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https://www.youtube.com/watch?v=2dcTI7HokVk 

제목은 5인데 위 영상은 2022년 6월 03일 발표된 스트리트 파이터 6의 영상. 2023년 발매 예정으로 6를 발표한 시점에서 올리는 5 포스팅이라.... 아주 열심히 즐겼다고는 하기 힘들지만, 플포를 집에 들이고 나서부터 나름 끊기지 않고 가늘게 플레이해 온 끝에 이제서야 올리는 포스팅이다보니 어쩌면 이것이 클리어포스팅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를 전자오락의 세계에 깊게 이끈 최애 게임 중 하나의 후속작을 즐긴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0nFd7Iylj5A 

PS3와 XBOX360 시절에 스트리트 파이터4가 다소 뜬금없이 돌아오면서 3D 그래픽으로 그려진 스트리트 파이터 본가 시리즈의 맥이 다시 이어지기 시작하고, 설마했던 5가 PS4와 PC, XBOX ONE 용으로 발표되었더랬다. 2느낌이 나면서도 새로운 시스템과 재미를 검증받은 4에 이어, 더욱 좋아진 그래픽과 PC와 플포만이긴 해도 타기종간 네트워크 대전을 지원하는 등 의욕적을 발표한 5였지만 발매 직후에는 볼륨이 너무 작고 향후 DLC 와 업데이트로 보강해 나간다는 정책이 욕을 많이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제작사 캡콤이 플삼 시절 과도한 DLC 장사를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고, DLC 정책이라는 것이 플레이어들에게 막 정착하던 시기이기도 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스트리트 파이터 5 승룡권 에디션
등짝
패키지 옆에서
박스 구성품

그러거나 말거나 스트리트 파이터 5는 계속 업데이트를 해나갔고, 4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케이드 에디션을 내고 뒤이어 스파2대시의 부제였던 챔피언 에디션까지 업그레이드하여 현재에 이른다. 공식적으로 2022년까지 업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젠가 최후의 DLC가 나오고 나면 그 모든 DLC를 합친 결정판 합본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2017년 6월 처음 시작했던 것 같다.
고선생님이 사자가 되어서 좀 놀랐었다.
지금도 매칭되면 무서운 미카
더 이상 내가 아는 달심이 아니게 되었더랬다.

아케이드 에디션은 나름 대형 업데이트였는데, 제로2에서 처음 등장해서 큰 인기를 얻은 사쿠라가 첫 등장하기도 했었다. 다만 이 때 쯤 업데이트된 캐릭터들은 모션이나 모델링이 좀 기존의 캐릭터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도 있었는데, 그것이 격투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에 크게 영향을 주는 건 또 아니었으니까.

아케이드 에디션 당시 로딩화면
제로(알파) 스토리모드 사쿠라 엔딩
클리어 특전 일러스트
캐릭터 스토리 엔딩
이제는 여고생이 아닌 사쿠라
류는 뭐 생각이 있긴 한건가...
블랑카 인형을 파는 블랑카
브라질 캐릭터 라라와 함께
아케이드모드 블랑카 엔딩

2018년에 아케이드 에디션을 통해서 사쿠라, 블랑카, 코디, 사가트 같은 기존 캐릭터 외에, 3의 Q로 추측되던 G의 추가와 필살기 조작이 대단히 이질적인 팔케가 함께 추가되었더랬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기에 나름 열심히 게임을 했었는데, 플레이어들이 많이 돌아와서 저녁 시간에는 랭킹매치 매칭도 잘되었고 그만큼 울트라브론즈~실버 랭크에 다양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상당히 힘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스파1 미국 거인 캐릭이었던 버디
파이널 파이트 터프에서 온 루시아
오락실에서 정말 많이 봤던 2의 류 엔딩
션이 안나오는 관계로 3에서도 라라
내 5 주캐는 브라질의 라라.
신키로 화백 일러스트로 만나보는 로즈.
사립 저스티스 학원에서 온 게스트 아키라
6의 주인공 루크가 5 마지막 신캐릭터였다.

2020년대, 지금 세상은 대전격투게임이라는 장르가 많이 위축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발매되는 게임들을 보고 있노라면 스트리트 파이터, 길티기어, 모탈컴뱃 같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게임들이 끊기는 일 없이 발매되고 있고, 이제는 산소와 물처럼 당연한 인터넷을 통해서 오락실 옆자리가 아니더라도 대전을 즐기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교복을 입고 오락실에 들러 100원 주화 하나하나에 무게를 실어가며 플레이하지도 않고, 그 시절 같은 피지컬도 잘 나오지 않는 중년이 되었지만, 고수는 아니더라도 너무 많이 지지 않는 정도의 실력이라도 유지하면서 싱글플레이와 네트워크 플레이를 모두 즐길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후속작이 꾸준히 이어진다는 점은 참으로 감사한 사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기도 하고.

배경도 복장도 저스티스 학원
제로와 3와 저스티스
캡콤 격투게임 걸즈 쯤 되려나

스트리트 파이터 5는 이제 더 이상 추가 캐릭터는 없을 것 같고, 지금까지 나왔던 시리즈 들에서 조금씩 캐릭터들을 추가하여 캡콤 격투게임을 즐겨온 사람들에게 끝나지 않는 축제같은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 파이널 파이트에서 아비게일, 파이널 파이트 터프에서 루시아, 사립 저스티스 학원에서 카자마 아키라처럼, 그 캐릭터를 충분히 떠올릴 수 있게 하면서 스트리트 파이터 5라는 시스템에 녹아든.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느낌은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만족스러운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케이드 모드를 클리어하면 오픈되는 추가 일러스트들은 과거 일러스트를 수록한 것고 있지만, 완전히 새로 그려진 것도 많아서 수많은 캐릭터들로 소위 컴까기를 하면서 차분히 즐겨볼만한 가치가 있기도 하고.

처음 실버로 올라갔던 게 2019년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겨우 서바이벌모드 100명 클리어
트로피 '강한 녀석과 싸워 보자고!'
2022년이 되어서야 겨우 골드 승격!!!

마지막으로, 게임을 시작하고 5년만에서야 겨우 골드 랭크를 찍었던 감격이 이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다는 계기였다. 나는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어릴때나 지금이나 게임 실력이 참 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꾸준히 붙들고 있었더니 대전 운빨이기는 하지만 결국 골드 랭크에 도달하는 감격을 느껴보게 되었다. 랭크 떨어질까 무서워서 이제 랭크매치는 봉인하겠지만, 종종 캐주얼 매치로 짬짬이 계속 즐겨나갈 생각이다.

내년에 발매될 스트리트 파이터 6에서도 세계의 강호들과 권을 맞대는 시간을 종종 가질 수 있기를. 1991년 어느 봄날부에 내 삶의 방향을 살짝 틀어버렸던 스트리트 파이터를 허접한 실력으로나마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