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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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기나긴 에피소드였던 로베르타 리벤지의 마무리. 두께도 두껍고 대사나 내용도 상당히 방대해서 다 읽는데 제법 시간이 걸려버렸더랬다. 로아냐프라의 주된 세력인 호텔 모스크바, 트라이어드(삼합회), 라군 상회, 미군, 폭력성당, 기타 사냥꾼들(쉔호아, 소여 등...)이 총출동하는, 말하자면 블랙라군 올스타즈라 불리워 손색이 없는 출연진들과 가르시아를 위시한 남미 메이드대(..)까지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가 충분했던 한 권이었다. 지금 초판을 사면 풀컬러 책갈피(라고는 하지만 기대는 마시라)도 들어 있으니 팬들이라면 어서어서 구매합시다.

 잠깐 독후감 같은 걸 써보자면...  9권을 중간쯤 읽다보면 주인공 록도 이제 산 송장이 되었구나 싶은 느낌을 받다가, 마지막 결말을 보면 뭐하는 놈인지 또 알 수 없게 되어버리게 된다. 로아냐프라의 규모를 배제한 3대 세력이라고 하면 역시 호텔 모스크바와 삼합회, 그리고 라군상회인데..(폭력 성당은 임팩트에 비해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적어 뺌) 작가 히로에 레이의 후기에서도 나와 있듯이 로아냐프라의 어지간한 네임드는 다 나오는 느낌인데다 레비가 9권 초반에 부상으로 액션이 빠지게 되고 나면 9권 전체의 흐름을 잡기 어려워지게 된다. 특히나 로베르타 리벤지는 종반에 이르기까지 살상되는 인원이 별로 없고.(사실 꽤 많지만 모두 잡역...) 그리고 그 중간중간, 언제 뭘 계산했는지 알 수 없는 록의 독백들이 나오는데, 결말에 이르러 보면 말 그대로 어느 정도 계산은 했지만 결국 도박이었다는게 드러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에필로그에서 씁쓸해 하는 챤과 록이 잠시 나오고 에피소드가 완결되는데.... 나는 여기서 요즘 내 안에서 결론짓고 있는 '악을 규정짓는 것'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더랬다. 이건 뭐 개똥 철학이니 나중에 따로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고, 9권을 본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과연 록은 '악'인가? 레비는 '악'인가? 악으로 점철된 도시 로아냐프라는 그 존재 자체가 과연 '악'인가? 그리고 그 대극에 '선'이 있다면 그 '선'은 어떤 행동과 결과를 두고 결정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묘하게도, 이러한 생각이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시빌워'에서도 그대로 읽혀지는 것 같아 머릿속이 복잡하다. 7~8권까지의 로베르타 리벤지의 결말은 깔끔했지만, 뒷맛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결코 깔끔하지 않았다. 그리고 남겨진 후속 에피소드들에 대한 복선도 그렇고. 아무튼, 재미있는 만화다.

 ...그나저나 OL버전 에다, 간만에 복귀한 하녀복 로베르타는 참.... 한층 성장한 가르시아나 9권 중간부터 성격이 완전히 바뀌는 파비올라 등... 레비를 제외한 나머지 여자캐릭터들은 점점 매력을 더해가는구나...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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