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1/144 HGAC 셴롱 건담 박스

언젠가부터 건프라리뷰는 거의 하루 몰아서 가조립한 것들을 기록형식으로만 남겨두고 있는데, 이 HG 셴롱은 따로 포스팅으로 남겨두게 되었다. 사실 W건담 초기 5인방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특히 떽떽거리는 창 우페이라는 캐릭터도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5인방 중에서는 가장 애정도가 낮은 건담이기도 한데...

맨 윗 줄 6개 파츠는 사출이 되다 말았다. 불량품.
불량에 대한 대응

건프라라는 취미를 하고 있다보면 가끔은 불량품을 만나게 되어 있다. 모든 기업의 생산 공장이 나름의 QC를 통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전연령을 대상으로 한 상품인 건프라는 특히 품질에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는 하지만 기계도 사람도 실수가 있기 마련이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아니다. 

셴롱 건담 정면
살짝 옆에서
등짝 심플한 매력이 있다.

다만, 한국의 유통사가 힘이 없다보니 적극적인 제품 교체가 불가능하여 '내부 포장 비닐을 개봉한 제품은 교환 불가'라는 원칙을 세워둔 것은 이해를 하려면 할 수도, 해주기 싫으면 절대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무튼, 불량품이 걸렸는데 교환 대상이 아니라 먹고 죽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이야기.

무장은 글레이브와 실드, 그리고...
오른팔의 드래곤 팽. 행이 아니다.
설정대로 휘릭휘릭 펴지며 늘어난다.
불꽃 이팩트라도 있었더라면...

불량품을 구매했는데 비닐을 뜯었으니 내 잘못이라는 회신을 받고 맥이 풀려 갖다 버릴까 하다가 온라인 몇 곳에 징징대는 글을 올렸더니, 이 바닥에서 나름 역사가 깊은 모 커뮤니티에서 어느 분이 '마침 딱 저 부분을 정크로 갖고 있다'는 연락을 주셔서 나눔을 받아 이렇게 유사히(?) 완성을 하게 되었다.

킷 자체는 반다이의 주력 제품군 HG 이자, W건담 초기 5인방의 마지막 라인업으로 등장한 만큼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품질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특유의 사각사각한 조립감과 우수한 색분할, 오른팔의 드래곤팽 기믹 재현이나 글레이브의 빔날 디테일 등. 그리고 결국, 부품을 나눔받아 완성하게 됨으로서 오히려 가장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의 정이 가득 담긴 킷으로 기억에 남게 될 것 같아 오히려 좋아진 그런 킷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먹선 하나 넣지 않은 가조립과 간단한 사진들이지만, 2022년의 나빴지만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 된 사연이 담긴 킷이라 남겨둔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