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012345

 새해 첫 출근일이었다. 연휴의 마지막에 조금 우울한 일이 있어서 일찌감치 잠든 덕분에 일찌감치 일어날 수 있었지만, 문을 열고 아파트를 나서니 여기가 홋카이도가 아닌가 싶은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망막이 하얗게 될 것만 같은 압도적인 설경!! 홋카이도에서 살다 오셨거나 강원도에서 군생활을 하신 분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저 하얀 축복이 그저 똥.덩.어.리.로만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아침 출근 시간이 하염없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아우성치더라도 아직도 나는 눈이 참 좋다. 특히나 실로 오랫만에 발목이 넘게 쌓인 는을 바라보고 밟고 빠져 보는 것은, 비록 꼬리뼈를 걱정하며 넘어지지 않게 뒤뚱뒤뚱 펭귄걸음을 걷더라도 무척무척 좋은 느낌이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눈을 보기 힘든 지인들도 많고, 개인적으로도 또 이런 기록적인 폭설을 살면서 또 볼 수 있을까 싶어, 눈 때문에 사람들이 무척 고생하는 와중에서도 카메라를 찍어 신도림역 앞 육교 건너편 마을버스 승강장 부근을 찍어보았다. 저 하얗고 폭신하고 두껍게 쌓인 눈의 느낌은, 정말이지 겨울이 안겨주는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업다. 저 눈 속에서 뒹굴고 놀며 눈사람을 만들 수 없게 되어버린 이 몸과 나이가 그저 한스러울뿐....

...그나저나 당분간은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야겠구먼. 흠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급성 A형 간염 투병중입니다.  (14) 2010.06.24
블로그 이전하였습니다.  (6) 2010.05.06
2009년 뜨거웠던 것들 #3 기타  (6) 2009.12.31
천원의 행복  (8) 2009.07.27
[HMD] SONY GLASSTRON  (8) 2009.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