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무엇일까? 사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을 집어삼켰다고 하는 요즘 세상에서, 나라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모자란 잠을 채우고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서만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만 같은 요즘 세상에 서 과연 교사와 학생은 어떤 사이로 지내고 어떤 존재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걸까?

 이 책은 일본의 중학교를 무대로, 의사소통이 힘겨울 정도의 심한 흘음(이거 우리말에 있는 표현인가...)이라는 장애를 가진 한 선생님이,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의 '곁에 있어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 속에 표현되어 있는 학교들도 하나같이 문제가 있었거나 현재 문제가 진행중인 학교들이고, 풍경은 우리나라의 학창시절 풍경과 닮아있는 듯 닮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문제가 생겨도 감추기만 할 뿐이고 적극적인 노력은 문제 학생(피해학생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의 이동 또는 소멸(..)에 쏟아붓는 느낌의 우리나라 학교와는 달리 오랜 시간 이지메라는 문제에 시달려 온 일본답게 효율과는 별개로 보이는 노력과 움직임이나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작중의 풍경은 배워야 할 부분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말더듬이 선생님은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희미할 정도의 존재감으로 등장하지만, 마지막에는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되면서 다시 다른 학교로 떠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말을 심하게 더듬기 때문에 오히려 당당한 태도와 중요한 말만을 전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모든 것을 끌어안아주는 전지전능한 모습이라기 보다는 '곁에 있어줌'으로써 아이들이 온전히 홀로 설 수 있고 자기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겠다.

 청소년 권장도서이기도 하고, 무대의 대부분이 중학교와 학생의 가정인만큼 문장이나 구성이 쉽게 읽히지만 감동이 가벼운 것은 결코 아닌 한 권이었다. 꼭 현재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이나 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다기보다, 사춘기의 고민이나 걱정을 겪어본 모든 사람들에게 잔잔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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