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10년도 더 전에 일본 트레이딩 카드게임 시장에 등장하여, 건담이라는 컨텐츠의 파괴력이 가진 힘을 이어받아 입지를 다져온 시리즈, 건담워. 등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도 잠깐 한글판 베이직 스타터가 등장하긴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흑역사가 있는데, 그로부터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나 반다이 코리아에서 직접 한글판이 다시 발매되었더랬다.
건담워 한글판

오른쪽은 부스터, 왼쪽은 스타터.

건담워 한글판

등짝.


 
1탄은 최근의 인기작인 더블오의 세력컬러인 보라색을 중심으로 한 패키지 디자인과, 일판에서 이미 등장했던 카드들을 이용하되 카드에 기재된 텍스트를 변경하여 밸런스를 일판의 그것과 전혀 다르게 만들어 발매하였다. 향후 전개는 어찌될지 알 수 없지만 현시점에서 한글판과 일본판은 생긴 것만 비슷하고 함께 섞일 수 없는 성질의, 다른 게임이 되어버린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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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판에는 레어(R)보다 더욱 희귀한 카드라는 의미로 금박처리한 어드밴스 레어(AR)이나, 정말 귀해서 부스터 한박스를 뜯어야 한장 나오는 홀로그램 처리한 이노베이티브 레어(IR)가 존재하지만 한글판 1탄에는 AR과 같은 처리를 한 골드 레어(GR)이 존재한다. 또, 카드의 질이 일판의 질과는 좀 다른 구성인데, 여기서 컬렉터인 내 입장에서는 불만이 발생한다. 

 일단 가장 불만은 오역과 오타. 이러한 트레이딩 카드 게임은, 카드 게임으로써의 가치와 트레이딩을 통한 컬렉션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시리즈부터 카드의 분류에 대한 오타가 단 한 장이지만 존재하고 있다. 이것도 나름 나중에 가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될지 모르겠으나 첫 작품부터 결함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또한, 적색 세력에 존재하는 캐릭터 카드 중 라칸 다카란(더블제타에서 등장한 네오지온 파일럿)이 라칸 다라칸으로 기재되어 있다거나, 역시 더블제타에 등장한 엘피 플의 클론인 강화인간 플투가 플츠라는 미묘한 이름으로 번역되어 있다거나(예전에는 프루츠였던 시절도 있었지만). 건담워라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카드 시리즈를 수집하는 이유는 각각의 카드에 사용된 오리지널 일러스트들의 가치 외에도 하나의 독특한 데이터베이스가 된다는 점인데, 건담에 대하여 정통하지 않은 어린 유저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 하겠다.

 또다른 불만이자 오역-오타 보다 더 클 수 있는 문제는 역시 카드의 질. 일판 건담워의 카드보다 묘하게 두꺼운 듯 하면서 묘하게 싼티가 나는 재질은 한글판의 저렴한 듯 저렴하지 않은 가격 책정을 생각해 보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최초의 한글판인 대원판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묘하게 싼티가 나는 재질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인쇄의 질 또한 카드마다 들쭉날쭉하여 한국의 인쇄기술은 매체의 대상연령에 따라 맞춘다는 통념이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네이버 건담워 카페(http://cafe.naver.com/gundamwar) 의 헤비유저 분의 도움으로 풀컬렉팅을 하긴 했지만 한글판 건담워 자체의 퀄리티에 실망을 하게 되어, 향후에는 그냥 일판에만 수집의 초점을 맞춰야 할 듯 하다. 어차피 일러스트는 모두 일판의 그것을 사용하고 있으니.... 

 허나, 계속하여 등장하는 새로운 설정과 룰 개편으로 인하여 게임의 밸런스가 막장화를 치닫고 있다고 전해지는 일판 건담워의 높은 진입 장벽 탓에 건담워라는 게임을 시작하지 못한 트레이딩 카드게임 팬들에게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외로, 우리나라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 시장이 어느정도 활성화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안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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