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미의 비트매니아가 확립한 건반형 리듬액션 게임은 한국에 와서 EZ2DJ라는 형태로 아케이드를 점령했다. 아류작 논쟁이 많았지만, 초창기 비트매니아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그래픽의 조잡함을 뛰어넘고 아케이드 기체의 화려함을 무기로 결국 오리지널 비트매니아는 국내 아케이드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러한 국산 온라인 게임 붐에 힘입어 BM98 류의 에뮬레이터 차원이 아닌 정식 서비스를 하는 국산 온라인 리듬액션도 하나둘 등장하게 되었다. 그 중 EZ2DJ의 제작진이 독립하여 만들어 내고 마침내 독보적인 존재가 된 DJMAX. 그리고 그 DJMAX의 PSP 두번째 버전의 한정판이 오르페우스 버전이 되겠다.
오르페우스는 밤하늘의 별자리 중 거문고 자리의 주인공으로, 천재적인 하프 연주 실력을 가진 음유시인이었는데, 병사한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저승에 내려가 아내를 데려오려고 했다고 한다. 결국 명왕 하데스를 음악으로 홀려서 아내를 지상으로 데려가는 것을 허락받지만 하데스는 지상에 도착할 때까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지상으로 돌아오는 도중 사랑하는 아내를 너무 보고 싶어 단 한 번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 즉시 하데스에 의해 아내는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오르페우스는 절망하며 지상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는.. 그런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다. 뭐, 그 신화와 이 한정판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르페우스라는 이름에서 세인트 세이야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없지는 않을 듯.
전작에도 들어있던 OST는, 전작이 CD 두 장의 볼륨이었던 것에 비해 3장으로 커졌다. 전작은 온라인 버전으로 많이 했던 탓에 절반 가량의 곡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는 곡이 거의 없는 수준. 그만큼 새로운 감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OST는 게임 UMD 본편에도 수록되어 있어서, 프습용 리모콘으로 조작하며 감상할 수 있게 되어있다. 처음부터 귀에 들어오는 보컬곡과 듣고만 있기엔 좀 지루한 연주곡까지 다양한 편성이 좋다.
게임 본편은 전작에서 이어온 4키-6키 모드와 새로운 5키모드, 옵션, 2인 네트워크 대전 모드 및 전작의 디스크를 넣어서 2편의 시스템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링크 디스크 모드를 지원한다. 개인적으론 코나미의 ps1 시절 파픈 뮤직-기타프릭스 등의 어펜드 디스크 시스템을 넘어서는 전작 재고 처리 차원의 상술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링크디스크를 어느정도 플레이하면 숨겨진 요소(곡-배경-기어 등)가 해금된다고 한다. 어쨌거나 나름 충분히 즐긴 전작을 다시금 즐겨볼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보너스가 아닐까.
한정판 특전 중의 하나인 일러스트집은 눈이 즐거운 그림들로 가득하다. 게임 중 보이는 배경의 캐릭터들이 그려진 일러스트와, 전작부터 컨셉의 하나로 밀고 있는 섹스어필 가득한 그림들은 게임을 즐기고 있지 않을 때에도 게임 세계관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론 일본 만화 식의 일러스트를 탈피한 그림체가 간간히 보여서 희망적인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말해도 그림이고 음악이고 개뿔 모르지만.
어찌보면 특전들 중 가장 쓸모없는 특전들. 이런 특전들을 보면 한정판의 덧없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긴 하지만, 퍼즐을 맞추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나 일러스트집 말고 포스트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좋은 선물이 되기는 할 것이다. 이 케이스에도 자석이 붙어있다는 점은 솔직히 놀라웠다.
이런저런 특전이 가득하고 덩치도 큰 한정판이었다. 물론 실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디스크는 오픈과 동시에 프습에 넣어서 게임을 시작했지만. 파판12와 아머드코어4, 수퍼로봇대전w와 디맥2. 할 게임이 많아져서 즐겁긴 하지만 과연 얼마나 지나야 클리어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디맥2 지르신 분은 나중에 대전이라도 즐겨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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