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대한민국 극장가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작품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떠오르는 제목은 이 변호인인 것 같다. 작굼의 정치현실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작품의 배경과 등장인물, 그리고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각색한 비극적인 사건까지. 원래도 보려고 생각하고 있던 영화를, 회사 송년회가 영화관람으로 결정되면서 관람 영화를 이 변호인으로 하는 바람에, CGV 골드클래스에서 절반쯤 누워서 감상하게 되었더랬다.
- 회사에서 그런 조건으로 빌려서 그런건지, 약간의 와인과 맥주, 샌드위치와 다과가 제공되더라. 맛있었음.
- 버튼식으로 조작하는 의자는 매우 편해서, 각도를 잘 맞추니 아주 편한 각도에서 누워서 볼 수 있었다.
-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숨막히게 빠져들게 만드는 좋은 구성과 편집이라고는 하기 힘들다.
- 초반에 주인공 송우석이 개인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일구어 나가는 장면이 뒷부분의 감동을 증폭시키는 도구라기 보다는 전기적 영화를 만들려고 한게 아닌가 싶은 느낌을 받았다.
- 국밥집 아주머니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허구의 캐릭터라고 하던데, 아들을 위해서 매달리는 모습에서는 짠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옛날 어딘가의 어떤 나라에서 여대생 끼고 엔카 들으며 술마시다 총맞아 죽은 어떤 이의 사건을 다룬 모 영화에서도 나오듯, 독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아무 죄 없는 젊은이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고 망가뜨린 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살 수 있단 말인가.... 하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건이 등장하면서 극의 분위기가 바뀐다. 그리고 그 사건들은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
- 주인공 송우석이 고문변호사(?)가 될 뻔 했던 유수의 그 건설업체와의 이야기는 실제 있던 이야기인가? 그 후계자가 말했던.. 민주주의가 꽃 피기엔 아직 대한민국은 더 커야 합니다...라던 대사.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 같다. 정확히는 많이 달라졌다가 급속히 끌어내려졌지만.
- 국책수사, 죄없는 피의자, 압력을 넣어 없는 죄를 만들어내는 검사, 짜고 치는 사법부, 명분없는 구형... 이토준지 그림의 작품 우국의 라스푸틴이 자꾸 오버랩된다....
- 예고편으로도 많이 도는 클라이맥스에서의 대사.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 사회라는 과목이 등장하던 국민학생 시절부터 머릿속에 들어와 있던 그 너무도 당연한 문장을 듣는데 울컥하더라.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 보면 지금 위정자들 다 위헌아닌가?
- 올해 개봉한 송강호 씨의 작품 3개를 모두 다 극장에서 관람하게 된 셈인데... 3작품 모두 만족스럽게 봤더랬다. SF와 사극, 그리고 근대사 모두 훌륭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 국밥집 아주머니 김영애 씨... 허구의 캐릭터라고는 하나 아들을 구해달라고 애원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눈물을 자아낸다.
- 범죄와의 전쟁에서 노련한 검사로 나왔던 곽도원 씨는 이번에도 좀 닮은 위치의 닮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이번엔 너무 밉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창에 '곽도원 약빤 무대인사'를 검색해서 이미지를 중화해 봅시다.
- 임시완 씨가 속해있는 아이돌그룹은 개인적으로 어떤 노래가 있는지도 모르는 아오안이서 임시완이라는 연예인을 몰랐는데, 그냥 배우인줄 알았다. 연기 잘하는 듯.
- 홍보물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는 명품배우 이성민 씨의 신문기자 역은 많은 공감이 가더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 이러면 안되는 일이 벌어져서 분노한 변호사가 이미 80년대에 있었고, 그 답답했던 시절에 있었는데... 그 시절에 꿈꾸던 2천년대가 10년도 더 흐른 지금은 뭔가... 떠들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는 자가 스스로를 돌아보니 부끄럽더라.
...벌써부터 주연배우 송강호 씨는 압력이 들어가고 있다고 하고, 관람 방해 공작도 펼쳐지고 있다곤 하지만, 2013년 현실을 분노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주인공의 웅변과 함께 대리만족이라도 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