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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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년이던가 93년이던가... 나의 덕후 취미가 말판놀이에서 전자오락으로 넘어갔던 것이. 정말 딱 그시기에 맞춰 몇 년 간 내 취미생활을 붙잡고 있던 죨리게임=보드게임도 종언을 고했다. 20년이 되어도 기억에 남는 게임들은 죨리게임=사다리가 아닌 둥우리=금메달의 게임들이라는게 조금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쪽 바닥의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죨리게임 역시 제법 기억하고 있다. 

 SD건담 팬이라고 해도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죨리게임 팬들도 잘 기억하고 있지 않은 죨리게임 시리이즈 마지막에 나온 이 매트릭스전투(일본 파티죠이에서는 매트릭스 대전)는 내 기억 속에서 총 4개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SD건담월드-SD전국전 단 2개 시리즈만을 내고 죨리게임 시리즈 자체의 막이 내렸더랬다. 나이트건담, G-ARMS 는 발매된 2개의 시리즈에 그 존재의 예고만을 남기고 발매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후에 죨리게임의 원본에 해당하는 일본 반다이의 파티죠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도, 의외로 전 시리즈를 정리해 둔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남는 시간에 일옥질을 하던 도중 발견한 것이 이 매트릭스전투 5편이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파티죠이로 대표되는 고전 보드게임은 인생게임을 제외하고 멸종에 가깝게 되어버린 것을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이 5편, 그리고 6편까지 매트릭스 전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매우 경이로웠다.

 말 대신 오리지널 사이즈 프라모델을 제공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게임성은 매우 떨어졌고 딱히 콤포넌트라고 할 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던 한국판 매트릭스 전투 1,2편을 생각해보면 위 사진의 3번째에 보이는 구성물을 구경하고 만져보고 싶었지만, 일옥에는 항상 나보다 우월한 라이벌이 잇는 법... 이렇게 안타깝게 사라져간 죨리게임 시리즈를 잠시 추억했다는 것으로, 이 매물의 기록을 이렇게나마 블로그에 남겨둔다. 문득, 추억조차도 흐릿하게 만드는 세월의 강이 넓어졌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또 조금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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