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나름 개조작
2005년엔 이러고 놀았다.
건담마커로 열심히 칠했다
등짐은 런너 한줄로 붙여만 놓은 것

요 아래의 HG 한정판 스트라이크 대거를 포스팅하고 있다가, 과거에 이런 걸 만들었다는게 기억이 났다. 블로그에 올렸겠거니... 하고 찾아보니, 아무래도 흔적을 찾을 수 없어 루리웹에 가보니 거기에 이게 올라가 있는 걸 발견했더랬다. 아마도, 당시 잡지부록으로 나왔던 '소드 캘러미티'를 만들고 남은 '캘러미티 건담'의 무장을 버리기도 좀 뭐해서 이 무등급 스트라이크 대거에 달아주기로 했던 것 같다.

이 땐 참 열정이...
캐넌은 스프레이로 칠했던가
배경의 것은 당시 같이 만들었던 지인의 것

찾아보니 무려 2005년 12월에 만들고 루리웹에 올렸다고 되어 있는데,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시점에서 대충 20년 전이다. 세월이 이만큼 흘렀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라면서, 사진과 루리웹의 포스트를 확인하기 전까지 거의 기억에서 잊고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만큼 세월이 흐른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진을 봐도 얼룩덜룩한 건담마커의 흔적이 보이기도 하고, 번쩍이는 사출색과 무광의 마커느낌이 안맞아서 약간의 데칼링과 무광마감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아마도 건담마커로 적당히 갖고 놀아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휘뚜루마뚜루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마커 도색은 커녕 먹선도 거의 넣지 않고 조립 후 박스에 때려넣는 수준으로만 즐기는 건프라지만, 예전에는 정말 좋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18년 4개월만에 블로그에 올려놓아본다. 올해는 뭔가 개조&부분도색이라도 하나 해볼 수 있으려나. 과연...

반다이몰 예약한정판 스트라이크 대거

건담 SEED 의 HG 등급 프라모델은 등급 분류가 몇 번 바뀌었는데, 2024년 현재는 건담 SEED 의 세계관인 Cosmic Era 를 사용한 HGCE 를 사용하고 있다. 문득 생각나서 블로그에 올렸던 SEED 기체가 뭐가 있나 찾아보니, 2012년의 라고우가 마지막이었고 그 때는 HG Gundam Seed 라는 기나긴 등급표시를 사용하고 있더라. 라고우 이후로도 몇 개인가의 SEED 건프라를 만들었던 것 같긴 한데 그게 뭔지도 잘 기억나지 않고.. 아무튼, 오랫만에 간단히 만들어 본 SEED 건프라가 이 스트라이크 대거 되겠다. 

스트라이크 대거 정면
살짝 옆에서
심플한 등짝
패러슈트팩을 장비

우주세기의 기동전사 건담에 주역기 건담의 양산형으로 Gundam Mass product type (건담 양산기)인 GM=짐이 있다면, 건담 SEED 에는 스트라이크 건담의 양산형인 이 스트라이크 대거가 있다. 건프라로는 후속작 SEED DESTINY에 등장한 대거-L 이 일반판으로 발매되었는데, 오히려 이 스트라이크 대거는 초반에 발매되었던 144 스케일 무등급 이후로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나 한정판으로 발매되었다. 양산형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심플하고 참 약하게 생긴 스트라이크 대거 HG 등급을 서너개 만들어 두고 싶었지만... 발매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지... 하고 포기하고 있었더랬다. 사실은 무등급 스트라이크 대거를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의외로 찾아보니 블로그에는 올리지 않고 루리웹에만 올렸더랬다. 나중에 회수 & 리바이벌 포스트를 하나 올릴까 싶기도 하고.

약해보이는 액션
SEED FREEDOM 에서도 잠깐 나왔었지 아마...

근래에 극장에서 관람한 SEED FREEDOM 초반 전투 시퀀스에서 국경을 넘어 침공하는 대거를 아래쪽 카메라앵글로 잡아서 공포스럽게 연출했던게 문득 기억이 나는데, 이 HGCE 스트라이크 대거는 연약하고 여리여리한 느낌으로 재현한 것 같다. 구판 SEED HG로 나왔던 105 대거는 당시 HG 스타일로 튼실한 이미지였는데, 뭔가 이 HG 대거보다는 튼실하지만 그렇다고 마구 튼실하지도 않은 느낌의 스트라이크 대거가 나오면 어떨까.. 싶지만 SEED의 연방 양산형을 누가 신경이나 쓴답니까요. 

한정판이라 구하기 쉽지 않기도 하고, 구성에 비해 가격도 높아서 마구 추천하긴 좀 그렇지만, 어쨌거나 양산형 기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말릴 생각이 없는..정도의 느낌인 킷이었다. 구성이 단순해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나, 부품이 몇 개 없지만 고공 낙하하는 극중의 어느 장면을 재현하는 패러슈트팩이 들어있다는 점은 플러스. 당연히 SEED 연방 사양의 스트라이커 팩이 호환될... 것 같긴 한데 그것까지 꺼내기는 어려웠다는 변명과 함께, HG 한정판 스트라이크 대거였습니다.

PSP 퍼펙트 카탈로그 표지
등짝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 줄여서 PSP. 이제는 완전히 레트로 게임기가 되어버린 추억의 휴대용 게임기이자, 내가 무척이나 사랑했던 게임기이기도 하다. ...사랑하지 않은 게임기가 몇이나 되겠느냐만서도, 아무튼 내가 사랑했던 PSP의 퍼펙트 카탈로그가 2024년 4월 중순 발매되어 예약구매해 보았다. 표지에 씌여있듯이 당시에도 지금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휴대용 게임기라는 찬사에 격하게 동의하는 바이며, 그런 차원에서 이 책도 헐레벌떡 구매하게 되었더랬다.

PSP 1000번.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2000번의 컬러 베리이에션들. 다 갖고 싶다..
3000번의 컬러 베리에이션들. 역시나...
시대를 앞서갔던 PSP GO.

이 블로그에서 가장 오래된 PSP 기기 관련 포스트가 2007년이니, 블로그도 오래되었지만 PSP도 참 오래 갖고 놀았다 싶다. PSP는 내가 거쳐온 게임기들 중에서 몇 안되는 발매일에 맞춰서 구매한 게임기이자, 꾸준히 업그라운드를 거쳤던 게임기이기도 하다. 일판 1000번 초기모델 -> 정발 1000번 밸류팩 -> 정발 2000번 -> 정발 3000번 -> 정발 헌터즈 모델로 해당 시기에 꼬박꼬박 신형이 나올 때마다 교체했고, 시간이 흐른 뒤에 재미삼아 PSP GO 와 E1000 도 하나씩 중고로 들여서 건드려 봤더랬다. 꾸준히 즐긴 건 헌터즈 모델이 마지막이었지만, 그만큼 PSP 는 내가 사랑했던 게임기들 중에서도 꽤나 큰 지분을 갖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04년 초기 런칭작. 내 선택은 리지 레이서즈였지.
무려 2016년까지 소프트가 나왔구나...

PSP는 단종된지도 슬슬 10년이 되어가는 기기임에도 아직도 수많은 마개조품들이 돌아다니고 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추억의 게임기라고 생각하한다. 480x272 라는 미묘한 해상도이지만, 픽셀이 매칭되는 신형 화면으로 교체한 마개조품들로 돌아가는 당시의 게임들을 보고 있으면 여전히 화면빨이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기도 하다. 어째 책 리뷰가 아니라 PSP에 대한 추억담을 주절거리고 있는데, 그만큼 이 책을 훌훌 넘겨보면서 PSP와 함께 했던 수많은 장소와 시간과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 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책 자체는 기존의 ~~~퍼펙트 카탈로그 시리즈와 같이 간단한 패키지 이미지와 스크린 샷, 짧은 소개를 곁들인 카탈로그이면서도 한국시장에서의 PSP 에 대한 이야기도 빠짐없이 서술하고 있어서 내가 알았던, 그리고 또 몰랐던 PSP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알 수 있는 훌륭한 양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퍼펙트 카탈로그 시리즈는 시간이 지나면 단종이 된다고 하니, 추억이 있으신 분들은 용기있게 지갑을 열어 책장을 채워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