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피규어보다는 프라모델을 선호하는 탓에 잘 사진 않지만, 어쩌다 삘이 꽂히면 무심코 지르는 트레이딩 피규어 제품군. 건담워 카드를 지르러 갔다가 눈에 띄어서 지른 이 코스모 플리트 컬렉션은 보면 알겠지만 건담에 나오는 전함의 피규어 되겠다. 예전에 인터넷 공간 어딘가에서 이 전작에 해당하는 전함들을 보고 물욕을 자극당한 적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기엔 매력적인 전함이 있어서 2개 질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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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딩 피규어나 캡슐피규어-가샤퐁을 질러본 적이 있으신 분들은 공감하시리라 생각하는데, 요런 것들의 나쁜 점은 도무지 내용물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상자에 넣어져 진열되어 있는 트레이딩 피규어들의 경우에는 흔들어보고 무게를 느껴서 조금이라도 원하는 것을 고르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고맙게도 이 코스모 플리트 컬렉션의 경우에는 박스 상단에 뭐가 들어있는지 다 씌여져 있어 고마웠다. 20년도 더 전에 홋헤제과의 슈퍼조인트를 모으던 기억이 확 되살아나는 느낌이기도 했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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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골라서 지른 것은 두 개였는데, 그 첫번째가 위에 보이는 반지구연방조직의 기함 아가마이다. 건담에 등장하는 전함 중에서 비교적 좋아하는 녀석으로, 이 시리즈에는 주거블럭을 전개하고 저속 순항시를 재현한 모습과, 주거 블럭과 메인브리지를 접고 고속 순항 혹은 전투형태를 재현한 모습의 두 가지가 제공된다. 전투형태를 재현한 모델에는 시리즈의 주역 Z건담 미니피규어가 부속되어 있었는데, 내가 고른 저속 순항형태에는 백식의 미니피규어가 부속되어 있었다. 이는 성비를 중시하고 라이벌 또는 파트너를 중시하는 내 성격탓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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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함께 지른 또 하나의 전함은 액시즈의 기함 그와단. Z건담 3대 세력 중 하나로 하만 칸이 이끄는 액시즈의 상징적인 기함이며, 부속되어 있는 미니 피규어는 샤아 아즈나블=콰트로 바지나의 과거 연인이자 액시즈의 총수 대행 하만 칸의 애기(愛機) 큐베레이. 사실 그와단의 경우 전함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이 시리즈에서 짝을 맞춰볼만한 기체를 찾다보니 백식과 큐베레이를 고르게 되었다는 편이 맞겠다.

 박스 아트의 정교하고 멋진 퀄리티에 비교할 때 도색상태나 마무리가 썩 맘에 든다고는 하기 힘들고, 접사로 찍어보니 처참한 퀄리티가 눈에 띄이지만 실제로 전시해 보면 제법 그럴싸한 컬렉션이라 할 수 있겠다. 가격은 용산의 헌함헤히흐에서 1만원대 초반인데, 현지에서 할인+포인트로 지르는 걸 생각하면 다소 속이 쓰리긴 하지만 전체 구매보다 원하는 하나 두 개 정도는 질러볼만한 퀄리티라 하겠다.

 사실 언젠가 솔레이유나 넬 아가마, 아크엔젤이 나와주면 좋겠다 싶은데.. 아마 나오겠지? 이미 나왔으려나...

가정용 게임기의 온라인 모드라는게 그렇지만, 특히나 이 건담전기의 경우 온라인모드를 즐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프리미션 모드안에서도 오프라인/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고, 세이브 데이터를 이용해서 계정을 설정할 수 있지요. 오프라인 모드에서 키운 기체/캐릭터들을 그대로 온라인에 쓸 수 있다고 하니 오프로 연습해서 프리에서 자랑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만...

 그거 다 개꿈입니다.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시나리오 모드 때보다 더 말을 안들어처먹는 프론트 미션 얼터너티브 수준도 안되어 보이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아군 부하 두마리와, 시나리오 모드에서 이미 경험했지만 묘하게 더 어려운 것 같은 미션들의 난이도와 템포, 그리고 짐과 자쿠2가 이다지도 절망적이었나 싶은 체감 난이도의 상승과 보급품으로 RX-81을 지급받던 시나리오 모드가 얼마나 대인배였는지를 실감하게 되는 살인적인 물가....

특히나 연방, 지온 양쪽을 모두 클리어하면 추가되는 프리미션만의 새로운 세력 용병(머시너리 솔져)측은 연방,지온 양 쪽의 미션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모든 물가가 2배로 뛰는 살인적인 포인트지요. 꽤 오래 시간을 투자해서 연방모드에서 가까스로 짐커맨드를 구매하고도 뉴욕에서 발이 묶여 동동 구르고 있으면서 온라인 접속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라면 포인트도 더 쉽게 모이겠지?

...그러나 온라인 모드에 대책없이 접속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도대체 방에 입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방을 검색하는 속도는 56K 모뎀으로 검색하는 것처럼 미칠듯한 저속을 자랑하지요... 결국 찾은 방법이 루리웹 건담전기 게시판 검색이었습니다...

 사실 가정둉 게임기로 온라인 모드 하시는 분들은 결국 루리웹이 포탈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건담전기의 경우 더욱 그러하더군요. PS3 온라인용 채팅방에서 고수들과 함께 조금 시간을 투자해서 노가다를 뛰어두면 초기의 짐, 자쿠에서 벗어나 그럴듯한 녀석들을 가지고 뛸 수 있는 포인트를 모을 수 있습니다. ...눈치빠른 분은 아시겠지만, 결국 PS3용 건담전기를 재밌게 하려면 온라인 프리미션의 기체 모으기 & 협력 미션을 즐겨야 한다는 점이고, 그 지름길은 루리웹 건담전기 게시판 에서 친구 등록을 하는게 순서다... 라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사실 스파4나 슈퍼스파2터보HD리믹스 하면서도 친구등록 이런거 잘 안했었는데, 연휴기간 동안 짬짬이 포인트 노가다 하면서 제법 재미를 붙이게 되었네요... 아마 12월에 파판13탄이 나오기 전까지는 건담전기로 달릴 듯 합니다. 건담전기/바이오5 PS3 온라인 모드 함께 하실 분은 연락 주세요~

1Q84 1권 감상완료 를 올리고 하루도 안걸려서, 번역본 2권을 다 읽었다. 하루키 선생의 작품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내가 읽고 싶어서 시작한 책이 결국 나를 놓아주지 않아 끝까지 다 읽어버리게 된다.

 다 읽고난 소감은... 뭔가 뒷이야기를 갈구하게 되지만 이대로도 충분히 열린 결말이라는 느낌. 너무 열려있다고 아쉬워할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3권 집필중이라는 소식이 있더라. 예전 태엽감는새 크로니클(태엽감는 새 연대기=태엽감는 새) 때도 이랬던 적이 있는 하루키 선생인지라, 그저 굽신거리고 숭배하며 기다릴 뿐.

 번역본에서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인명의 우리말 표기가 법률을 따르다보니 젊은층에서 생각하는 일본이름 표기와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 남자주인공 '텐고(天吾)'의 경우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다보니 '덴고'가 되어버렸다. 마찬가지로 게이 경비원 '타마루'의 경우 '다마루', '츠바사'의 경우 '쓰바사(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분)'로 표기했는데,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그 표기가 제정되어 있는 규범과는 다르게 원래의 발음과는 동떨어진 표기를 갖게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언어학적으로, 발음학적으로는 '쓰바사'가 올바르다면 할 수 없지만.

 그리고 이건 번역가의 문제라기 보다 외래어를 우리식으로 거슬리지 않게 표현하는 점의 아쉬움에 대한 것인데,  작품 초반부터 등장하는 중요한 키워드인 '선구'='사키가케さきがけ'의 경우 선구라는 의미도 물론 가지지만, 단체의 이름으로 쓰기 좋은 단 한마디의 말로 바꾸기엔 さきがけ라는 말에 담겨있는 정서가 우리말과 딱 맞아떨어지는게 없다. 결론적으론 '선구'라는 어휘를 차용함으로 나름의 맛을 살린 느낌이긴 하지만, 이런 어휘나 문장, 인용에 대한 번역의 벽을 느낄때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서로 읽는게 낫다는 치기어린 발상에 다다르게 된다. 뭐 아무튼.

 3권이 나온다는 소식에 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쁨을 느낌과 동시에, 2권 마지막에 보여준 아오마메는 어떻게 되는 건가...하는 궁금증이 뒤섞여,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감상은 내년으로 미뤄보련다. B'z의 새로운 라이브짐과 노르웨이의 숲 영화판이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는 2010년이 어서 왔으면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겨버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2009년도 이미 제법 풍성했지만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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