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낙동강이 차분히 흐르던 어느날

달에 한두번 정도 장거리 출장을 가게 되는데, 간만에 대구에 들렀던 기록을 잠시. 업무를 마치고 숙박을 위해서 동성로 근처에 머물렀던 어느날,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잠시 밤거리를 헤매다녔더랬다. 그리고, 잠시 옛날에 즐겼던 걸 다시 즐겨보는 경험을 해보았다.

한동안 불꽃처럼 시간과 열정과 돈을 태웠던 방탈출... 언젠가부터 전혀 다니지 않고 있긴 하지만.. 다음 번에 아내와 대구를 들르게 된다면 혹시나... 그나저나, 동성로는 문 닫은 가게들이 조금씩 있긴 하지만 여전히 활기가 있더라.

UFO.캐처가 있어? 일본 정품 경품피규어도??
4인용 스나이핑 게임
저 쥐라기 공원은 설마...
데이토나!!

짱오락실... 로 기억하는, 지하 2층까지도 이어지는 거대한 오락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감동적이었는데, 1층에는 무려 UFO 캐처가 있더라. 운영 방식도 일본 방식 그대로... 심지어 들어있는 경품피규어도 알베도(오버로드)와 드레이크(니케)... 약간 돈을 넣어봤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걸로 하고 포기. 신기한 게임들이 많았는데, 고전 체감형 게임들도 몇 대가 놓여있어서 그야말로 감동 두배..라는 느낌이었다.

저녁은 역시 카레.

오락실 구경을 마치고, 저녁으로 뭘 먹을까 이리저리 쏘다니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일본식 카레를 먹는 걸로 정했다. 들어가보니 규카츠가 메인인 것 같은데, 나는 아랑곳 않고 카레를 시켜보았다. 딱히 맵기를 선택할 수 없는 걸 보고 예감은 했지만, 소프트하게 누가 먹어도 문제없는 정도의 맛이었다. 가볍게 한 그릇 비우고 나서, 슬슬 숙소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도중에 또 거대한 오락실이 보였다. 대구.. 역시 보수의 심장... 오락실을 잘 보존하고 있구나...

몬스터... 폰트가 몬헌 같은데?
펌피럽이 여러대
디댤!! 운동화만 신고 있었어도...
완간이 4대!!
크루즌도 4대!!!
이니D는 2+2!!

 

드럼을 조금 쳐 보았다.

정장을 입고 있던 터라 뭔가 플레이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사람이 거의 없는 오락실에 기타도라가 있는 걸 보고, 예전 곡들을 조금 쳐 보았다. 드럼에 앉아서 페달을 다 끄고, 초창기 곡들을 조금 쳐 보았는데... 기타도라 버전이 되면서 채보가 달라졌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래도, 정론(세이론)은 예전 그대로라 실로 오랫만에 두들기는 재미를 맛보았달까. 한적한 오락실에서 시간을 조금 보내고, 체력에 한계를 느끼며 다시 살방살방 걸어 숙소를 향했다.

백화점으로는 보이지 않던 무궁화 백화점...
숙소로 가는 길에 있던 근대역사관

크게 늦지 않은 밤이라 그런가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이 없지 않은 거리를 지나, 숙소로 돌아가 대략 씻고 침대로 기어들어가 쿨쿨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대구에 들러서 뭔가 먹고 마시고 한 것이 거의 1년만이었는데, 언젠가 시간을 내어 대구에서도 한 번 놀아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룻밤이었다. 동성로의 크고 아름다운 오락실이, 언젠가 또 들를 때까지 번창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