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정월 초이틀(...이란 말이 있나?) 아침 벽두부터 뭔 일빠티를 내며 엔카냐고 물어보신다면...

 자다 일어나보니 머릿 속에 이 곡이 마구 몰아치는 내 머릿속을 욕해주시라.

 이 곡을 알게 된 건... 일본어라곤 힘력자보고 가타카나 카 도 못 알아보던 시절의 이야기...

 도대체 어떤 연유로 굴러들어온지 짐작도 가지 않는, 일본 연말 특집 코메디 프로그램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 때문이었다.

 GB용 F1레이스와 수퍼패미콤용 수퍼마리오 월드, 파이널 파이트의 CF 가 수록되어 있던 걸 보면 91년 경일 거라고 짐작만 가는 그 비디오 테이프에는, 일본에서 녹화한 듯한 코메디 프로그램이 들어 있었다. 나름 일본 문화를 알게 된 지금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건 시무라 켄(헨나 오지상 등...)씨 뿐인데, 그도 그럴 것이 그 프로그램에서 정말이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프로그램 중, 시무라 켄씨가 어떤 개그우먼과 한적한 공원에서 사랑 고백을 하는 상황을 담은 코너가 있었는데, 진지하게 고백을 하려고 하면 전형적인 일본식 술주정뱅이 아저씨 - 내복에 복대에 대머리 가발을 쓰고 청주댓병을 들고 - 가 나타나서 방해하는 내용이었다. 일본어를 전혀 몰랐지만 그 상황만으로 상당히 웃겼던 기억과 함께, 결국 그 술주정뱅이를 퇴치하고 분위기를 잡으며 고백을 하려 하자, 이번엔 사람들이 떼로 몰려나와서 이  好きになった人에 맞춰 군무를 추며 끝나는... 그런 코너였더랬다.

 이 외에도 쇼군(다이묘?)에게 음식을 올리기 전이 미리 독이 들었는지 검사하는 3명의 사무라이가 그릇그릇을 씻은 듯이 비워 올리는 바람에 쇼군(다이묘?)이 결국 날달걀 15개를 원샷하는 내용이라던가, 도중에 우주복을 하나하나 벗어던지는 섹시한 여자가 나오는 SANYO의 CF 라던가, 당시 내 눈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방송이었다. 연말 특집이었는지 전체적으로 1시간 정도 하는 코너였는데, 열심히 검색해보면 나오겠지만 뭐 그렇게 까지는....

 아무튼, 아침에 눈을 떴는데 그 코메디 프로그램의 장면과 저 노래가 머릿속에서 요동을 치는 바람에 결국 생각나는 가사 일부분을 구글링하여 기어이 찾아내고 말았다...는 이야기. 정월 초하루부터 엔카를 포스팅한다고 민족반역자라고 생각하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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