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프리미어 상영으로 관람

기동전사 건담 SEED 라고 하면 아무래도 '요즘 건담'이라고 생각해버리고 마는데, 사실 20년 전에 나온 '틀딱건담'이라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SEED 와 SEED DESTINY 라는 TV판으로만 100화 짜리 에피소드를 가진 큰 이야기인데다, 당시 애니메이션 외에도 게임, 모형, 코믹스, 설정으로 전개된 세계관이 사실상 '우주세기' 다음으로 거대한 이야기를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후속작이었던 '기동전사 건담OO(더블오)' 가 대호평에 힘입어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진작에 전개되었음에도 SEED 극장판은 소문만 무성하다가... 대략 20년의 세월이 흘러서 이제야 개봉하게 되었다. 

전건담 긍정파...라는 노선을 유지하고 싶지만, 근래에 도저히 좋은 소리를 해주기 힘든 건담들도 나오다 보니 SEED 정도면 선녀겠거니, 하는 마음과 오랫만에 SEED 신작이라는 반가움과 함께 프리미엄 상영을 예약하였고, 첫회차는 아니지만 첫날 두번째 상영회차로 관람하고 왔더랬다. 이 다음은 스포일러가 가득한 감상이 들어있으니 유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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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ED가 건담 0079, SEED DESTINY 가 Z 오마쥬라 볼 수 있는데, 이번 극장판 FREEDOM 은 '샤아의 역습' 같은 느낌.
 - 주인공 중 키라 야마토는 기존의 득도한 보살 이미지를 깨고, 중압감에 무너지고 나서는 찌질한 모습을 보여준다.
 - 또 다른 주인공 아스란 자라는 그야말로 진 주인공 포지션. 근데 카가리랑은 잘되는 거고 메이린은.. 이용하는건가?
 - 또 다른 주인공 라크스님은, 이번에는 붙잡힌 공주님이 되기도 하고, 험한 꼴 보기 직전까지도 가고.. 섹스심벌로 이용당하는 것 같기도.
 - 역전의 기함 아크엔젤이 굉침하고 다시는 만나볼 수 없게 되었다. 네임드 아크엔젤 크루는 전원 생존한 것 같지만... 아크엔젤이 없어지면 더 이상 SEED는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 DESTINY 에서 등장한 검은 삼연성은 리더 힐다만 남고 전멸한다. 나름 비중있는 조연들이었는데 아쉬운 부분.
 - 신캐릭터 아그네스는 그야말로 '퀘스 파라야'. 죽지 않고 살아남기는 하지만, 퀘스보다 더욱더 동정의 여지가 없다.

 - 카가리는 전작들에 비해 활약이 조금 아쉬운 것 같기도 하지만, 정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더욱 어른스럽다. 중간의 서비스샷은.. 음...
 - 신 아스카는 주인공급이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개그캐릭터로 점찍어 버린 것 같다. 최종전의 대활약은 인상적이지만 그나마도 개그적인..
 - 루나마리아 호크는 손버릇이 너무나... 나름 마음고생도 많이 했겠지만서도...
 - 시호 하넨프스 살아있었어?
 - 드라구나에서 피드백된 것 같은 디자인이 보인다.
 - 최종전에서 디펜더를 타고 날아가는 라크스님은... 크로스앙쥬를 보셨나...
 - SEED 세계관을 알면 알수록, 기억하면 기억할수록 알아볼 수 있고 알아들을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원작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선물같은 작품.
 -  블랙스쿼드는 대단히 이질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해당세력 '파운데이션'이 건담U.C의 '소데츠키=소맷동' 급으로 정신나간 디자인과 정서를 보여주는지라 그런가보다 하고 이해하게 된다.
 - '인류의 꿈, 인류의 업' 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슈퍼코디네이터 키라 야마토를 되다 만 실패작 취급하는 놈들이 다수 등장하긴 하는데... 그냥 죄다 미친놈들 같다.
 - 플랜트는 이미 몇 번의 전쟁으로 휘둘렸는데... 이번에도 쉽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극장판 단편이다보니 전개가 허술해 보이는 점이 아쉽다.
 - 설정으로 공개된 마이티 스트라이크 프리덤이 실체검을 들고 있는데 일본병인가.. 했는데, 그게 필요하다는 설정을 보여준다. 건담 엑시아와 통하는 것 같기도.
 - 설정으로 공개되었던 '즈고크'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특히 전반적으로 '완벽초인'이 되어버린 아스란 자라의 활약을 뒷받침해주는 그 자체.

  4DX라서 어느 정도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격렬한 MS 전투와 대인전에서 아낌없이 흔들어주는 의자 덕분에 관람자체에 피지컬이 요구되는 느낌도 있었고, 여지없이 등장한 핸드폰 빌런 때문에 신경쓰이는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즐거운 관람이었다. SEED의 팬이라면 반드시 관람하기를 추천하는, 재미있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었다. 꽤 반응이 좋은 것 같은데, 내리기 전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극장에서 보고 싶기도 한데...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