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표지는 95년 PS1 게임 기동전사 건담의 패러디95년도에 3D 슈팅게임으로 나왔던 PS1용 기동전사 건담


 1996년 6월 28일 발매된, 그야말로 20년 전 게임. 당시 반다이의 게임은 거의 어지간하면 대부분 똥겜이라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시절이기도 하고 게이머 대상이라기보다 SD건담이라는 캐릭터를 이용해서 팔아먹어 보겠다는 얄팍한 의지가 느껴지는 그런 게임 되겠다. 96년이면 이미 건버드 같은 걸출한 캐릭터 슈팅게임들이 오락실에 등장하던 시절인데, 당시 최신예 차세대기라는 명칭을 달고 있던 PS1으로 나온 게임에는 도저히 걸맞지 않는 게임이긴 한데... 20년이나 지난 이 게임을 여기 언급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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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96년 당시 이 게임이 나왔을 때는 한참 이제 건담도 예전같지 않아... 하는 중2병을 앓던 시기라, 이 게임의 존재 자체를 개무시했었다. 만약 한 번이라도 이 게임을 기동해 보았다면 생각이 달라졌..으려나? 아무튼...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고전명작 '갤럭시안'에 SD건담 스킨을 씌운 게임으로,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명장면이나 요소를 슬쩍 끼워넣은 게임으로, 차세대기의 성능을 살려서 시점을 조절해가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20년 전에도) 단순하기 그지없는 갤럭시안을 건담스킨으로 즐기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더랬다.



 그러나, 이 게임의 타이틀 화면에 보면 G체인져 모드라는게 있는데, 이 G체인져는 원조SD 건담프라모델로 전개된 오리지널 시리즈로, 내가 아는 한 게임에 등장한 것은 이 오버갤럭시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아주 허접하지만 나름 스토리도 설명해 주고, 주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지라 G체인져를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만져봐도 좋을 그런 게임이었던 것이다. 만약 20년 전 그 시절에 알았더라면.. 글쎄, 아마도 이 개허접한 것들은 또 무어야? 하며 던져버렸을지도.


 지금은 SD건담을 꽤 깊게 들여다보는 취미를 갖게 되면서 G체인져 관련으로 몇 안되는 컬렉션 상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게임을 발견하게 된 게 나름 즐거워서, 한국에서 과연 이게 도대체 뭔소린지 알아들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마음으로 끄적이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