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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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이 작품의 제목을 듣고, 2차대전의 일본군을 다룬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더랬다. 어쩐지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지인 haedol 형님의 선물로 하사받은 본작은 알고보니 놀랍게도 팬터지 액션물이었다. 그것도 제목 그대로의 내용을 가진.

 시기를 알 수 없는 현대와 이어지는지 아닌지도 모르지만, 미래의 서양으로 추정되는 어느 시기. 갑자기 나타난, 말 그대로의 '거인'들이 등장하여 사람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이 거인들은 오로지 인간을 공격하여 잡아먹는 것에만 관심을 보이고, 그 개체수와 다양한 크기 덕분에 인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결국 거대한 벽을 3중으로 쌓아 그 안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거인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것만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벽 안에 갇힌 평화가 이어져 온지 100년, 50m라는 벽의 높이를 능가하는 크기의 거인이 나타나 벽을 파손시키고 한 도시가 괴멸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엔 이 작품이 뭔가..하고 열어봤다가, 초창기 이토준지를 연상케 하는 그림에 놀라고, 다소 불친절한 초반이야기 전개에 당황하고, 결코 잘그렸다고는 하기 힘든 그림체로 표현된 거인의 공포에 황당함을 느끼게 되는데, 문제는 이게 상당히 재미있다는 점이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투쟁의 이유'와 '삶의 방식'을 말로 떠들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캐릭터들, 식인거인들이 대량 발생하여 '인류' 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처했다는 비틀어진 세계관, 그리고 그 세계관 안에서 이토준지 스타일로 비뚤어지고 패닉하게 발생하는 상황들, 그리고 이야기전개가 결코 시간의 흐름에 따르지 않는다는 교묘한 편집. 위에서 언급한 약간은 미숙해 보이는 그림체도 이러한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어서 비난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 세계관과 그 설정자료도 그렇고.

 순식간에 4권을 모두 읽고, 아직 정식발매가 이뤄지지 않은 5권이 어디까지 발매된건지 인터넷을 뒤져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상당한 작품이라 하겠다. 둗자하니 작가가 PS2용 게임 '완다와 거상'을 플레이하며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조만간 PS3로 발매될 완다와 거상 HD 리마스터를 구입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다. 조금 흐트러진 그림체와 다소 불친절한 스토리텔링과 편집을 싫어하지 않느 분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듯. 어서 5권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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