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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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울리지 않게 꽃사진 하나 더. 앵두나무 꽃은 이제 흔적만 남기고 모두 지고, 그 아래에서 성질 급한 녀석들은 작은 열매를 알알이 맺어가는 중이다. 지난 주에 외출하다가 눈에 띄어서 찍은 배꽃 사진이다. 이걸 한자로 쓰면 이화쯤 되려나. 씰데없는 이야기지만 영원한 날개를 달고 푸른 창공을 날아 텐노를 위하여 미군 함대에 그 젊음을 흩날려버린 젊은이들의 마지막 탑승기가 이화였던가... 아니참, 사쿠라바나면 그냥 벚꽃이려나? 이화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여하간. 그것과는 상관없이, 노랗고 단단한 열매를 맺는 나무의 꽃인데 여린 느낌이 새롭다. 그러고 보면 이 꽃도 20수년간을 지나다니면서 올 봄에야 처음 담아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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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무들은 원래 배나무가 있던 자리에 접을 붙인건지 나무를 새로 심은 건지 모르겠는데, 몇 년전부터 저 자리에 피어있다. 좀 더 붉은 색이 진한 것이 맛이 다른 느낌. 이거 무슨 꽃인지 아시는 분?

...안 어울리게 꼬진 디카로 찍은 사진들이지만, 우리 동네에는 이런 나무들의 꽃도 있습니다..하는 어설픈 자랑삼아 올려본다. 꽃도 한철이고 인생도 한순간이니 노세노세 젊어 놀아...는 아니고, 암튼 꽃입니다. 일본의 5인조 음유시인水幕府는 사람은 제각각 세상에 하나뿐인 꽃이니 열심히 살라고 노래하기도 했다지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피곤한 월요일이지만 맑고 더운 날씨만큼 화창한 기분이 되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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