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용과 같이 5 ~ 꿈을 이루는 자
PS3로 나왔던 용과같이 시리즈 중 마지막 정식 넘버링에 해당하는 5. 시리즈를 쭉 클리어해보며 이야기를 따라오다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매우 당황스러운 퀄리티였던 3에서 4도 나름 발전한 느낌이 있었지만, 이 5는 PS3로 당시에 즐겼더라면 이 정도로 발전했구나 하고 감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좋아진 느낌이 들었다. 그래봤자 극이나 제로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확실히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작품이라 하겠다.
4편에서는 마지막에 등장했던 키류는 이번엔 맨처음에 등장한다. 그것도 전혀 쌩뚱맞은 후쿠오카에서 혼자 살면서 택시를 몬다는 설정으로. 이 뜬금없는 파격 설정은 뭐지..하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스토리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는 아주 훌륭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다녀온 후쿠오카 텐진~나카스 쪽 을 잘 재현하고 있어서 플레이하는 내내 후쿠오카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다. 일본에서 택시 운전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나, 이니셜D와 완간 미드나이트를 섞어놓은 것 같은 사이드 스토리가 꽤 재미있었다.
2부의 주인공은 사에지마로, 전작에서는 오키나와 형무소를 탈옥하더니 이번에는 일본의 다른 쪽 끝인 홋카이도의 이바시리 형무소를 탈옥한다. 원해서 한 탈옥은 아니지만... 아무튼, 형무소를 나와서 잠시 마타기(사냥꾼)들의 산속마을에 머무는 파트에서 수렵을 진행할 수 있는데, 이게 개인적으로 대단히 재미있었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낚시는 영 재미가 없어서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는 편인데, 이 수렵 파트에서 상당히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도시로 나오면 펼쳐지는 무대는 삿포로의 오오도리 공원인데, 유키마쯔리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정이라 언젠가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겨울의 홋카이도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3부는 두 파트로 나눠지는데, 전반은 무려 '하루카'가 주인공이다. 당연히 주먹질을 하는 건 아니고, 프로젝트 디바를 변형한 것 같은 미니 리듬게임으로 댄스배틀과 라이브 배틀을 벌인다는 설정으로 나름 열심히 돌아다닌다. 댄스 배틀은 약간 복잡한 듯 심심한 미묘한 느낌의 리듬액션 게임인데, 몇 가지 속성의 히트액션을 구사하여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 라이브 배틀의 경우는 프로젝트 디바의 변형 같은 느낌인데, 준비된 3가지 곡에 익숙해지면 어려움없이 쭉쭉 클리어해 나갈 수 있다. 연예계의 추한 뒷모습도 조금은 리얼하게 그려지는 느낌으로 역시 기존의 시리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이 있었다.
3부의 후반은 전작의 아키야마가 합류한다. 아키야마는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이 정도로 머물러선 안 될 거물의 자질을 가진 것 같은데... 하루카를 서포트 하면서 하루카가 휩쓸린 사건의 진상을 알아서 척척 찾아가고 해명해 간다. 아키야마의 경우는 서브 스토리가 다소 심심한 편인데, 나름대로 아키야마가 노숙자를 거쳐 요상한 사채업자가 되게 만든 과거의 직장 상사를 만나는 이야기가 있긴 하다. 너무 설렁설렁 넘어가는거 아닌가 싶은 느낌이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과거를 정리하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4부의 주인공은 완전한 신캐릭터인 시나다 타츠오. 전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라곤 하는데, 다른 캐릭터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매우 짠하다. 캐릭터 배경과 몰락하게 된 스토리와 거기에 숨겨진 비밀 등등 설정은 나름 꽤 재미있는데.. 폭력과 관계있는 직업이 아니라서 그런가 전투 성능이 영 별로였다. 게다가 워낙 짠하다는 면을 어필해서 그런가 이야기나 장면장면은 좋은데 어째 영 폼이 안난다는 느낌도 들어서 뭔가 밸런스가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최종부에 합류하는 모양새가 어째 설명이 부족하면서 그 정도 연관성으로 이렇게까지 움직이냐.. 싶기도 한 미묘한 캐릭터. 서브 스토리와 메인 스토리 모두 야구가 깊이 관련이 있는데, 배팅 센터에까지 시간을 쏟고 싶지 않아서 몽창 패스했더랬다...
그리고 최종부는 4명의 주인공이 또다시 카무로쵸에 모여서 약간의 서브스토리를 완료할 수도 있고 그대로 엔딩을 향해 돌격할 수도 있는데... 어째 최종보스와 그 흑막이 상당히 뜬금없다는 느낌을 주는데다 주인공 4인방(+1) 의 이야기 흐름도 너무 급하면서 뭔가 엉성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늘 그렇듯 각 장면장면의 연출만큼은 충분히 멋있었고, 처음으로 자신의 운명을 슬퍼하는 것 같은 키류의 절규라던가, 각자의 '꿈'을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상당히 괜찮은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용과 같이 시리즈의 엔드 컨텐츠라고 생각하는 아몬 일족과의 싸움은 기본적으로 4와 같은 4파전. 카즈야나 지로는 난이도라는 걸 이야기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별 거 없이 쉬운 편인데, 산고와 싸우는 시나다는 기본기도 별로고, 그나마 먹히는 무기인 쇠파이프로 아주 짜게 짜게 싸워야 하는 관계로 상당히 짜증스러웠다. 인벤을 꽉 채워간 체력 회복템을 다 쓰고 아슬아슬하게 클리어했는데... 키류VS죠는 늘 그렇듯 부조리한 판정과 기술을 이겨내야 하는 관계로 상당히 어려웠다. 하지만, 아몬 죠를 다운시킨 후 기상 타이밍에 약공1격+강공1격+피니시 홀드를 잘 쓰면 한 대도 안 맞고 그것만 써서 이기는 것도 가능하긴 하다. 어떻게 다운시키느냐가 문제겠지만...
하루카 역시 서브스토리와 스케쥴 미션 등을 모두 마무리하면 회사 앞에 아몬 일족이 찾아온다. 하루카는 키류가 아몬 일족과 싸웠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일단 가보기는 하지만 이상함을 느끼고 도망가려고 하는데...
어쨌든 댄스 배틀을 하게 된다. 체력을 떨어뜨려서 이기긴 어렵고 스코어로 이겨야 한다고 하던데, 액세서리 세팅을 그렇게 맞춰두고 히트 액션을 적절히 써가며 리듬액션을 틀리지만 않으면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는 듯. 그런데 1번만 싸우고 끝이 아니라...
댄스 배틀에서 승리하면, 이번에는 라이브 배틀로 승부를 걸어온다. 라이브 배틀에 맞게 액세서리 세팅을 바꾸고 많이 틀리지만 않으면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1,2차전 모두 1트로 승리. 나름 귀여운 구석이 있는 아몬 노아지만, 하루카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하는 건 이 5편이 유일하다고 하니 아마 다시 볼 일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용과 같이 시리즈는 다양한 미니 게임과 서브 스토리가 큰 재미 요소인데, PS3 판을 베이스로 하는 3,4,5 편의 경우 뭔가 조작감이 구리거나 판정이 부조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아서 자주 즐기지 않았는데, 5를 하면서는 캬바클럽도 전혀 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류의 택시 및 레이싱, 사에지마의 수렵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 갖고 놀다보니 그럭저럭 50시간 이상을 푹 빠져서 즐겼던 것 같다. 이제 플포로는 정발되지 못한, 키류 사가의 마지막이라는 6를 스팀판+유저한글패치를 적용해서 즐겨볼 차례인데, 당분간은 인간백정 김레온과 싱글벙글 스페인 출장을 즐겨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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