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박스아트. 귀여우면서 무섭다.
네모난 지구에서 고양이는 장난으로 집을 떨군다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높은 곳에 뭔가가 버티고 있는 꼴을 못보는 기묘한 생명체가 고양이다. 이 요망한 생명체는, 선반 위의 화분도, 식탁의 물병도, 컴책상의 마우스도 움직일거 같으면 앞발로 움직여 떨구는걸 취미로 삼는, 파괴를 위하여 태어난 생명체 바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생태에 착안하여 보드게임으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이 Cat Earth, [고양이를 조심해]이다.

처음에는 고양이가 한마리 뿐이다.

룰 자체는 매우 간단해서, 처음에는 각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색과 같은 집을 지도에 놓을 수 있는 위치에 두고, 카드로 고양이를 움직여 상대의 집을 떨어뜨리고, 나의 집을 보호하도록 움직여 가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거대한 고양이가 집을 떨구는 것 뿐만 아니라 지구 또한 구형이 아닌 사각형으로 떨어지는 형태라는 설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보니... 실제로 고양이가 이동하는 경로에 있는 집을 밀어 떨어뜨리는 것이다.

게임을 하다보면 고양이도 추가로 등장하고, 집이 집을 밀고 떨어져 나가게 된다...

게임의 룰이 단순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컴포넌트가 눈길을 끌어 쉽게 즐겨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게임이겠다. 이 게임도 고수들이 플레이하면 엄청난 수싸움이 기다릴...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손풀이 눈풀이 머리풀이 용으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는 감상이 남는다. 고양이를 대단히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이라면... 더욱 즐겁게 즐겨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박스아트
박스 옆면

연재 중단인건지 태업인건지, 한 20년 전에 대박을 내놓고 이야기가 전개되다 말아버린채로 멈춰버린...걸로 알고 있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일본만화 중 하나인 [블랙 라군]. 동남아 어딘가에 있는 무법도시에서 물건을 운송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3인조 무법 조직 '라군팀'에, 운명의 장난에 휘말려 합류하게 된 일본인 '로쿠로'가 '록'이라는 악당이 되어 자신의 악을 행사하는 것을 그려나가는 느와르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박스 안에는 좀 특이한 형태로 꽉 차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남성 악당들 보다는 수많은 여성 악당들을 기억하는 경우가 더 많을 텐데, 그 중 라군팀의 홍일점이자 록과는 미묘한 기류를 만들어가는 '투핸드' 레비만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대략 20년 전에 '레비'의 피규어를 구매했던 적이 있었다가, 역시 여성형 액션피규어는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떠나보낸지도 또 20년쯤 된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웹서핑 중에 블랙라군 25주년을 기념하는 피규어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구매한 것이 이 Vivit피규어 레비 되겠다. 경품피규어라서 퀄리티는 딱히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썩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피규어의 조형은,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한 레비의 기본적인 복장에 특징적인 두 자루의 커스텀 핸드건 '소드 커틀라스'를 들고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노출이 많은 복장이지만, 작품의 배경이 되는 도시 자체가 더운 동남아인데다 활동하기 편한 복장이라는 느낌이기도 하다. 특히, 이 제품을 구매한 지금보면 충분히 더운 계절인지라 딱히 어색하지도 않다. 포즈나 조형은 그럭저럭 납득이 가지만, 역시나 경품피규어라는 퀄리티, 딱 그 정도인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고.

인간 캐릭터 피규어들은 역시 얼굴이 생명인데, 25주년 기념 피규어라는 타이틀이 아쉽지는 않은, 적당한 퀄리티의 얼굴 표현이 아닌가 싶다.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썩은 얼굴이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수요가 있었으려나. 아마 많이 팔리진 않았겠지만. 사실, 다른 부분들은 다 납득이 가는데, 날이 더워서 휘어버린 2정 권총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었다. 드라이어를 사용하면 해결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또 그러다 팔 자체가 휘어버릴까 싶어 그냥 이대로 두기로 했다.

라군상회의 투핸드, 레비였습니다.

원작을 좋아했던 팬으로써 구매하긴 했지만, 경품피규어는 언제나 뭔가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또 가격을 생각하면 이게 최선이겠거니하고 납득이 되는 것도 있고. 이러니저리니해도, 만나보기 힘든 귀한 레비의 피규어를 만나볼 수 있어서 나름 기쁘기도 했다. 피규어도 나온김에, 단행본 최신권도 좀 나와주면 안되려나 싶기도 한데.. 음...

메인 이미지. 웹에서 퍼옴.

모바일로 서비스하던 게임 중에, [파이널 판타지 브레이브 익시비어스]라는 게임이 있었다. 대충 10년 전 쯤에 모바일로 갖고 놀다가 접은 기억이 있는데, 찾아보니 대략 2025년에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하더라. 나름 후속작도 있었는데 그것도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하고. 모바일 게임의 숙명이겠거니.. 했는데, HD-2D 로 리메이크되어 발매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체험판이 공개되었다. 리메이크된 게임의 타이틀이 [파이널 판타지 레조넌스FINAL FANTASY RESONANCE] 가 되었다고.

주인공 레인. 전형적인 주인공 느낌.
메인 파티 라스웰. 잘생겼다.
프롤로그 파트가 끝나면 피나가 합류한다....어??
프롤로그에서 초강력하게 등장하는 마녀(?)
주인공이 섬기는 왕국의 임금님.
프롤로그 파트의 게스트 파티원이 된다

10년 전에 1년 정도 플레이했던 FFBE 지만, 사실 지금은 게임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 다소 생소한 느낌이긴 하다. 그런데, 체험판을 설치하고 레인과 라스웰의 도트 모습을 보니 적어도 주인공들의 모습은 확실히 기억이 나더라. 다만, 스토리를 어디까지 밀었었는지, 메인 파티원들은 어땠는지 전혀 기억이 안난다는게... 오히려 좋아! 게임을 새로 시작하려면 모르는게 더 좋겠지.

라스트보스일 것 같은 영원한 어둠의 배리어스
시작부터 배신당했음을 호소한다.
당연히 초강력하다
이미 저쪽에 붙은 세력들도 등장한다.

파이널 판타지는 정식 넘버링으로만 16번째 작품이 등장했고, 10-2, 13-3 등의 파생작이나 마이너 체인지 버전들, 확장 세계관 게임들을 생각하면 그 작품수나 규모가 말 그대로 역사가 되어 있다. 그 역사와 아카이브를 활용한 파이널 판타지 게임이 몇 가지 있어왔는데, FFBE 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특성을 살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파티원 뽑기로 활용하여 BM을 만들었더랬다. 단순히 캐릭터를 등장시키기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필살기를 사용하면 전용 오리지널 CG무비를 넣어주기도 하여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었더랬다. 그 FFBE 를 싱글 플레이 게임으로 바꾸면서, 원작 시리즈의 캐릭터들을 [비전]이라는 시스템으로 게임에 등장시키는 모습을, [FF레조넌스 체험판]에서 볼 수가 있었다.

3가지 정도의 질문과 함께 원작 배경이...
첫번째 및의 사당에서 등장하는 비전은 빛의 전사(FF1)
나는 두번째 빛의 사당이었다...
FF7의 클라우드 등장
세반째 빛의 사당에서는...
FF6의 티나가!!

 [FF레조넌스]에서는 '빛의 사당'이라는 곳에서 3가지 정도의 질문을 통하여 원작 시리즈 주인공들의 비전을 얻게 되어 있는데, 체험판에서는 일단 빛의 전사(FF1), 클라우드(FF7), 티나(FF6)를 얻을 수 있었다. 스퀘닉스의 체험판들이 늘 그렇듯이 체험판에서 의외로 상당한 플레이 타임을 즐길 수가 있고, 체험판에서 진행한 내용이 본편과 동일하여 본편을 구매한 후 체험판에서 진행한 세이브 데이터를 불러와서 그대로 이어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그대로 살아있다. 사실 얼마 전에 발매되었던 [모험가 엘리엇의 천년왕국이야기]도 그렇게 체험판을 즐겨보았었는데, 발매되자마자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었다.

당연히 쵸코보도 등장
서브 퀘스트도 툭툭 등장한다

그런데, 이 [FF레조넌스]는 스토리의 흡인력도 좋고 진보된 HD-2D 그래픽과 연출이 확실히 좋아보이기도 해서 발매일에 구매해서 이어서 즐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까지 파이널 판타지 넘버링 게임을 13편까지 클리어한 이후 13-2를 초반 진행하다 멈춰놓고 15, 16을 구해만 놓고 기동을 안했는데... ...물론 7R-1, 7R-2를 나름 열심히 하긴 했지만서도, 이 [FF레조넌스]의 인상이 너무 좋아서 실로 오랫만에 파이널 판타지 신작을 바로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HD-2D 의 연출력이 꽤나 웅장하다.

체험판은 1장 전체를 끝까지 즐길 수 있지만 레벨은 15까지로 제한되어 있다고 한다. 체험판의 인상이 이미 충분히 좋으니, 적당한 일반판을 하나 발매일에 구매해서 오랫만에 파이널 판타지를 즐겨봐야겠다. ...이 마음 변치 말아야 할텐데. 흠흠.

FFBE 플레이 당시 갖고 있던 캐릭터들
니어 오토마타 콜라보도 있었다
브레이블리 디폴트의 아니에스도 등장
파판7의 세피로스도 등장

그나저나, 모바일판의 FFBE 에는 굉장히 다양한 파판 시리즈 이외의 스퀘닉스 캐릭터들이 등장했었는데... 레조넌스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겠지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