고수가 된 사연이 소개되는 것이 포인트. 막판에 계월향과 문수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는데 본편의 그들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재미랄까 개그랄까...
 다섯번째로 일본 진출 첫 작품이라는 THE FOOLS 라는 오리지널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평가는 읽어보시고 내리시면 될 듯.
 타이틀에서 느껴지듯이, 시나맹의 팬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한 권이라고 본다. 당연히, 본편을 모르는 사람은 '이게 뭐?'라고 밖에는 느낄 수 없을 듯.

3. 건슬링거 걸 8권

012

 불행한 운명에 휘둘리는 총잡이 소녀들의 이야기...라고만 하기에도 뭔가 설명이 안되는, 복합적으로 우울한 드라마 건슬링거 걸. 이거 건슬링어 걸이 맞는 건가? 아무튼...
 7권에서 처음 등장한 2기 의체 페트르슈카와 그녀의 담당관 알렉산드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6권까지 보여주었던 1기 의체들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페트르슈카의 이야기가 신선하면서도 애절하게 와닿는다. ...애절하게까지는 아닌가?
 아무튼.... 일러스트와 설정만 보고 '건 오타쿠들을 노린 모에물'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고 멀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나도 그랬다) '키노의 여행'과 견줄만한 예측 불허의 우울한 드라마가 잔뜩 이어지므로 한번씩 접해보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