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나는 상당히 유행에 둔감한 편이지만, 가을 만큼은 놓치지 않고 올라탄다. 인생의 모든 타이밍을 이만큼만 잡아낼 수 있다면 로또도 놓치지 않을 것만 같은 귀신같은 속도로, 다가오는 가을에 몸을 맡기고 능숙한 서퍼처럼 가을을 탄다. ...외로움을 탄다는 이야기다. 자랑도 아닌데. 쯧.

지난번에 지른 기타도라-마스터피스 실버는 정말 신나게 두들기고 있다. 5th-6th 부터의 명곡들이 두루두루 실려있고, 스킨은 쌘쓰가 발휘되어 있는 10th-11th의 것도 튀어나오고, 모르고 있던 곡들의 새로운 재미도 좋다. 어제 해금시킨 미게네코 롹은 드럼을 두들기는 재미가 매우 출중하여, 동생과의 세션플레이는 너무나 신이 난다. 하루에 한시간씩 꼬박꼬박 두들기면서 조금씩 실력이 붙는 것도 기분이 좋다. 이런다고 초고수가 되진 않겠지만, 기분좋게 두들길만한 실력은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중수를 지향하는 하수 드러머...라는 것이 내 드럼매니아 실력의 영원한 현주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가을이다. 선선해서 좋다. 쯧.

일본에 다녀오며  지른 파판3와 NDSL은 내 출퇴근 시간의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다. 프습용 지제네는 결국 디스크 트레이에 들어있는 채로 봉인 중이고, 조만간 발매될 리지레이서즈2가 나오면 다시 밀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드워프의 섬으로 가는 것. 하루에 한시간 정도 역시 느긋하게 진행하는 파판3는 내 새로운 활력소다. 물빛 NDSL도 손에 착 들어오는 멋진 착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도 어울리는 것 같아서 좋다. 아, 가을이구나.

소위 껄떡삼총사(뱀병장의 블로그에 링크 직접 보시라)라고 불리우는 동영상의 삽입곡인 Haddaway의 what is love? 가 싸이 월드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냉콤 질렀다. 곡만 따로 들으니 조금 오래된 느낌의 느끼하면서도 살짝 애절한 러브송이라는 느낌인데, 목이 멋대로 껄떡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거 노래방에 있을까? 서늘한 가을을 조금은 뜨겁게 껄떡거릴 수 있는 명곡이 되어 줄 것도 같은데. 껄떡거릴 사람 하나없는, 그런 가을이 될까 두렵다.

어른스럽게 행동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입도 가볍고 혼자서 어려운 일을 끌어안고 있는 것을 못하는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두려운 일도, 슬픈 일도 많은 세상이지만, 총질을 하고 전자오락을 하고 만화를 하고 인터넷에서 찌질대면서라도, 그래도 웃음을 찾아내어 빙그레 살아가고 싶다. 20대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의 시간이 괜시리 서럽다. 모 유명 블로거님이 즐겨쓰는 표현을 빌려, 정말 불경처럼 서럽다. 여행기를 쓰려다 잘 안써져서 되는대로 휘갈기는 글이라 그런지 더 서럽다. 나는 왜 가을을 이렇게 냉큼 집어탔을까? 미~짱님의 가을사마와는 관계없으니 안심하시길. 당분간은 서늘한 바람과 조금씩 지는 낙엽에 마음을 싣고 what is love나 부르면서 혼자 껄덕거려야 겠다. 아, 젠장. 가을 하늘은 왜 이다지도 멋지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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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6

  • antidust 2006.09.07 08:46

    가을 따위 껄떡 빠와로 날려버리라구. 오늘도 미게네코롹 달려~~기타도올르르롸랄라아아아~~

  • 판다 2006.09.07 10:56

    질문! 프습은 어디서 사? ^^;;;;;

    • 음.. 상태 괜찮은 중고를 장만하는게 가장 싼 길인데, 국전이나 용산에 남친을 대동하고 가서 사는게 제일이야.

  • 여피 2006.09.07 11:34

    세털괭이롹 재밌죠!! 빰~ 빠바 빠바 빰~~ 아웅 세션 언제 하죠ㅠㅠ

    • 함 놀러오그라. 아님 연신내쯤에서 보던가... 압조나 노량진은 괴수가 너무 많아서리..

  • 저도 열심히 타고 있는 중입니다.
    취업준비도 해야되고 바쁜데, 학교를 오가는 아가씨들은 왜이리 다들 어여쁜지...
    중대의 중심에서 설움을 외치다.. 이런 제목으로 글이라도 한편 올릴까요.. ;ㅁ;

    • 오오.. 기대가 됩니다. ...무척 슬픈 글일 것 같군요. 어흐흑.
      전 후속편으로 지금 가을 타러 갑니다를 올려드리지요. 흐흐흑...

  • 판다 2006.09.07 19:11

    오늘도 즐거운 야근 ^^
    요근래 집에 10시 전에 들어가 본적이 없다. 쩌업....-_-;;;;
    체력이 언제까지 버텨줄지가 의문인데...
    이래~저래~ 검진을 받았는데 신체는 '건강'이란 도장이 찍혔단다. ( 각종 병원에서....-_-;; )
    다행인데 이넘의 만성피로는 언제쯤 나를 떠나 줄런지~ 이히~
    '통마늘원액'이란걸 먹어볼까 하고 (효능이 장난 아니라는 소식을 듣고)셈플을 시켜서
    먹어봤는데... 고민이다... 효능은 있어 보이는데, 먹기가...좀....-_-;;;;;;

    요즘에 날이 정말 사람 환장하게 만들어준다. 훗훗...
    술이 땡기는데... 시간이 안나....ㅠ_ㅜ

    아참.~ '스푸트니크의 연인'에 나오는 '스미레'에 대한 네 느낌은 어떤거니?

    • 통마늘 원액이라... 상당한 맛일 것 같네. 나도 일정에 어긋난 야근을 하는 중.. 으으음..
      근데 네가 시간 안난다고 술 안먹은 적 있던가? 흐음... 스푸트니크의 연인은 감상이 별로 남지 않았던 작품인데, 문득 네 덧글을 보니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는구먼. 지금 현재 내 감상으로는 밥맛..이었다고 기억되네. 주인공도 호감가지 않았고 말이야.

  • 워훗! 멋진 제목이에요~ 순간 Haddaway가 하도게이로 보였습니다.
    오늘의 하늘은 정말 멋지더군요. 저녁에 노을 지는 게 넋놓을 정도로 예뻤습니다.

    • 실은 저도 하더웨이라는 이름을 얼핏 본 순간 훠~가 떠올랐... 사무실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미묘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답니다요. 문득 GOLD가 떠오르네요. 소라오~ 키이로니이~

  • 해돌 2006.09.07 22:11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하는 동요가~유행곡 중에는~
    제대로 된 가을노래가 없지.......동요쪽엔 많은데 말이지~

    그만큼 어른들은 듣는노래에서도 가을이란 존재는 그저 흘러가는 4계중의 하나일뿐.....
    가을을 탄다는건 아직 순수한 마음이 남아 있다는 뜻인가......~

    복잡하고 삭막한 세상속에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여유정도를 가지는 남자가 되었구나.....
    (난 뭔소릴 하고 있는거냐.........막 이러면서 -_-;;)

  • 미~짱 2006.09.07 22:18

    가을사마에 올라타기도 재밌어요. (동물학대 공표...?)
    흠...[스푸트니크의 연인] 저는 여기서 남쥔공은......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데에 괜히 이나바님이랑 겹쳐져서......-ㅁ-;

    저는 [가을침몰]입니다.....ㅠ_ㅠ

    • 납상은 중등인가 고등인가 수학 정교사 자격증이지 않나요? 학부형과 넙죽넙죽 동침하는 주인공이 무척이나 부.. 아니아니, 이게 아니라, 암튼 [스푸트니크의 연인]은 하루키씨의 작품군 중에서 가장 임팩트가 약했던 장편 같아요. 지금 읽어보면 또 어떻게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요. ....가을사마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

    • 미~짱 2006.09.08 14:04

      저도 가을을 크게 타서....가을 침몰이라죠...;;;

    • 그..그렇군요. 침몰하지 마시고 능숙하게 가을을 타보자구요.. ...어우...바바리코트를 하나 사서..

  • 해돌 2006.09.07 22:18

    갑자기 시가 한수 떠오르는구나...........요즘 듣는?....
    빙고


    작사 Turtleman
    작곡 Turtleman
    노래 거북이

    (Ladies and gentleman)
    (아싸 또 왔다 나)
    (아싸 또 왔다 나)
    (기분 좋아서 나)
    (노래 한곡 하고)
    (하나 둘 셋 넷)
    터질 것만 같은
    행복한 기분으로
    틀에 박힌 관념
    다 버리고 이제 또
    맨주먹 정신
    다시 또 시작하면
    나 이루리라
    다 나 바라는대로
    지금 내가 있는
    이 땅이 너무 좋아
    이민 따위 생각
    한적도 없었고요
    금같은 시간
    아끼고 또 아끼며
    나 비상하리라
    나 바라는대로
    산속에도 저 바다속에도
    이렇게 행복할순
    없을거야 랄랄랄라
    구름타고 세상을 날아도
    지금처럼 좋을수는
    없을거야 울랄랄라
    모든게 마음먹기 달렸어
    어떤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게 힘이든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거룩한 인생
    고귀한 삶을 살며
    부끄럼 없는
    투명한 마음으로
    이내 삶이 끝날
    그 마지막 순간에
    나 웃어보리라
    나 바라는대로@...............

    이 노래가 요즘 참 좋더라고~좀 오래전 노래지만......잇힝

    • 한번 들어봐야 겠네요. 근데 요며칠 신나고 빠른 곡보다 차분하고 우울한 곡이 땡기더라구요. 판타스티포는 여전히 예외지만...

  • 아! 가을하고 관련이 조금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이승환의 '만추(晩秋)'라는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늦가을에 지난 옛추억을 돌이켜보는 찐한 노래... ㅠ_ㅡ

    • 승환님은 언젠가부터 기억속에서 지워져 가고 있었네요. 고1때였나 고2때였나 제리제리고고에 다들 버닝했던 기억은 남아 있지만요. 그나저나, 슬슬 가을라이딩에 익숙해져 갑니다. 외로움은 외로움 나름의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만추라.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 키란 2006.09.09 13:05

    저는 이상한(?) 쪽으로 가을을 타고 있는 듯..
    먹을거나 독서........(..)

    • 긍정적으로 가을 잘 타고 계신 겁니다. 사실 가을은 그렇게 타는게 정석이죠. 딱히 제가 외도라는 것은 아니지만요.(....)

  • kyung 2006.09.09 23:17

    ..역시 가을은 먹는거..-_-

    • 안그래도 요즘 먹을게 땡겨서 큰일입니다. 말도 아닌데 살찌면 곤란한데 말이죠.. 으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