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아래 포스팅에, 중간에 본의 아니게 퀴즈로 변해 버린 이미지에 대한 정답발표.. 되겠다. 결코 나베르 인기 블로거 미~짱님의 요청에 의한 것 만은 아님을 밝혀둔다.
1. 팬케이크를 깊은 그릇에 쌓고 칼집을 넣은 뒤 코카콜라를 부어 먹는 것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중에서 '쥐'의 독특한 식사. 사실 처음 읽었을 때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내 평생 그럴 날이 있을지...
2. 발냄새를 좋아하는 변태성
- 미~짱님의 증언에 따르면 원문과 상당히 다른 번역이 되어 버린 듯 한데, 하루키씨의 느낌이 잘 전해져 오는 번역인 듯 하다. 아무튼,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감씨와 땅콩을 아내와 먹으면 우울해 진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3. 지는 팀보다 이기는 팀을 응원하는 쪽이 몸에 좋은 분비물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나서 억울해 하다 - 역시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무라카미 라디오는 사실 군생활 시절 휴가 나오던 길에 대구공항에서 사서 읽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웃음을 참느라 혼났던 기억이 난다.
4. 태엽감는 새
-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듯. 원제는 태엽감는 새 연대기.. 쯤 될 듯하다. 요즘은 크로니클이라는 말도 많이 쓰니 그냥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이라고 해도 될지도.
5. 피나콜라다 - 하루키씨 때문에 내 No.1 칵테일이 되어버린 피나콜라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알콜 음료로 이름이 높은 듯. 댄스댄스댄스에서 주인공이 하와이에서 '유키'에게 가르쳐 준, 여름느낌 가득한 칵테일.
4. 괄태충 3마리를 삼켰으면 소금물을 들이키자 - 드래곤볼의 대마왕, 피콜로의 고향 별 나메크 성의 기원이 된 나메쿠지. 나메쿠지는 껍질이 없는 민달팽이로, 학명은 괄태충이라고도 하는 듯 하다. 상실의 시대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하루키씨의 출세작, 노르웨이의 숲에서 나가사와의 경험담.
5. 코트의 양쪽 주머니에는 서로 다른 종류의 동전이 잔뜩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주인공은 계산사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사람. 뇌를 절반으로 나누듯이 오른쪽과 왼쪽 코트에 들어있는 다른 종류의 동전을 세는 것을 취미삼아 가지고 있었다. 지금쯤은 제대로 깨어나서 폭식을 하는 도서관 사서와 잘 살고 있기를.
6. 무서운 야미구로 - 역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등장한 무서운 괴물인 듯. 실제로는 정밀한 묘사가 없어서, 더욱 무서운 상상이 가능했던 듯.
7. 뾰족과자는 맛이 있을까? - 어딘가의 단편에서 등장한, 뾰족과자 이야기. 뾰족과자를 즐겨먹는 새들이 등장하는 하루키식 팬터지였다. 짧고 허무한 이야기였지만, 묘하게 임팩트가 강렬했다.
8.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며 서로의 육체를 리얼하게 연상하다 -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에서. 대학 MT에서라면 흔히 볼 수 있는 듯한 장면이라서 더 기억에 남았던 듯. MT가서 저런 시츄에이션에 빠졌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9. 메이, 준
- 댄스댄스댄스에서. 이대에 가면 같은 이름의 찻집이 있다. 고급 콜걸이란 어떤 분위기일까나?(진지)
10. 형사 [문학]
- 댄스댄스댄스에서 등장한, 주인공을 심문하는 형사 중 한 명. 나이를 조금씩 먹어갈수록, 이 양반의 심정이 점점 더 이해가 되는 것 같다.
11. 마키무라 히라쿠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화상일까? - 역시 댄스댄스댄스에서 등장한, 아메의 남편이자 유키의 아버지이자, 호모인 프라이데이를 거느린 몰락한 작가. 이름에서 딱 느낄 수 있듯, 어쩌면 하루키씨의 안티테제일지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12. 나도 언젠가 냉동창고에 리듬액션 게임들을 쭉 모아보고 싶다 - 1973년의 핀볼에서. 쓰리 플리퍼즈 스페이스 십을 찾아 다니던 주인공이 도달한, 추운 냉동창고의 이미지는 지금도 머릿속 어딘가에서 꽤나 강렬하게 남아있다. 나라면 댄스댄스레볼루션1편과 3편, 비트스테이지 1편, 3편, 컴플릿믹스, 기타 이런저런 게임을 모아두고 싶기는 하다. 일단 냉동창고를 확보해야 하겠지만.
13. 장례식은 기타로 50곡을 연주해 주세요.
- 노르웨이의 숲에서, 와타나베와 레이코 여사 둘이서 거행한 나오코의 쓸쓸하지 않은 장례식. 기묘하게 이 뒤의 정사가 무척이나 에로틱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그 정사는 아마 두사람이 연주한 51번째 곡이 아니었을까.
14. 그녀는 나를 동침 상대로 한다고 했을때 얼마를 계산해 줄까? - 적어놓고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에세이에서. 실직 중의 어느 여성이, 바에서 유혹해 오는 남자에게 '저 그렇게 싼 여자 아니거등여?'라며 가격을 제시하면 틀림없이 그 가격을 받고 동침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 오늘 밤의 나라면... 얼마를 계산해 줄까?
이상, 정답발표였습니다. 다들 더욱 정진해서 하루키교의 훌륭한 신도가 되도록 합시다. 그대의 아침에 강치일보가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