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번은 먹어치우고 봉투만..
아아 한잔

 - 크림치즈번 하나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요.
 - 드실 줄 아시네~

런치타임이라기엔 많이 늦은, 오히려 이른 저녁이라고 보는 것이 적당한 시간이었다. 새벽부터 집을 나서 부지런히 차를 달려 고객을 만나고, 업무를 진행하고, 이른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나서 또 다른 곳으로 차를 달리고.. 심각한 불경기의 이듬해는 더욱 불경기일 거라는 우울한 예고를 들으면서도 애써 웃으며 또 뵙겠습니다... 라며 귀갓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이윽고 걸려온 전화 한 통. 쉽게 끝나지 않고 있는 트러블에 대해서 매일의 루틴이 되어버린 통화를 마치고 통화 내용을 이메일로 정리해서 보내기 위해 바로 앞의 휴게소로 핸들을 틀었다.

 

한숨이 나온다. 돈이 되는 일만 해도 모자랄 판에, 이미 작년에 끝나버린 일에 대한 트러블로 보내는 시간과 정력이 너무 많다. 그러나 이 트러블로 나와는 다른 종류의 힘듬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이기에 어떻게든 발버둥치며 웃어본다. 이것도 다 지나가겠지만, 언제쯤 지나갔구나.. 하게 되려나. 메일을 다 쓰고 랩탑을 덮으니, 머리가 멍해져 온다. 생각해보니, 매일의 루틴 중 하나인 샷하나짜리 모닝커피를 빼먹었다. 부족한 카페인을 채우기 위해 휴게소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간이 애매한 탓일까, 휴게소에는 사람이 없다. 화장실의 절반은 리모델링을 하고 있어 을씨년스럽다. 작은 변고를 해결하고, 의외로 콸콸 나오는 온수로 기분좋게 손을 씻도 카페인을 찾아 떠난다. 맨처음 만난 카페의 오너분은, 손님이 없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함일까, 등을 돌리고 앉아 스마트폰에 열중한다. 패스. 다른 카페가 없나 고개를 쭉 빼보니, 안 쪽에 로띠번이 보인다. 살짝 출출한 기분에 '번'이라는 단어가 EX번너클처럼 전두엽에 박힌다. 따끈하고 바삭한 번에 아아 한잔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

 

나의 선택을 칭찬해주는 오너분의 미소는 챠밍하기까지 하다. 내 상황을 아는 동료나 아내들은 응원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지만, 뭔가 처음 보는 카페 오너의 넉넉한 미소와 격의없는 칭찬에 뭔가 힐링이 된다. 따뜻하게 먹어야 맛있다며 손에서 손으로 건네주는 크림치즈 번도, 특별히 좋은 원두를 쓰고 있어서 가격보다 훨씬 맛있을거라는 아이스아메리카노도, 요 근래 먹어본 음식들 중에서 가장 맛있게 느껴진다.
 - 정말, 맛있네요.
 - (미소와 함께 1따봉)

 

뭔가, 힘내서 서울까지 달려갈 기운이 생겨난다. 정말로 가격보다 몇십배 맛있게 느껴지는 아메리카노는 충분한 카페인은 강력하게 뇌세포를 두들겨 깨우고, 겉바속촉의 따끈한 번은 위장의 허기를 넘어 다른 허기도 채워주는 기분이 든다. 먹고 남은 포장지를 뒷좌석에 슬쩍 넘기고 차의 이그니션버튼을 누르며,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서천휴게소에 마음속으로 1따봉을 날린다. 이런게 힐링이겠지. 서천휴게소의 로띠번이 많은 운전자들에게 챠밍한 따봉이 되길.

15권 한정판+교보문고 추가판매 특전
등짝
박스를 막 오픈한 모습
한정판 구성품 전부
필름형태 책갈피
홀로그램 일러스트카드
아크릴 2종
뒷면이 매우 놀라웠던 병풍형 카드

 

 

굳이 책으로는 구매하지는 않고  e북으로 구매해서 보는 걸로 만족하고 있던 본작이지만.. 언젠가부터 '한정판'이 나오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서, 가급적이면 한정판으로 구매하고 있었더랬다. 그것이, 완결편인 15권은 기존 한정판보다는 뭔가 더 기합이 들어간 느낌으로 박스 포장으로 특전들을 담아 발매가 되었다. 사실 이런 특전들이라는게 시간이 지나면 예뻤던 쓰레기로 인식이 달라지겠지만, 좋아했던 작품의 아쉬운 완결편이라 특전과 함께 즐기는 재미가 있다..라고 하겠다.

15권 표지.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등짝. 양면 모두 둘이 결혼한다는 걸 보여준다
속표지와 특전카드 앞면
각각의 등짝

성격좋은 오타쿠 코스프레 갸루 라는 레어몹 여주인공과, 사귀는 것도 아니면서 여주인공이 원하는 코스튬을 완성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갈아넣으면서도 흑심과 접촉이라곤 꿈도 꾸지 않는 환상종 남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코스튬 제작이나 코스프레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섞어서 전개하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마무리되는 한 권이라고 하겠다. ...사실,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2/3 정도에서 완전히 마무리가 되고, 다소 뜬금없는 단편이 하나 들어가 있는데....

애정이 있고 없고에 다른 온도차이...
밖에선 손도 안잡는 남자, 고죠 와카나.
갑자기 유부녀 모드로 등장한 기따가와상(이제는 고죠상)
연재분의 엔딩. 행복한 4인가족
청혼하러 간 고죠의 부록 에피소드
와카나와 마린의 딸 니치카. 좀 더 그려주지...

사실 잡지 연재분량만으로는 단행본의 절반 정도 밖에 안되고... 고교 졸업 후 결혼허락을 받으러 가는 에피소드와, 두 사람의 딸인 '니치카'가 살짝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단행본 오리지널로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추가로 수록된 분량은... 사실상 본작의 마지막 코스프레 에피소드인 '하니엘' 코스프레와 관련된 원작 작가 '시바'와 그의 친구이자 동료작가 '미조우에'가 주인공인 에피소드가 비중있는 단편으로 실려있다. 원작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하니엘편을 보면서 이 두 사람의 케미가 재미있던 독자라면 입가심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기따가와 마린 이라는 캐릭터에 반해서 이 작품을 읽어온 사람들에게는 다소 뜬금없는 부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론 은근히 재미있었다.

애독하던 작품이 생각보다 빨리 완결이 나버려서 수집이 하나 끝나는 건 좋긴 하지만.. 박수칠 때 떠나는게 좋다고는 하지만 박수소리 세번~짝!짝!짝! 하자마자 퇴장하는 느낌이라 못내 아쉽다. 두 사람의 연애나 신혼생활 같은 이야기도 보고 싶지만.. 작가의 후속작이 어떨지를 기다려보는게 최선이겠지. 기념으로 기따가와상 피규어라도 하나 사야 하려나. 고죠꿍 피규어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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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 컨트롤러 박스

게임 컨트롤러는 이제 넘치도록 있는데도.. 뭔가 새로운 디자인의 컨트롤러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세일을 한다고 하면 눈이 가고 손꾸락이 가고 구매를 누질러버리는 몹쓸 병에 걸려있다... ...약도 없겠지. 아무튼, 2025년 알리 광군제 세일에 매혹적인 가격으로 걸려있길래 조금 고민하다가 구매를 누질러버린.. 처음 보는 메이커인 EasySMX S10 컨트롤러.. 되겠다.

박스 등짝. 중국어가 많다.
박스를 막 열면 살짝 고급지다
검은 종이는 퀵 매뉴얼
스위치2에도 대응이 된다고

처음 보는 메이커의 제품을 덥썩 집어드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광군제 세일 덕분에 정가대비 합리적인 가격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스위치2에 대응된다는 설명이 매력적이었다..라고 생각한다. 프로콘2나 조이콘2, 듀얼센스 에지 같은 정품 컨트롤러들에는 채용되어 있지 않은 TMR 센서 조이스틱이라 오래 써도 쏠림이 없다는 설명도 한몫했고. 박스를 열어보니, 고급진 제품들의 흉내는 잘 내고 있지만 어딘지 저렴한 느낌이 풍기는 것도.. 사실이었다.

박스에 꽉차는 컨트롤러
C타입 케이블과 다국어 매뉴얼이 하나씩
한국어는 없고 일본어 페이지만 있다
박스 안에는 추가 액세서리가 약간

박스 아래쪽에 보이는 O와 X가 그려진 것은 박스의 일부가 아니라 액세서리 박스 인데, 홀로그램 느낌이 나는 데코레이션 스티커가 두벌 들어있고... 컨트롤러 전면부의 물결?바람?같은 문양이 없는 깔끔한 투명 페이스가 교체용으로 하나 들어있다. 그리고 XBOX엘리트패드에 붙어있는 것 같은 원형 D패드를 십자키로 교체할 수 있는 십자키가 하나 들어있고. 이 컨트롤러의 다른 버튼이나 아날로그 스틱의 조작감은 그리 나쁘지 않은데, 이 D패드가 좀 아쉽다..는 느낌이다. 

컨트롤러를 꺼내보았다.
등짝

다른 게임들은 괜찮을 것 같은데, 2D 대전격투게임을 즐기기에 원형은 너무 높고 빠르고 정확한 연속입력이 쉽지 않으며, 십자키로 바꾸면 또 너무 바닥에 붙어 버려서 입력하기에 충분한 높이가 나오지 않는다. 즉, 2D 대전격투용으로는 아쉽다고 하겠다. 왼쪽 아날로그스틱으로 격투게임 조작을 하신다면야 상관없는 이야기겠지만. 기본 펑션키 들이 스위치2에 완벽대응하도록 되어 있어서, C버튼(챗버튼)까지 지원하게 되어 있고... 정확한 오피셜 조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위치2의 깨우기 기능도 지원한다고 되어 있다. 나는 잘 안되는 것 같던데.. 방법이 잘못이려나. 

 

고급진 컨트롤러의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기는 한데 막상 만져보면 그렇게까지 고급지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운 컨트롤러라고 하겠다. 하지만 D패드(십자키)의 조작감을 제외하면 버튼을 누르는 감각은 썩 나쁘지 않지만, L2/R2 버튼이 아날로그 트리거가 아니라 그냥 짧게 입력이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스위치2의 깨우기까지 대응되면서 가성비 좋은 컨트롤러를 찾는다면 한 번 고려해 볼만한 컨트롤러가 아닐까.. 하는게 정확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거의 동시에 도착한 8BitDo Pro3가 충분히 만족스럽기도 해서 이녀석은.. 어쩔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