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베크만 저, 최민우 역
색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구매해서 대여해 주는 복지 정책이 있는데, 이번에 빌려온 책이 이 '오베라는 남자'이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무슨 내용인가 페이지를 훌훌 넘기다가 그대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게 만든 아주 재미있는 책이라 간단히 감상을 남겨본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도 보편적으로 인정받을 남자다운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하겠다. 이 포스트를 남기는 2015년 가을은 인터넷 상에서 여혐/남혐이라는 키워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인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 오베씨는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남자 중의 남자가 아닐까 싶다.
오베씨는 40년 전 한국을 기준으로 생각해봐도 무뚝뚝하고 까칠해 보이는 남자였지만 운좋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바쳐 사랑할 수 있는 여성을 찾아 일생을 그렇게 사랑해 온 사랑꾼이다. 그와 동시에 자동차와 건축을 사랑하는 상남자이며, 까칠하고 차가워 보이는 분노조절장애인 것 같지만 사실은 츤데레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하는 행동이나 말투가 책장이 넘어감에 따라 귀여워보이기까지 하고, 아내를 잃어 실의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마다 다양한 이유들이 그를 방해한다. 그리고는 마침내, 정말 남자다운 남자, 사람다운 사람, 옳은 것은 옳은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문장은 위트가 넘치고, 요즘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어휘들도 적정선에서 사용하여 쉽게 읽힌다. 소닉윙즈 밖에 생각나지 않는 스웨덴이 배경이지만, 무뚝뚝하지만 상냥하고 올곧은 속내를 가진 정감가는 노인과 큰 세대차이가 나는(심지어 다문화까지도 존재하는) 이웃들과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울고 웃으며 그 이야기들을 따라가는 나를 만나게 된다.
책을 덮고 오베씨가 그리도 싫어하던 인터넷을 조금 찾아보니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로 인기가 높은 책이더라. 과연 그럴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가슴 따뜻해지는 한 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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