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아침에 눈을 떠보니 다행히 두통은 가라앉아 있었다. 딱히 상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전날의 여독과 오코노미야키의 반주였던 맥주, 그리고 두통이 어우러져 잠은 상당히 오랜 시간 푹 잤더랬다. 혼자만 취침시간이 유독 빨랐던 터라 두 명의 일행이 아직 자고 있던 터라 시끄럽지 않고 시간도 때울 수 있는 나의 벗 PSP를 켜고 토키메모4를 달렸다. 결국 토키메모4 나나카와 루이(=루이루이)엔딩인 일본에서 보았고. 그렇게 어느 정도 게임을 하고 있자니 일행들도 눈을 떠, 이 날 정오 경 합류하기로 한 또 다른 두 명의 멤버를 기다리며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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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3대 진미 중 하나라는 요시노야(개뻥)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덴덴타운을 살짝 둘러보며 덕력을 과시하다가, 이 날 있었던 2010년 상반기 최대의 이슈일지도 모르는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프리 경기를 보며 일행을 기다렸다. 다행히 김연아 선수의 경기 전에 이숙희씨(가명)가 도착하여 함께 김연아 선수의 완벽한 연기를 감상하고, 뒤이은 아사다 마오 선수의 패배를 지켜보다 이 날의 최대 이슈이자 이번 여행의 최대 목적이었던 오사카돔(교세라돔)으로 향하기로 했다. 비가 질척질척 내리던 날씨 탓에 다소 우울한 기분을 안고, 덴덴타운을 돌파하여 남바역으로 갔다. 기왕지사 온 일본 여행이니 맛난 것도 먹어보기 위해서는 번화가인 남바역 부근을 가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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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바역에 막상 도착하자, 어디서 뭘 먹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호르몬 야끼, 중화요리, 라멘야 등등 일본 느낌이 물씬나는 가게들은 잔뜩 있었지만 도대체 어디서 먹어야 후회를 안 할지 자신이 서지 않았다. 결국 남바역 부근을 한바퀴 돌고 나서 내린 선택은 일본 3대 진미 중 하나라는 라멘이었다.(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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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오의 정식인지 풍미당인지 정확히 모르겠는 라멘야는 나중에 지인 오쿠다씨 부부에게 물어보니 꽤 맛있는 라면 체인이라고 하더라. 적당히 골라 들어간 가게치고는 상당히 맛이 좋았고, 다음날 여길 지날때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놀라기도 했었고. 라멘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근처의 북오프에서 음반과 책을 둘러보다가 슬슬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연장인 고세라돔(=오사카돔)으로 향했다. 전에 듣기로는 긴테츠 노선이 새로 생겨서 그걸 타면 금방 도착한다고 들었는데, 결국 한신 전철을 타고 이동했다. 거리는 예전에 갔을 때의 기억과 비교해서 정말 짧았던 느낌이라 놀랬더랬다. 기억이란건 원래 정확하지 않은 법이니까.(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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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는 교세라돔 앞은 평일 공연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많이 한산했다. 굿즈의 퀄리티를 보고 지르자는 생각으로 별 느낌없이 굿즈 매대를 찾았다가, 공연 타이틀인 MAGIC 처럼 좋아진 굿즈의 질을 보고는 생각 이상으로 굿즈와 가챠가챠를 질렀더랬다. 굿즈들은 모두 마음에 들었고, 평소 운과는 달리 가챠가챠의 결과도 제법 좋아서 만족스러운 굿즈 쇼핑을 할 수 있었다. 비가 오는 평일이라 사람들이 예전처럼 어마어마하게 많지 않아서 좋았지만 비 때문에 마땅히 어디 갈 만한 곳이 없기도 했더랬다. 전에 왔을 때 분명 있었던 거대한 오락실이 있던 건물이 통째로 사라지고 재개발 중이었던 탓에 결국 일행과 함께 돔 안에 있는 식당에서 맥주와 음료를 마시고 굿즈를 정리하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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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기에 이상이 생겨 일행 한 명과 뒤늦게 합류하고, 또 다른 일행 한 명은 계획에 차질이 생겨 예상 이하의 가격으로 남아버린 티켓 한 장을 매각하는 등의 에피소드는 있었지만, 공연은... B'z의 공연이 늘 그렇듯 최고의 공연을 갱신한 느낌이었다. 연주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곡을 모두 숙지하지 못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내용에는 감탄과 감동만이 넘쳤더랬다. 다만 낮에 마신 맥주탓인지 공연 시작 후 잠시 두통이 심해서 공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달까...

 공연을 다 보고 돔을 나오자 낮에는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어느정도 빠지기를 기다려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다가, 전날 먹었던 오코노미야키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감추지 못한 일행 한 명과 함께 남바역을 걸었지만, 도착한 시각이 11시를 살짝 넘긴 시간이라 폼포코테이는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결국 덴덴타운 중간에 있던 도시락가게에서 각자 원하는 도시락을 사서, 숙소에 돌아와 젖은 옷을 갈아입고 맥주와 함께 먹었더랬다. 공연이 워낙 좋았기에 몸은 피곤했지만 늦게까지 담소를 나눴고, 다음날 죽어도 공연을 볼 3명과 고베를 갈까말까 고민하는 2명은 각자 생각을 품고 잠자리에 들었다.

- #3 2월 27일로 이어짐. 이날 저녁 두통 때문에 몸에 큰 이상이 있나 고민했더랬다. ....이상은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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