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박스아트
박스 등짝. 귀여운데...?
옆면1. 분리하면 타고다닌다고.
옆면2. 구성과 기믹 소개.

역전왕 로보트. 어렸을 적, 대충 국민학교 2~3학년 시절로 기억한다. 매일 들러서 구경하는게 삶의 낙이었던 학교 앞 문방구에서 오늘은 무슨 100원짜리 프라모델을 만들어볼까 하고 구경하던 중, 200원짜리 프라모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이 바로 역전왕. 뭔가 영어식 이름도 아니고, 무슨무슨 알파벳! 도 아니고, 이름이 밑도 끝도 없이 역전왕. 초반에 얻어맞다가 역전으로 이긴다는 건가... 이게 뭔가 하고 박스아트를 보니, 흔히 보기 힘든 큼지막하고 살벌한 칼을 들고 있는 로보트가 그려져 있었다. 뭔가 썬더A 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건담은 아닌 것 같고, 주머니에 200원이 있었기에 사가지고 비오는 날 젖지 않게 소중히 안고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이 난다.

일단 조립을 마무리하고 늘어놓아 보았다. 루즈파츠인 손들은 제외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 시절 넘쳐나던 100~500원짜리 조립식 프라모델들의 종류는 실로 어마어마했었고 지속적으로 생산이 이루어진 것은 정말 유명한 몇 종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금형이 그리 견고하지 않아서 오랫동안 생산이 불가능했을 수도 있겠고... 그 뒤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고 인터넷에서도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내 기억속에서 큼지막한 칼과 방패를 들고 있던, 건담은 아니지만 멋진 로보트였던 역전왕은 그 원본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함이 남아있었다.

토큐자우루스 형태
방긋 웃는 느낌의 눈과 공룡같은 디자인이 귀엽다.
등짝의 디자인이 뭔가 유치한 것 같기도 하고.
트레일러와 알(?)을 끌고 가는 모습도 재현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이 로보트 역전왕은 타임보칸 시리즈의 하나인 역전입빠츠맨에 등장하는 로봇이라고 한다. 내 세대보다는 조금 더 형님들 세대에서는 나름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 '이겨라 승리호' 시리즈인 셈인데, 국내에서 방영했던 '이겨라 승리호'도 본 적이 없으니 역전왕이라는 이름의 로보트를 제대로 알 수가 없었더랬다. 그걸, 뒤늦게 온라인에서 발견하고 만들어 보게 되었다.

비행기가 날아와서 머리로 합체하고
뒤로 접혀있던 다리를 펴고 앞을 막고 있던 배를 등짐으로 돌린다.
역전왕으로 분리완료!
저 거대한 검과 무식해 보이는 방패가 인상적
스티커가 거의 쓰이지 않는 색분할을 보여준다.
등짐이 좀 아쉬운 느낌

반다이의 SMP 시리즈가 그렇듯이, 일반판과 한정판으로 발매되었으며 일반판은 역전왕 상하반신으로 구성된 2종 세트이며 토큐 자우루스를 가지려면 한정판으로 발매된 이 세트를 구해야만 한다고. 사실 로보트 자체에만 애매한 추억이 있던지라 역전왕만 일반판으로 구매하려다가, 기왕 구하는 거 세트를 구해보자고 생각해서 인터넷을 뒤져서 구해보았다.

얄쌍해진 토큐자우루스
배기파이프도 그렇고 굉장히 올드하면서 귀엽다.
등짝. 윗판의 핀에 역전왕을 고정할 수 있다.

SMP 시리즈는 종종 너무나 많은 스티커가 포함되어서 원성을 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세트의 소체이자 일반판인 역전왕 자체에는 스티커가 거의 쓰이지 않고, 복잡한 느낌인 실드는 부품분할만으로 스티커 없이 깔끔하게 만들 수 있어서 나름 감동적이다. 폴리캡이라는게 쓰이지 않다보니 자꾸 가동하다보면 헐렁해질 것이 걱정되긴 하지만, 막 만든 시점에서는 튼튼하게 잘 가동하는 것이 꽤나 만족스러운 느낌이다.

역전왕 토큐자우루스 세트!!

이 SMP역전왕을 알아보다 보니, 타임보칸 시리즈에는 이 역전왕 말고도 삼관왕(...)과 대거신&대천마라는 로보트가 있다는데, 삼관왕은 기억에 전혀 본 적이 없지만 대거신&대천마는 보는 순간 추억 속에 있던 어느 허접한 카피프라가 바로 떠올랐다. 대천마도 한정판으로만 구할 수 있던데... 이거 지금 구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