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가라오케의 피로가 생각보가 심했던지 예상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게 되었다. 원래 8시에는 일어나서 9시에는 오다이바를 향하고 있을 예정이었지만... 아무튼 그럭저럭 밍기적밍기적 일어나서 아침 TV를 보며 느긋하게 외출 준비를 하고, 동생과 함께 길을 나섰다. 제수씨와 함께 갔으면 좋았겠지만 제수씨는 출근을 해야했던 관계루다가.... 아침부터 민폐끼칠 수는 없었기에 동생과 함께 역전에 있는 KFC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침을 때웠다. 저물어가는 여름을 부정하는 듯한 강렬한 태양을 쇼윈도우 안에서 느끼며,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씹는 햄버거..는 아니었지만 아무튼 아침식사는 재밌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제수씨 번거롭게 안한다고 동생을 끌고 나왔는데 이렇게 되면 제수씨는 혼자 아침식사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생각없는 아주버님을 부디 용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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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예정보다 늦은 김에 느긋하게 움직여서 오다이바에 가는 유리카모메를 타기 위해 심바시에서 내렸다. 심바시는 갈때마다 숙대앞 같은, 우리나라 전철역 부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물론 흔히들 생각하는 심바시의 이미지는 높은 빌딩과 비지니스의 거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유리카모메를 타기 위해 역사를 향해 걸어가는데, 이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올라가는 입구부터 인원을 어느정도 끊어서 통제하고 있었고, 계단을 올라가보니 스이카-파스모(일본판 T머니라고 보면 될 듯)를 소지한 사람과 표를 새로 끊어야 하는 사람으로 나누어 입장을 시키고 있었다. 오다이바 합중국이라는 이벤트도 막바지이고, 건담도 앞으로 1주일이면 내리는 상황이라 관광객이 몰려 어쩔 수 없는 통제였는데, 실제로 몰려든 인파를 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무쌍난무를 시전할 기세였더랬다. 3분정도 줄을 서있다가-당연히 동생은 파스모가 있었고 나는 표를 끊어야 하는 상황-포기하고 JR심바시 역으로 돌아가 스이카를 구매해버렸다. 그리고 다시 유리카모메 역으로 돌아가보니 아까 내 앞에 서있던 사람 아까 그자리에 서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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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샤퐁 매대 근처에 있던 에코프라(친환경 재생 플라스틱을 이용한 새카만 프라모델) 삼국전 유비건담 조립이벤트 부스에서 꼬맹이들과 함께 건프라 하나 만들어갈까 하다가, 사전예약제인데가가 시간도 얼굴에 깔 철판도 없던 탓에 슬슬 점심식사나 하러 갈까 하고 재입장 도장을 찍고 나왔다.


2009년 8월 일본여행 #3 건담 트레이닝 데이 - 건담 빅 엑스포 오후로 이어짐. 사진을 골라도 100장이로구나...


딸기차 Pure Lust

식도락2009. 9. 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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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에서 돌아오실때면 뭔가를 챙겨주시는 고마운 Yuirin 형님의 이번 선물은 무려 딸기 차 되겠다. 딸기모양 새시를 얹은 차량이 아니라 딸기를 우려낸 느낌의 차. 혹시 일반적인 티백용 차가 아닌 다른 섭취법이 있을까 하여 케이스를 이리 저리 둘러봤지만 온통 독일어라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원... 해서 그냥 찻잔에다 우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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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다시피 매우 붉은, 고농축 쥬스 같은 느낌의 딸기차가 완성되었다. 순수한 욕망(Pure Lust)라는 이름을 잘 표현한 차 색깔인데, 주위에 딸기향이 퍼지는 것이 나름 기분 좋았다. 우유를 섞어 밀크티를 만들어보거나, 설탕을 약간 첨가하여 가볍게 먹을 수 있으면 더 좋을 듯 하다. 아무튼 앞으로 남은 19잔, 잘 마시겠습니다. 그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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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8월 22일.

 어쩌다보니 매년 1회 이상 여름이면 일본에 간다. 누가 보면 엄청 돈 잘버는 유능한 직딩으로 보겠지만 현실은 그냥저냥한 중소기업 다니는 직딩일 뿐... 요즘같은 시국에는 안 짤리고 잘 다니고 있는 현실만으로 대견하지 않냐고 개겨보고 싶긴 하지만. 이번 일본행은 전혀 계획에 없던 것으로, 정말이지 잘 아껴뒀다가 2010년이나 2011년에 호주를 가보자는 계획을 세우고 있던 터였다. ..물론 B'z의 공연 일정이 잡히면 논외긴 하지만. 그런 계획에 없던 급박한 3박4일은 도쿄 근처 오다이바에 세워진 건담과 2번 짤리고 3번째에 겨우 잡힌 여름휴가 일정, 그리고 그 일정에 혹시 뱅기표가 있나... 하는 검색에 딱 하나 캔슬된 표가 검색된 것이 원인이 되어 정신을 차려보니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 나가고 있더라.. 하는 이야기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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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부르기 힘들어져가는(이미 10년전부터 부르기 어려웠지만) B'z 노래를 몇 곡 부른 탓에 가라오케를 2시간 마치고 나온 뒤에는 맛 간 목상태와 함께 엄청난 피로감을 느끼며 동생내외의 아파트로 향했다. 소소한 가구가 바뀐 아파트를 둘러보고 잘 준비를 한 후, 동생과 다음날의 일정을 의논하고 일찍이라고는 할 수 없는 잠자리에 들었다. 자, 내일은 드디어 건담트레이닝이다. 아싸 좋구나~ 하는 어린아이같은 감동을 끌어안고 지친 몸을 뉘자, 늘 그렇듯 언제라는 기억도 없이 꿈 한 번 꾸지 않고 잠이 들었다.

 - 2009년 8월 일본여행 #2 건담 트레이닝 데이로. 올해는 텐션 식기 전에 얼른 해치우고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