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아이언맨3라는 막강한 블록버스터 전의, 어찌보면 틈새시장을 노린 것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1년의 개봉 연기를 통한 당당한 도전인 것 같기도 한 이 영화. 나름 개봉한 주 주말에 관람을 하긴 했는데, 많은 우려와 질타가 섞인 평을 보고 상당히 주저했더랬다. 그리고 감상을 남겨 본다. 스포일러가 제법 있을 수 잇으니 읽기 싫은 분들은 알아서...

 우선 등장 인물들을 살펴보면...

이병헌 - 스톰 쉐도우. 1편보다도 더욱더 2편을 보게 만들었던 존재. 아마도 한국 시장에선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원작 피규어 시리즈에서도 최초 코브라 군단 소속이었다가 과거가 밝혀지면서 지아지조에 합류하게 되나 이후 다시 코브라에 휘둘리게 되는 운명을 가진 비극적인 닌자. 한국에서 스톰 쉐도우라는 피규어가 대박난 시기의 이야기가 코브라에서 지아이로 전향하는 내용이었는데, 본 작에선 전향까지는 아니지만 코브라에 등을 돌리게 되는 전개를 보여주는 관계로 가장 몰입하면서 보았더랬다. 개인적으론 만족.

브루스 윌리스 - 조 콜튼. 지아이조를 창설한 사람인건가.. 싶은데, 아무튼 노병.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가 떠오를 정도로 무기창고화 된 집의 인상이 포인트. 후반에 접어들면서 레이디 제이와 뭔가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활약은 좀 그닥...

드웨인 존슨 - 로드블럭. 실질적인 본작의 주인공. 어린 시절엔 지아이 흑인 캐릭터라면 헤비 듀티 밖에 몰랐던 터라, 원작과의 설정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본작의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힘쎄고 의리있고 선하고 강하며 정의로운.... 전형적인 아메리칸 히어로라는 느낌.

채닝 테이텀 - 듀크. 전작의 주인공이자 지아이조 측 캐릭터 중에서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는 주인공 캐릭터이지만.... 초반이 지나가면 등장하지 않는다. 

애드리앤 팰리키 - 레이디 제이. 지아이 제인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제인이 아니라 제이. 터프한 여군부터 여성적 매력을 뽐내는 스파이역까지 다양하게 소화해 내긴 하지만... 후반에 가면서 어째 존재감이 적어지는 듯.

레이 스티븐슨 - 파이어플라이. 피규어 쪽에서는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온 코브라측 용병 캐릭터. 본작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악역이기도 하지만, 결말을 보면 인기 많은 캐릭터를 이렇게 버려도 되나.. 싶은 느낌.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시원한 인과응보로 보였을지도.

레이 파크 - 스네이크 아이즈. 배우님에겐 미안하지만, 설정상 얼굴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지아이측 검은 닌자로, 스톰 쉐도우와 대극의 위치에 서서 매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캐릭터. 1편과 수트 디자인이 조금 다르다고 하는데 뭐 잘 모르겠더라. 아무튼 이번에는 스톰 쉐도우와의 결판을 내거나 하지 않는 관계로 약간 뒤로 물러서 있는 느낌...이긴 한데, 본작 최고의 명장면인 절벽 납치 장면의 임팩트가 워낙 강렬하긴 하다.

조셉 마젤로 - 마우스. 개인적으론 잘 모르겠는데, 원작에선 비교적 최근 등장하여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인 것 같다. 그럼 뭐하나;;; 듀크와 마찬가지로 중반부터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놀드 보슬루 - 자탄. 전작에서 코브라 3대 악역 중 하나였으며, 본작에서도 최악의 원흉 중 하나...인데, 죽을 때까지 원래 얼굴이 안나오는 관계로;;; 파이어 플라이와 마찬가지로 이 인기 높은 악역을 이렇게 죽여도 되나 싶은 느낌.

에로디 영 - 징스. JYNX인 관계로 원작팬들에게는 징크스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쿠노이치. 원작 설정 그대로 스톰 쉐도우의 사촌동생으로 등장하지만, 정작 스톰 쉐도우와 어떠한 대화를 나눈다거나 하는 장면은 없다. 몸에 딱 달라붙는 수트를 입고 나오긴 하지만 그다지 섹시하다거나 하는 인상은 별로;; 원작의 코스튬을 적절히 재현한 복장으로 여러번 옷을 갈아입고 나오며, 초반에 스네이크 아이즈와 만나는 장면에서 눈을 가리고 대결하는 부분과 절벽 납치 장면은 상당히 멋지다. 역시 종반에선 활약이 뭐 그닥....

D.J. 코트로나 - 플린트. 2편의 3대 생존자 중 하나이고 원작에서는 상당한 장수 인기 캐릭터이긴 하나... 눈에 띄는 활약이 거의 없다. 첫 장면에서 깃발 하나 올린 후로는 그냥 따라다닐 뿐;;;

페런 테이어 - 코브라 커맨더. 진정한 흑막이고 나름 카리스마도 있게 나오지만... 어찌보면 원작 재현이 가장 확실한 캐릭터. 상상을 초월하는 계획으로 세계 정복을 시작하나 달성 직전 지아이조에 저지당하고 도주...라는 패턴을 매우 확실히 보여준다.

 이 외에, 잠깐 등장만 한 데스트로나 전작의 히로인으로 분해서 원작팬들을 경악케 했던 베로니스, 살아남은 코브라 커맨더의 행방 등 3편이 나올 여지는 매우 충분하지만 그러한 설명에 대하여 아주 불친절하게 흘러가는 관계로 과연 나올 수 있을지.. 싶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면, 개인적으로 혹독한 악평을 많이 듣고도 원작에 대한 추억을 안고 극장을 찾은지라 나름 만족했고, 심지어 꽤 볼만하다는 생각을 안고 극장을 나왔더랬다. 

 이 영화는 역시 피규어, 애니메이션, 코믹스로 전개된 원작을 얼만큼 아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 같은데, 일단 원작의 깊은 팬들은 실망할 요소가 다분하다. 위의 주/조연 설명과 같이 죽이기엔 아까운 캐릭터들이 매우 많이 죽어나간데다 얼굴을 다 내놓고 다니는 스톰 쉐도우에 대해서는 전작부터 악평이 많았더랬다. 또한, 워낙 많은 캐릭터들 중에서 엄선된 등장 인물들에 대한 묘사나 설명이 많이 부족하고, 캐릭터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탈것-비히클의 등장도 매우 적은 관계로 원작의 재현을 기대하고 간 사람들에게는 실망이 가득할 듯.
 
 또, 원작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 또한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전작을 봤다고 하더라도 코브라 커맨더는 왜 거울같은 가면을 쓰고 있는지, 자탄이나 파이어 플라이가 갖고 있는 원작의 설정과 본작의 활약이 어떠한지, 곳곳에 쓰인 코브라 군단의 마크나 이미지 등의 깨알같은 재미 등, 원작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당연히 느끼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야기의 흐름이나 캐릭터의 특성에 기대어 묘사를 건너뛴 부분에 대하여 불친절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도 영화는 나름 호흡이 짧은 장면들이 계속해서 지나가는 관계로 생각보다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다. 아저씨의 1인칭 나이프 격투씬, 베를린의 빈 권총으로 벌이는 격투씬, 어벤져스와 현란하고 화려한 소수 대 다수의 육박전 같은 건 전혀 없고 원작의 캐릭터를 살린 전투장면도 거의 없지만, 끊임없이 펼쳐지는 액션 장면과 파괴 장면, 엉성하긴 하나 뜬금포도 별로 없는 이야기 전개와 장면들은 킬링타임용 영화로의 역할에는 충실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1편이 나왔을 때 이병헌이 스톰 쉐도우 역으로 3편까지 계약을 했다던가..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면 어둠의 무기상인 데스트로와 도망친 코브라 커맨더가 다시 돌아와 또 다른 음모를 꾸미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3편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3~40대에겐 추억의 만화영화인 '용감한 팰콘 중위' 팰콘이나 궁호, 헤비 듀티 등의 원작 캐릭터들이 새로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고, 1편의 어정쩡한 BAT 들이 아닌 좀 더 임팩트 있는 BAT 나 각종 바이퍼들이 등장하는 것도 좋겠지...만, 어째 이 시리즈에는 기대보다는 나오면 봐준다..는 인식을 가지고 기다리지 않는 듯 기다리는게 현명한 방법일지도.

Comment +2

  • eihabu 2013.04.03 07:23

    1도 초/중반은 볼만했는데, 후반부 갈수록 완전 별로였지...순수하게 병헌형님 보는 낙으로 본 영화
    2도 몇몇 시퀀스 제외하곤 별로일듯...하지만 병헌형님때문에 봐줘야할듯...

    그나저나 확실히 형같은 지아이조 골수분자가 보는 관점은 다를듯~!!
    (나야 형네집서 가지고 놀아본 장난감으로서 추억이 있을뿐)

    • 나도 골수분자는 아님...ㅎㅎ 난 1도 중간부터 영 별로인거 참고 본지라... 병헌형님 아녔으면 못 참았을지도... 2는 기대하지 않고 가면 꽤 재밌다는 생각하게 될거야. 내가 그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