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레트로 라이브 (2023.6.03)
COVID-19 가 창궐하기 시작한 이후 문화생활이나 대외활동이 많이 축소된 채 살아왔는데, 그래도 요 1년 사이에는 그럭저럭 회복이 된 것처럼 살기 시작하고 있다. 여전히 방탈출이나 노래방 같은 취미생활을 예전처럼 영위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조금씩 극장구경도 가고 이러한 오프라인 행사도 찾아가 보고. 2023년 6월 03일에 용산 대원콘텐츠미디어에서 열렸던 레트로라이브는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애니송 커버밴드들이 모여서 하는 공연이기도 했지만 무려 '김국환' 님이 참여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예매를 했더랬다. 이미 끝난 공연이지만 셋리스트는 여기서.
공연 시작시간이 오후 5시 30분부터라고 되어 있었고 거의 정시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첫 무대는 '청년점프'의 5곡으로 '1/3의 순수한 감정', '메릿사', '하루카카나타', 'Driver's High', 'Shout It Loud' 의 5곡이었다. 하나같이 소위 말하는 '빡센 곡'이었던지라 보컬에게 부담이 가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날 내내 유지되었던 관객들의 높은 텐션과 호응 덕에 즐겁게 마무리되었더랬다. (노래하는 고라니 유튜브 채널)
여러 팀이 공연을 하는 관계로, 한 팀의 공연이 끝나면 인터뷰를 겸한 인터미션 시간 동안 기재를 교체하고 공연 준비를 하는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두번째 팀은 '덕후찌개'였는데, 이번에는 두 팀으로 나뉘어 참여하게 된 관계로 '덕후찌개 블루'라는 이름으로 공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구성은 '블루워터(다냐)', '황금로봇 골드런(다냐)', 'Heart to Heart~로봇수사대 K캅스(다냐&머루)', '세상이 끝날때까지는(머루)', '너에게 가는길~너를 좋아한다고 외치고 싶어(머루)'라는 구성으로, 국내에서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다보니 관객 호응은 식을 줄을 몰랐다.
이어지는 무대는 작년 플레이에서 공연을 보고 나름 관심이 갔던 밴드 얄리얄리얄라셩. 이 팀은 클라리넷과 바이올린이 포함된 풍부한 사운드도 그렇고, 보컬의 매력 뿐만 아니라 OST 연주도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첫 곡 '그랑죠 OST 메들리(instrumental)'는 보컬이 없었기에 다소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다들 마음속에서 마법진을 그리고 그랑죠를 소환하고 엘디카이저를 뽑아들었으리라 생각한다. 이후 여성 보컬분이 부른 'Grip!', '꺼지지 않는 소망', 남성 보컬분이 부른 '페가수스판타지', '버터플라이' 무대가 진행되었는데, 국내에서 워낙 유명한 곡들이라 관객들의 텐션은 내려올 줄을 몰랐다.
앞서 나왔던 덕후찌개 블루에 이은 덕후찌개 레드의 무대는 올라가 있던 텐션을 그야말로 폭발시키는 느낌이었다. 'Winners', 'I'll come', '잔혹한 천사의 테제', '싸이보그 스필반~지구방위대 후뢰시맨', '폭풍의 용자', 'W-Infitiny' 라는 구성이었는데, 후뢰시맨의 후렴에서 터지는 '후뢰시!x3' 떼창은 공연장을 완전히 하나로 만들었던 것 같다.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아니 90년대에 유년기를 보냈더라도 너무나 잘 알 수 밖에 없는 '김국환'님의 라이브공연이 마지막 무대로 이어졌는데, '은하철도 999', '미래소년 코난~축구왕슛돌이', '메칸더V', '타타타', '검정고무신' 은 그야말로 뇌리를 넘어 심연에서부터 올라오는 가슴 뜨거운 무대였다. 디너쇼 느낌이 나는 한 곡 부르고 토크, 다시 한 곡이라는 구성이었는데, 더욱 무대에 몰입하게 만드는 노련한 무대 구성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모든 공연이 끝난 후, 앵콜로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은하철도 999'를 부르고 공연이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모든 공연이 끝나고, 샷다를 내리고 있는 용산 아이파크몰을 빠져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가본지 몇 년은 된 것 같은 노래방 생각이 간절했지만 무려 3시간 반에 걸친 알찬 공연 덕에 체력 방전과 피로감을 느끼며 집으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제2회 공연은 11월 25일에 열린다고 하는데, 또 다른 추억의 만화영화 주제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대가 되지 않을까 기다려진다. 티켓 오픈되면 일단 무지성으로 예약하고 보는 걸로... 그리고 그 사이에 A.sound를 비롯한 다른 팀들의 커버 공연이 또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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