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박스아트

사실 지른지도, 만든지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킷인데, 어쩌다보니 이제야 먹선, 스티커 작업을 완료하고 올려본다. 지난 2014년 5월 연휴에 작심하고 마무리 해보자고 집어들었는데, 어째 딜레마만 남은 듯 하다. 어떤 딜레마인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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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선'되겠다. 스미이레라고도 하고, 보통 먹선이라고 하는 음영넣기 작업. 사실 이 먹선을 넣는 것 만으로도 건프라는 상당한 매력을 뿜어내게 되는데, 이 흐걱V건담은 그게 좀 머리를 아프게 하더라. V건담은 우주세기 건담 중에서도 F91 시리즈와 더불어 작은 크기를 자랑하는 소형건담인지라 먹선을 넣어줘야 하는 몰드가 좁고 작은 부분이 많고, 흐걱 답지 않은 세세한 몰드가 많은 디자인인지라 상당히 곤란한 인상을 받았더랬다. 물론 흘려넣기 건담마커나 다른 도구를 사용하면 얇으면서도 섬세한 먹선 작업이 가능하긴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가볍게 즐겨보자는 모토와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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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이 흐걱V건담은 2013년 반다이에서 발표한 올건담 프로젝트라는, 공통 규격의 공통 관절을 통해 모든 HGUC급 1/144 스케일 건프라의 부위를 자유롭게 바꿔서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프로젝트의 초창기 결과물이다. 덕분에, 공통 규격을 사용한 팔꿈치 관절이나 몸에 비해 너무나 거대한 손이 눈에 거슬리기도 하고... 상당히 좋아하는 기체인데 과도기 적인 불안함을 안고 등장하게 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이 남는 작업, 아쉬움이 남는 결과물이긴 하지만, 이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하면서 마무리 하기로 했다. 10년 넘게 묵혀뒀던 구판 144 스케일용 V건담 무기세트의 스티커를 사용할 기회가 온 건 좋았다고 생각해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