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내가 묵었던 호텔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에어컨을 아주 빵빵하게 틀어줘서 이불을 목까지 덮지 않으면 추울 정도였음에도 방이 매우 습했더랬다. 전날 저녁에 먹고 남겨둔 감자칩이 물에 젖은 휴지처럼 눅눅해진 걸 보면 보통 습한게 아니다 싶을 정도로... 그러거나 말거나 전날 열심히 돌아다닌 덕분에 아침까지 푹 잠이 들었고, 호텔 조식 시간에 늦지 않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더랬다. 이런 종류의 호텔들이 그렇듯 현지식과 서양식이 적당히 섞인 간단한 부페 형식.

호텔 맞은 편에 있던 식당.

간단히 한 접시 먹고, 한 접시 더 먹었더랬다.

결국 충전한 거 다 쓰지 못했던 이지카드.

 

 아침을 먹고, 일단 대만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먹거리 중 하나인 딤섬과 망고 빙수를 먹어보기로 하고, 동문-동먼(東門)역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갈아탈 필요도 없이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였던지라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향했다. 가장 먼저 가기로 한 곳은 약간 시간이 이른 감은 있었지만 점심겸해서 그 유명한 딤섬집 딘타이펑(鼎泰豊) 본점. 한국 명동에도 있어서 만두집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타이페이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한다는 맛이 어떤 건지 체험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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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인파도 많았고, 번호표를 받았을 때는 40분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답을 받았었는데, 이윽고 합석이 가능하겠냐고 물어오길래 상관없다고 했더니 곧바로 3층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그래서 한국 여대생으로 보이는 2명과 일본인 중년 부부와 함께 6인 테이블에 합석해서 주문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주문은 3팀 따로 받아서 처리했고, 중국어-일어-영어가 가능한 종업원들 덕분에 주문도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사진이 들어있는 메뉴판에 적힌 번호를 보고 주문서에 직접 기재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우리말 밖에 못한다고 해도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았고. 주문은 샤오롱바오 하나만 맛보지 말고 이것저것 맛보자는 취지로 몇가지 시켜봤는데, 결론적으로 샤오롱바오에 집중하는게 좋았다는 감상을 남기고, 적당한 포만감과 함께 딘타이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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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목표는 망고빙수였는데, 일단 기름진 음식을 먹었으니 잠시 소화도 시킬겸 융캉제(永康街)를 걸어보기로 했다. 어디선가 보기엔 타이페이의 가로수길이라던데, 음... 그냥 음식점이나 카페가 많이 모여있는 짧은 거리라고 보면 될 것 같았다. 비주얼적으로 뛰어난 무언가가 있는 거리는 아니었고... 걷다보니 생활용품점이나 인테리어용품점, 학교와 문방구도 있는 생활감 가득한 거리이기도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잠시 들른 문방구에서 그리운 느낌을 가득 받게 되었는데..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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