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1으로 등장 당시 건담로봇대전이냐는 비아냥을 들었던, 수많은 건타쿠용 게임 중에서도 극상덕후게임. 생긴 건 SD지만 어떤 건담게임에서도 재현하지 못했던 건담월드를 연대기처럼 따라가며 건담월드를 체험해 볼 수 있게 만든 게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방대한 컬렉션 노가다를 마다하지 않게 만드는 신비한 게임. 수많은 건담 게임들 중 비교적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브랜드. 그것이 G제너레이션(제네레이션?) 시리즈이다.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작년 여름 B'z 라이브짐에 다녀오다가 구매했던 프습용 SD건담 G제너레이션 포터블(이하 지제네포)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샷과 저작권 표시는 여기까지... 개인적으로 지제네 시리즈를 해 본 것은 첫번째 지제네와 세번째 F, PS2용 네오, 그리고 프습용 포터블 정도 되겠다.
이 중 F는 전역 후 상태가 좋은 중고를 입양하여 꾸역꾸역 플레이를 했었고, 건담부터 턴에이까지(F 발매 당시 턴에이는 방영중이라 첫스테이지가 보너스 스테이지 형식으로만 들어있다.) 망라한 건담월드 순례가 매우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F는 TV 및 극장용 애니메이션(OVA 포함)으로 나온 정사(라는 표현이 적합한지..) 뿐만 아니라 소설판으로만 존재하는 [섬광의 하사웨이]와 코믹스만 존재하는 [기동전사 크로스본 건담]까지도 플레이가능한 맵을 수록하여 방대한 건담월드, 건담사가를 제대로 체험해 볼 수 있는 대작이었다. 물론 게임 시스템 상 공격을 많이 할 수 있게 EN이 많은 기체가 빔샤벨만 휘두르고 다니면 클리어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이 게임의 또다른 재미이자 매력인 컬렉션 달성 및 기체 성장을 위해서는 운용중인 팀의 각 기체들에게 골고루 경험치가 돌아가도록 공격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깡패 기체 한 대가 전장을 평정하는 등의 플레이는 잘 나오지 않게 된다고 하겠다. 물론 하려면 할 수 있지만. 또한, 지제네 시리즈에서만 등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들의 경우 해본 사람은 잊을 수 없는 극강에이스 마크 길더라던가 쥬너스 리암, 에리스 크로드 등의 인기 캐릭터들이 나름대로 역사를 쌓아오고 있으며 건담월드 본연의 에이스들-아무로 레이라던가 까뮤 비단, 쥬드 아시타 등-을 입맛대로 편성하여 전장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 하겠다.
한편 PS2로 발매되면서 전투 화면을 3D로 개편하고 수퍼로봇대전 스타일로 시나리오를 짬뽕날림뽕빨로 편집한 네오의 경우, F 보다 축소된 컬렉션 규모와 건타쿠라면 용납하기 힘든 시나리오 설정-케로몬솔로몬의 악몽 아나벨 가토와 붉은 혜성 샤아가 대등하게 맞짱을 뜬다던가-등의 많은 변화를 안고 나타나서 발매 초반에는 욕을 먹기도 했지만, 발매 당시 방영 초반이었던 건담 SEED의 스트라이크 건담과 이지스 건담, 원더스완으로만 발매되었던 지제네 모노아이건담의 오리지널기체 시스쿠드 등을 사용할 수 있었던 점을 비롯해 빠른 템포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과 전투의 화려함 등의 장점을 인정받아 이후 지제네 SEED, 리얼타입 유닛들이 등장했던 데스티니 등이 발매되는 초석을 닦는 한편 지제네 시리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프습으로 발매된 이 지제네포는, 네오보다는 F에 가까운 형태로 발매되어 긴 시간을 투자하게끔 만들어진 게임이다. 우선 지금까지 가장 최신 건담인 SEED 데스티니의 엔딩까지 완전한 시나리오가 구성되어 있고, 지제네 시리즈의 백미인 SD CG무비도 모두 들어있어 보는 낙이 있는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만 F와는 달리 TV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존재하는 시리즈의 시나리오만을 싣고 있기 때문에 S건담의 [건담 센티넬]이나 크사이건담의 [섬광의 하사웨이], 크로스본건담X1-2-3의 [기동전사 크로스본 건담], 건담 헤이즐의 [어드밴스 오브 제타-티턴즈의 깃발 아래서], 즈다 등의 [MS 이글루] 등의 기체들은 등장하지만 시나리오로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움이라고 하겠다.
또한 네오에서 확립된 다구리동시 공격 시스템을 통해 한번의 전투로 많은 아군 기체들의 성장을 꾀하고 난적을 쉽게 잡는다는 요소가 탑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전투 화면을 보지 않아도 전투가 길어져서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 타임이 길어지게 된다는 아쉬움 또한 남는다.
그 외에 또 흠을 잡자면 기동신세기 건담X 까지의 CG 동영상들은 F의 재탕이고 턴에이 이후의 시리즈만 새로 제작된 동영상이라는 점도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다. 게다가 사운드 설정이 이상한 건지 내 프습이 이상한 건지 CG무비의 사운드 편집이 이상해서 효과음과 대사가 충돌한다는 느낌이라 파일럿들의 대사를 알아듣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도 적어둔다.
장점과 아쉬운 점을 이것저것 안고 있는 게임이지만, 그래도 건담 월드에 관심이 있고 SD 건담에 거부감이 없으며 볼륨이 크면서 노가다 요소가 많은 게임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게임이라는 것을 적어둔다. 개인적으로 휴대기는 최대한 집에서 하지 않는다는 주의 덕분에(전혀 안한다는 건 아니다) 작년 8월 구매 이후 3월 마지막에 와서야 엔딩을 보게 되었지만, 덕분에 지하철-버스 등의 이동시간을 알차게 게임으로 채울 수 있었다는 것도 적어둔다. 가끔 지제네 시리즈를 하나 정도 해줘야, 건담 월드에 대한 감을 잃지 않는다. ...건프라와 애니 시청도 하고는 있지만서도... 아..아무튼, 여기에 2007년 3월의 클리어 게임으로 지제네포를 적어둔다. 이미 시작한 수퍼로봇대전W와 조만간 도착할 DJMAX2가 이동시간을 채워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