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FC HOME 88 = 에프씨 홈 88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8비트 전자오락기의 황제였던 닌텐도의 훼밀리 오락기.. 패밀리컴퓨터, 패미컴의 원본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중학교 때 쯤 처음 가졌던 걸로 기억하는 훼밀리는 당연히 대만제 패미클론, 훼밀리 오락기였고, 그 당시에는 닌텐도 오리지널 패미컴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는 대부분 패미클론을 갖고 놀았던 것 같다. 심지어, 당시 국내 대기업에서 발매했던 패미컴 호환기들 (슈퍼콤, 파스칼...)또한 호환기였다고 하고... 아무튼, 이제는 패미컴용 게임을 잊고 살다가 다시 조금씩 모으기 시작하면서, 뭔가 패미컴 게임을 돌릴 수 있는 게임기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중고로 하나 들이게 된 기기가 이 FC HOME 88, 에프씨홈88 되겠다. 

구동하는 모습은 대충 이런 느낌.

이 게임기는 국내에는 '아빠 게임해' 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은근히 국내에 많이 풀린 기기의 원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근원을 찾아보면 유명한 레트로 기기 메이커의 변종의 변종 같은 뭐 그런 느낌 같은데, 그런건 뭐 그러거나 말거나... 일본에서 발매된 실기 구동이 가능한 카피판 훼밀리, 패미클론이라고 하겠다. 

팩을 꽂아도 잘 작동하고, 반다이의 '데이타크'도 구동이 되는 괜찮은 성능의 게임기 같다. 동봉되어 있는 2개의 패드는 모두 터보버튼이 붙어있고, 의외로 조작감도 썩 나쁘지 않아서 괜찮았다. 팩을 꽂지 않고 전원을 넣으면 기본 내장되어 있는 88종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는데, 국내에서 이렇게 말하면 당연히 유구한 역사의 중국제 88합팩 같은 건가 싶겠지만 일본판이다보니 라이센스 문제로 자체제작한 것 같은 매우 단순한 구성의 게임이 88종 들어있다. 솔직히 추천할 만한 게임성은 아닌 걸로. 게다가, 이 버전의 경우는 AV 연결만을 지원하는 관계로 요즘은 이 기기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TV나 모니터를 구하는 것도 어렵다.

요즘은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에뮬레이터를 구해서 직접 즐기는 걸 넘어서 브라우저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사이트들도 많이 있다보니 굳이 패미컴 실기를 돌릴 게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실기로 직접 구동하는 감성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럭저럭 쓸만한 기기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