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 ~ 2025

작년의 건담 SEED 프리덤 극장판 관람에 이어, 이번엔 곧 TV판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예정인 신작 건담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 극장판을 보고 왔다. 설정과 디자인, 여러가지 썰들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제발 완전히 망해서 깡통차기를 기도하고 있었는데... 분하게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다.' 그리고, 대중에게 보여주고 판매하기 위한 서브컬쳐 엔터테인먼트가 '재미(는) 있다'라는 것은 그 자체로 미덕 아니겠는가. 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한가득이니 직접 보실 분들은 뒤로 가 주시길...
- 극장판 영상물은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비기닝'과 TV판 01~02화를 묶은 구성을 보여준다.
- '비기닝'을 보면, 이 영상물에 대한 호불호가 대번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에 따라 난 '극불호'였다.
- '비기닝'은 건담 세계관 중에서 가장 유명한 '1년 전쟁'이 어떻게 비틀어져 흘러가는 지를 보여주는데, 이야기의 흐름은 그야말로 헛웃음이 나오는 IF 스토리.
- 최초 건담을 대지에 세운 것은 '아무로 레이'가 아니라 '샤아 아즈나블'이라는 것부터 시작한다.
- 참고로 2025년 3월말 시점에서 본 작에 '아무로 레이'가 등장할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 1년 전쟁의 굵직한 전투들은 대체로 일어났고 전개 양상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는 식으로, 기존 1년 전쟁의 '패러렐 월드'를 다루고 있다.
- 기렌 총수, 키시리아 자비, 가르마 자비, 마 쿠베, 샤리아 블루 등의 원작에선 사망한 인물들이 대거 생존한 상태로 종전에 이른다.
- '비기닝'의 마지막은 '샤아의 역습' 엔딩 부분에 일어난 대사건 '액시즈 쇼크'를 떠올리게 한다. 무대가 솔로몬이라는 점과, '건담'과 '샤아'가 실종된다는 점이 다르지만.
- 헛웃음과 콧방귀가 마구 터져나오는 전개이긴 했으나, 좋은 작화와 생동감있는 동화, 박진감있는 MS전투연출 등으로 인하여 영상 자체에 태클을 걸 수는 없었다. 나름 흡인력이 좋았고, 원작의 사운드 이펙트를 그대로 가져와서 써먹는 점은 치사하게도 효과적이었다.
- 그러나 역시 가장 용서가 안되는 점은, 에반게리온 초호기(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한다)의 움직임을 갖다 붙인 듯한 '건담'의 움직임. 그리고 악의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건담'의 디자인.
- 영상 자체가 상상 이상으로 괜찮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변경된 MS 디자인들은 동화로 봐도 용납하기 어려웠던지라, 역시 지쿠악스의 건프라를 들일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낮을 것 같다.
- TV판 본편 01~02화는 비기닝 사건으로부터 몇 년이 흐른 시점을 보여주는데, 소돈 (지온 소속이 되어버린 화이트베이스) 크루의 군복들은 같은 군의 복장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디자인이 제각각이었다. (맘에 안 듬)
-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Girl meets Girl, Girl meets Boy 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당돌하고 비상식적이며 우연이 많지만, 치사하게도 재미가.. 있다.
- 건담 전통의 '정신의 교류가 발생할 때 알몸연출'은 여전하다. 다만, 이번에도 주인공이 소녀인지라 PC한 2025년에는 영 보기 불편함이 있었다. 01화 초반의 다이빙대에서 치마를 입고 물구나무를 서서 속바지(속옷?)을 노출하는 장면 또한.
- '클랜 포메라니언'은 어딘가 '그랑디스 일당'이 떠오르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번의 '하로'는 '클랜 포메라니언' 소속인 건가...?
- 신고지라, 신울트라맨이 그랬듯이.. 원작의 요소를 꽤 깊은 부분까지 끌고 와서 재배치하면서 하고 싶은 말(때로는 그 가져온 요소를 대놓고 모독하는) 을 하는 것 또한 이것이 '스튜디오 카라(가이낙스 유전자를 온전히 유지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 '철혈의 오펀스'도 3화까지는 기대를 모으기도 하고 신선한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를 봐야겠으나, 일단 02화까지는 '재미있다'라고 하겠다. 그래서 이게 건담이 아니었더라면.. 하고 분통이 터지는 부분도 확실히 있다.

역시 마지막까지 용서가 안되는 부분은 자쿠를 비롯한 1년 전쟁 MS의 디자인들을 추하고 기괴하게 갈아엎은 것. 그리고 도대체 1년 전쟁으로부터 얼마나 지났다고 신기체 건담 쿠악스(=G 쿠악스) 의 디자인이 그렇게 에반게리온 같아질 수 잇는가 하는 점. MS의 디자인은 현재까지는 역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쿠악스 라는 기체는 디자인과 변형, 조종체계와 설정까지, 기존 우주세기의 설정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살아온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파일럿의 정신을 스스로 알아먹고 움직여주며, 파일럿의 뉴타입 능력이 강하면 '유니콘건담' 처럼 외장과 콕핏이 변형하는 기체라니, 게다가 기체 각부의 디자인이 괴악해진 지쿠악스판 1년 전쟁 기체들의 디자인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다른 작품의 기체로만 보인다. 이거 도대체 우주세기 몇 년인건데? ...이렇게 생각하면, 설정이 자꾸 발목을 잡아서 극에 집중하기 힘들어 질 것 같은건... 그저 기우려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있었다고 말할 수는 있기에, TV판을 건담인포에서 틀어주면 따라가기는 해야겠다. 그리고... 맘에 안들면 대차게 까야지. 쒸익쒸익.
'활동그림들 > 활동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마록 - 2025, 김동철 감독, 이우혁 원작 (2) | 2025.02.23 |
---|---|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 2024 (0) | 2024.03.31 |
도그데이즈 - 2023, JK필름 (2) | 2024.02.13 |
더 퍼스트 슬램덩크, 2023. 다케히코 이노우에 (4) | 2023.02.20 |
아바타2~물의 길 - 2022, 제임스 카메론 (2) | 2023.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