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다스 20주년 기획으로 반다이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SD건담 컴플리트 박스 시리즈. 일본 옥션에선 외전 1탄의 경우 1만엔을 가볍게 넘는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로 매니악한 인기는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후속 시리즈가 꾸준한 인기를 보여주진 못했었나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SD건담 외전-나이트 건담 이야기 시리즈-는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추가해서 예약 판매를 개시했는데, 그럭저럭 시간이 지나 동생의 도움으로 입수한 것이 여기 소개하는 프리미엄 컴플리트 박스 [성기병이야기]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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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병이야기는 전작 원탁의 기사단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시리즈이자, 이후 당연시 되는 기병이 등장하는 첫번째 시리즈이기도 하다. 스페리올 드래곤이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등장한 전작에 이어, 기사 혹은 조종사(일본판에선 조수라고 한다)가 거대한 로봇-기병을 타고 전투를 벌인다는 개념이 처음 도입된 시리즈로, 성기병전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역 성기병 건렉스는 원조 SD건담 시리즈에서도 아주 이름높은 기체이기도 하다. 금형의 폐기로 재발매가 불가능한 원조 SD 시리즈 중에서도 스페리올 드래곤과 더불어 프리미엄이 높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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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시리즈는 1991~2년 경에 국내에 복제판으로 풀린 적이 있었다. 당시 라이센스로 발매된 카드다스 시리즈는 대원동화에서 담당했던 드래곤볼, 드래곤볼Z, 드래곤볼Z 수퍼배틀, 스트리트파이터2, 슬램덩크 정도의 시리즈(이상 정가 카드 1장 100원) 뿐이었고, 종이마을 등의 문구, 완구 업체에서 출신 불명의 스트리트 파이터2 시리즈, 게임 화면을 편집해서 만든 용호의권, 아랑전설, 사무라이 스피리츠나 고지라, 드래곤 퀘스트 열전 다이의 대모험, 드래곤 퀘스트 아벨탐험대 등의 수많은 불법 변형 카드들(이상 3장 100원)이 계속 발매되었더랬다. 나중에는 3각 카드, 원형 딱지 카드 등의 어이없는 시리즈들도 쏟아졌더랬다. 드래곤볼의 경우 라이센스 정품이긴 했지만 카드 수정의 질이 형편없이 조악했던 관계로 저렴하고 다양한 3장짜리 시리즈를 찾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 3장짜리 카드 시리즈 중에서 건담 시리즈는 신SD전국전-지상최강편과 이 성기병이야기가 유일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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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병 건렉스와 사기병 룬렉스는 걸출한 원조 SD킷으로 이름 높았고 또 인기도 많았지만, 나이트건담과 사탄건담으로 출발한 중세 유럽풍 팬터지 세계관을 무대로 한다는 나이트 건담 시리즈에서 기사가 조종하는 거대 로봇(기병)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더랬다. 이후의 나이트건담 세계관에서는 기병이 반드시 등장하기도 했으니 원죄랄까 뭐랄까... 전건담 긍정파가 된 지금 다시 보면 나름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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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각종 SD건담 파생작들을 접하면서 무사건담의 매력에 빠졌다가, 이제서야 나이트건담의 매력에 다시 빠지고 있는 요즘이다. 재미있는 것은, 무사건담은 프라모델로 살아남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고, 최근에는 삼국지를 모티브로 한 삼국전이 대히트를 치고 있기도 한 반면, 나이트건담은 원조SD건담 프라모델 킷 일부와 카드다스로 왕창 전개가 되었다는 점. 반면 무사건담의 카드다스는 시리즈가 많지도 않고, 오랫동안 이어지지도 않았다. 이미 10년도 훨씬 더 전의 컨텐츠가 되어버린 SD건담외전-나이트건담 시리즈이지만, 현재의 기술력을 활용하여 더 많은 양질의 리메이크와 재발매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