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RX-78F00 HMT 박스아트

RX-78 이라는 번호만 보아도, 건담을 떠올릴 사람이 많겠지만, F00은 또 뭔가...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사실 나도 이 형식번호가 익숙하지는 않다. RX-78F00은 2020 도쿄월드컵 기간에 공개되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트랜스포머건담의 이름을 알리고 그 인기에 힘입은 관광상품이 될 뻔 했던, 소위 요코하마 건담에 붙은 형식 번호이다. 18미터 정도 되는 실제 설정 크기의 건담 등신대 건물은 이미 몇 가지가 있어왔지만, 이 요코하마 건담은 매우 느리긴 하지만 천천히 허공을 허우적 거리며 걷는 듯한 움직임과 이동을 보여주는 대단한 어트렉션 정도 된다고 하겠다. 2022년 11월 현재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2023년 03월에 공개를 마치고 해체 수순에 들어간다고 하던데... 과연 그 전에 보러 갈 수 있으려나.

정면에서. 먹선 다 넣으면 정신없을 듯
살짝 옆에서. 뭔가 스몰실드 같은게 있으면..
등짐은 새로운 느낌.

실제 RX-78F00이 실제로 보러 갈 수 있는 어트렉션이다보니, 당연히 관련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여기 간단히 리뷰해 보는 HMT 는 High Mobility Type, 소위 고기동형(高機動形)이라 일컫는 설정이라고 하겠다. 과거 오다이바에 서있던 RX-78-2 건담은 애니메이션의 설정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디자인을 보여주었는데, 그 디자인이 RG와 MG 3.0 으로 피드백되어 상품화되었었다. 마찬가지로, 요코하마 건담 RX-78F00은 애니메이션의 그 건담이 아닌 뭔가 다른 설정을 가졌다고 되어있는데, 당연히 또 다른 디자인으로 완성되었으며 그 디자인으로 제작된 프라모델이 있었다. 

가동성은 요즘 HG 급 정도 되는 듯
프로토타입+풀아머 같은 느낌.

딱히 HG 라는 상품등급 표시는 없지만, 1/144 라는 스케일로 표시하고 있어 대충 HG급이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매된 프라모델이었는데, 그 킷을 약간 어레인지해서 만든, 실제 어트렉션으로 전시되지는 않지만 건담 원작의 MSV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또 나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발매된 상품이 바로 이 RX-78F00 HMT 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프로토타입 건담이 모티브인 건 확실한 듯
라이플과 팔뚝이 좀 아쉽긴 하지만...
요코하마 가고 싶구나...

킷 자체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발매되었던 요코하마 건담 1/144 스케일 킷을 대부분 유용하였으나 일부 부품의 색과 조형이 변경되어, MSV 의 인기 기체인 RX-78-1 프로토타입 건담을 재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완벽한 재현은 아니지만, 색배치와 특징적인 앵클 가드 등에서 디자인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고 하겠다. 

또한, '고기동형 건담'이라는 컨셉 자체는 PS2로 발매된 '기동전사 건담 기렌의 야망 ~ 지온독립전쟁기'에 등장했던 게임 신규 설정이었던 '고기동형 건담'의 에서 주된 모티브를 가져온 것 같다. 이 설정이 FA-78 풀아머건담의 플랜 중 하나였다는 설정을 가져옴으로써, 역시 MSV의 인기 기체인 FA-78-2 풀아머건담의 느낌 또한 살리고 있다고 하겠다. 해당 설정을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이 있어서 가져와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SJDXEeshowY 

PLASMITH 건프라썰 채널의 설명 영상

이 영상에서 설명하는 게임 오리지널 설정 '고기동형 건담'을 모르고 본다면 솜솜 뜯어봐도 풀아머건담이라고 하기엔 어설프게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완전히 부품을 뜯어고치는 것이 아닌 적당히 견고하게 고정할 수 있으면서 많지 않은 부품수 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설정을 가져왔다는 점은, 많은 부품의 조립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라이트한 유저들에게는 좋은 어필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가, 막상 발매 후 여기저기의 리뷰를 보고 나니 좋아하는 프로토타입건담을 재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당근밭에서 캐 온 물건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내년 3월 전에 요코하마 가 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