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만으로는 아직이지만 어쨌거나 이제 어디가면 올해로 서른이라고 소개하게 된 서글픈 2008년. 새로 버전업 된 바쁜척쟁이 shikishen 2008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벽두 첫 포스팅부터 헛소리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마이크췤후 원투.

 어디 가면 후배들보다는 아무래도 선배님들-형님들과 노는게 뭔가 더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언젠가부터는 후배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형님들은 오래전부터 그러했듯 나보다 조금 더 먼저 세상을 살아왔고 그러기에 경험적으로 학문적으로 실험적으로 알고 있는게 많고 또 배울 점도 많고 그런데, 요즘은 후배님들, 나아가 어딘가에서 알게된 다양한 계층의 손아랫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나와는 전혀 다른 신선한 시각-나도 한때는 가지고 있었을 그런 종류의 것을 포함해서-을 배우게 되고 내가 그들의 나이였을 때는 조금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영역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그들을 볼 때면 경외심조차 든다. 어쨌거나, 에가와 테츠야의 쓰레기 만화 홀흔호히의 주인공 입버릇처럼 세상에는 공부할 수 있는 대상, 배울 수 있는 대상들이 차고 넘친다.

 갓 서른이 된 햇병아리 인생 3학년이 호기롭게 외쳐보건데, 진리는 없다. ...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지금은 이미 사람들이 살아 남기 위한 걱정에서 벗어나 개개인이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가슴에 품는 차원을 넘어서서 다시 원시적인 건강함을 찾기 시작한지가 오래인 사회다. 20년쯤 전에 하루키 선생님이 리바이스와 맥도날드와 던킨 도너츠를 문장으로 엮어내며 고독과 방황을 읊어내기 시작하셨던 것도 이젠 옛날 이야기다. 여전히 청춘 3부작에서 이야기했던 고도 자본주의 사회는 더욱더 고도로 잘만 돌아가고 있지만. 그러다 보니 세상에 절대적인 시각의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언젠가 포스팅했던 것처럼 오지랍넓은 한량은 포용력과 배려심을 갖춘 군자와 통하고, 자신감을 갖고 가슴을 펴고 당당한 태도로 말하는 사람은 X도 모르면서 들이대기나 하는 캐초딩일 수도 있는 법이다. 유유백서상종이라고 비슷한 성향과 사상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서 관심사를 진지하게 이야기 하고 있으면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오덕들의 씹덕쿵 모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법인 게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진리는 없다. ..라고 이렇게 적어놓으면 바로 위에 적은 것처럼 누군가는 X도 모르는 초딩색휘가 잘난 척 한다고 침뱉고 갈 수도 있고 악플달고 갈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공감하면서 과연 그러하군요 라고 무릎을 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 누군가는 진리가 없긴 왜 없냐, 우리 교회에 나오면 주님의 은혜가 어쩌고..라고 설교하면서 십일조를 내라고 삥을 뜯으려 들지도 모르지. 아무튼... 절대적인 진리라는 것에 대해서 어떤 절대자의 설교를 들으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회개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단 하나의 진리는 '진리라는게 없다'인 것 같다. 모든 사물-사건-사상은 양면 이상의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이론은 언제나 실제와 다르고 실제는 언제나 타협과 정론의 사이에서 방황한다. 뭐, 그런 것 같다.

 야근과 주말 출근이 함께 하는 2008년 새해 벽두이고 초반이 될 것 같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진리가 그래도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나는 적어도 사람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 몇천년전부터 사회라는 것이 생겨나서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오고 있고, 적어도 나는 부모님의 아들이고 내 동생의 형이고 내 지기들의 지기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잘 해오고 있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고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유기적으로 얽혀져서 살아오고 있다. 결국 알몸으로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인 생명체이자 동물이자 인간이기에 그 근원적인 절대적 고독은 가슴 한 구석에서 찬 바람을 불어대고 있지만,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하고 그 댓가로 무언가를 지르면서 만족을 얻기도 하고, 자아성찰을 하고, 친구들과 선물을 고르기도 하고, 결론 내리지 못한 가슴앓이를 하기도 하지만... 그 모든게 태어나서 얻은 축복이고 사랑이고 순간과 시간을 아우르는 고독의 대극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당신만이 절대적인 고독속에 잠겨있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엄친아-엄친딸이 아니고 드라마와 만화 주인공이 아니듯, 당신만이 절대적인 고독과 지옥속에서 쇠사슬로 묶여져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구원은 언제나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고, 당신이 먼저 말 걸었을 때 차갑게 뺨을 때리는 사람 또한 의외로 많지 않다. ..그런 것 같더라. 살다보니까. 물론 나는 소심한 A형이라 먼저 말을 걸기는 커녕 늘 눈치만 보고 스스로의 소심함과 내성적인 성격과 숫기없음을 자책하고 있을 뿐이라서 2008년엔 좀 바꿔보려고 다짐하고는 있지만.

 ....진리는 없다고 해놓고 뭐라뭐라 잘도 떠들어 댔다. 이게 다 포스팅 스트레스 때문에 휘갈겨 쓴 포스팅입니다.(갑자기 존댓말?!?!?) 무척이나 늦었지만 새해 복들 많이 받으시고 많이 받으셨으면 저 좀 나눠주세요. 거 좀 나눠씁시다. 좋은 거 가지고 계시면. 쩝쩝.

올해 뜨거웠던 것을 꼽아보라면 영덕대게인 나 자신에게 있어 전자오락-비디오 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뜨겁게 즐겼던 게임들을 몇가지 들어보면....

1. PSP : SD건담 G제너레이션 포터블(지제네포)
 

타이틀 화면.

지제네 포의 타이틀 화면

올 초 출퇴근 시간을 너무나 뜨겁게 달궜던 게임. 사실 작년 여름에 오사카에 다녀 오면서 구해왔던 건데, 지제네라는 게임 자체가 플레이타임을 제법 요구하는데다 턴에이-건담SEED-DESTINY 까지 완전히 수록해 준 덕분에 더욱 길고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모든 기체를 뽑아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뽕을 뽑았던, SD가 싫지 않은 건타쿠를 위한 초 뜨거웠던 멋진 시뮬 게임이었다.

2. PS2 : FINAL FANTASY 12 (파판12)
 2006년 발매작이지만 정신차리고 제대로 달린 것은 어쩐 일인지 발매일로부터

야즈맛트 토벌완료!

야즈맛 클리어 기념샷.

 꼭 1년쯤 지난 올해의 어느날부터. 정신없이 제대로 빠져들고 나서 열심히 플레이했었다. 파판을 할때면 늘 하는 나름대로의 야리코미도 진행하여 파판 사상 최악의 히든보스 야즈맛트도 격파해보았으니 뜨거울 만큼 뜨거웠다고 본다. 후속작이었던 NDSL 용 파판12 - 레버넌트 윙 도 해보고 싶었으나 평가가 좀 거식했던 관계로 패스하고 넘어가기도 했었다. 올해 인터내셔널 버전도 새로 발매되긴 했지만 세이브 데이터의 연동이 없는 관계로 역시 패스. 플레이스테이션2라는 하드웨어가 있어서 행복했던 게임들 중의 하나.

3.  PSP : FINAL FANTASY 7 CRISIS CORE
FF7CC

FF7CC

 요 아래에도 포스팅했던,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최근 가장 뜨거웠던 게임. 요 아래에도 포스팅이 있으니 자세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한다. 액션 RPG가 싫지 않고, 달성도를 채워나가는 것을 좋아하며  FF7이라는 게임에 대해 향수가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올해 프습 최고최강최대의 게임.


4. NDSL : 수퍼로봇대전W

 1번에 적었던 지제네포 클려 후 바로 뛰어들었던 게임. 정말이지 싫어하는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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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먹었쓰7이 참전하는 바람에 멀리했던 닌텐도 계열 휴대용 기기 로봇대전 2 작품(D,J)를 건너뛰고 OG1,2만 한 후로 처음 접해보았던 닌텐도 계열 휴대용 기기 로봇대전의 최신작.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조작이 가능했던 것이 색다르면서도 상큼한 느낌이었고, 그바(GBA)용 전작들에 비해 늘어난 연출과 충분한 양의 스테이지, 로봇대전스러운 호쾌한 진행이 가능했던 나쁜 밸런스(?)가 돋보였던 좋았던 게임. 1회차는 시나리오에 몰입해 가며 뜨겁게 즐긴 덕분에 우주의 기사 텟카맨 블레이드를 찾아 보기도 했었지만 지나치게 쉬웠던 난이도 탓에 2회차는 도중하차했더랬다. 요걸 빌려간 후배 우진이 녀석은 4회차를 달리는 기염을 토했다던데... W의 트레일러 패밀리가 등장할 OG 신작을 기대하고 있다.
 
5. 아케이드&PS2 : 기타프릭스 & 드럼매니아 시리즈(기타도라)
2007년 가정용 최신작 V3

2007년 가정용 최신작 V3

 나는 박자감각이 나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리듬액션 게임이지만, 드럼이라는 악기를 진지하게 배우고 싶게 만드는 기타도라 시리즈. 가을쯤에는 레슨도 받아보려고 여기저기 찔러보고 다녔지만, 가을쯤에 급격하게 야근이 늘고 바빠진 덕분에 아직까지 짬짬이 메트로놈 틀어놓고 애꿎은 드럼패드만 두들기고 있는 중.. 이름만 알고 있던 코나미의 프로젝트 그룹 BeForU를 진지하게 찾아서 듣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고 몇몇 곡을 플레이할 때는 반드시 '완전소중비포유! 하악하악'하는 추임새를 넣기도 하지만 정작 비포유는 조만간 해체예정이라지.. 훌쩍. 아무튼, 일본에서 여름에 발매된 최신작 V4도 해보았고(현재 연신내 등지에 들어와 있기도...) 집에서도 짬날때마다 열심히 두들기는 중. 연말에 B.O.B의 기타리스트가 귀국하는 관계로 일시 재결성을 기대하는 중. 올해 특히 뜨겁게 두들겼던 곡은 롱버전 '카나리야'.

6. NDSL : 수퍼마리오 카트 DS
 일본에선 발매된지 제법 시간이 흐른 작품이지만 로컬라이징으로 완전한글화
마리오카트 DS

마료카트DS

되어 발매된 것을 뒤늦게 구해서 즐겼더랬다. 네이버 우라 블로거  ㅈㅅ 군과 태터툴즈 인기 블로거 모자동안~~중략~~미소년 비오네군과 함께 한때 신촌 이곳저곳에서 덕후포스 팍팍 풍기며 대전을 즐기기도 했었다. 올해 가장 뜨겁게 달렸던 레이싱게임이기도 하고, 멀티 게임이기도 했던 듯. NDS를 보유하신 분들은 언제 한번 배틀이라도 달려 보자구요. 언제 달려도 뜨거운 배틀이 가능한, 카트레이싱의 결정판.

 위에 열거한 6게임 이외에도 사실 디제이맥스포터블2(프습)라던가, 기어즈오브워(엑박한바쿠), 리지레이서6(엑박한바쿠), 진삼국무쌍4(플투) 등 열심히 한 게임들이 또 있긴 하지만 뜨거웠다고 하기엔 위의 6게임들에 비해 좀 부족한 감이 있어 제외하였다. 저 6게임들 덕분에 실컷 울고 웃었던 기억이 많고, 아마도 내년 이맘때 쯤엔 모두의 골프 포터블2를 필두로 또 뜨거웠던 게임들을 적어나가지 않을까 싶다. 이 영덕대게 라이프는 언제까지 이어질까나?

해마다 연말이면 내 멋대로 돌아보는 뜨거웠던 것 포스팅. 어느덧 이 짓도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아무튼, 첫번째로 프습에 들어가서 내 귀를 즐겁게 해주었던 노래들을 꼽아본다.

1. 팀 네코캔 : 억천만-에어맨-클리어 시리즈


 일본의 인기 게임 제작사 캡콤의 대표 액션게임 중 하나이자, 내년으로 20주년을 맞이하는 B'z록맨 시리즈의  BGM을 편곡하여 만든 곡들이다. 일본의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 동화를 통해서 퍼져나가, 동인 및 오타쿠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패러디 변종들을 낳은 곡들이다. 덕후들이나 듣는 동인 음악이라고 무시하는  JPOP 팬들도 있기는 한 모양이지만 멜로디도 좋고 가사도 재미있어서 꽤나 열심히 듣고 보고 있는 중. 어떠한 유틸을 이용하면  FLV 파일들도  AVI로 바꿀 수 있는 것을 알고 나서 프습으로 영상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중. 여담이지만, 억천만과 에어맨의 경우에는 국내의 모 노래방에도 나와 있어서 가면 일단 불러는 준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불러보아도 들어보아도 뜨거울 수 밖에 없는 곡들.

2. Zard : 15주년 기념판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JPOP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게 해주었고, 또한 처음으로 연예인의 죽음이 내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 고 사카이 이즈미 누님의 Zard. 게임은 최대한 정품을 쓰자고 생각하면서 음악 CD는 지독히도 잘 사지 않는 스스로를 크게 반성하면서 뒤늦게 구매했던 음반. 특별히 2장 짜리 음반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것은 초창기 곡들이 많은 1번 디스크. 최근 미공개곡 '글로리어스 마인드'가 싱글로 발매된 것을 보고 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더랬다... 아무튼 10년도 더 넘은 곡들을 여러가지로 뜨겁게 들었던 음반.

3. 가넷 크로우 :  涙のイエスタデー나미다노 예스터데이
 명탐정 코난 20기 오프팅(...)으로 사용된 곡으로, 복고풍으로 만들었다는 곡과  묘하게 촌스러우면서 매력적이었던 PV가 인상적이었던 곡. 뜨겁게 불타면서 들었다기 보다 작년에 포스팅 했던 '오늘밤 에덴의 구석에서' 처럼 은근하게 오래도록 보고 들은 곡이었던 듯.

4. SUPER LOVE SONG
 초사랑노래라는 멋져버린 작명센스에 놀라고, 강렬한 곡의 매력에 놀랐던 뜨거운 곡. 우익의 날개라는 전작 때문에 애정이 잠깐 식어있었지만 이 노래로 다시 뜨거워질 수 있었던 곡으로, 싱글 발매 전에 라이브에서 공개한 시점에서 이미 뜨거워졌던 사람들이 많다. 여담이지만 뮤직스테이션 라이브 때 스텝을 밟았던 베이스 총각이 많은 지탄을 받았던 듯. 최근 라이센스로도 발매된 B'z의 신보 ACTION 앨범에도 수록되어 있다.

5. 音速ライン : 靑春色
 이름만 알고 있고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던 밴드 音速ライン(음속라인)이 올 여름 끝자락에 발표했던 싱글. 슬픔과 희망이 혼재된 가사와 예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인상깊었던 PV 덕분에 한동안 열심히 들었던 곡. 다소 평이한 감이 있긴 했지만 수수하면서도 공감가는 노랫말이 청춘색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6. 小田和正(오다 카즈마사) : ココロ(코코로-마음)
 '사쿠라'라는 제목과 더불어 제법 많은 노래의 제목에 들어가는 단어인 '코코로(마음)'. 60세가 넘은 나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와 곡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곡으로, 모 드라마의 주제곡이었다는데 거기까지는 잘... 오다 카즈마사 특유의 반짝반짝하는 느낌의 곡 느낌이 좋고, 어느 여름날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 ...다만 노래방에서 부르기엔 목소리에 많은 부담이 따른다는게 아쉽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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