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에 오락실에 들락거리던 소년들이라면 두 명의 캡틴을 기억할 것이다. 캡콤의 4인용 난투게임이었던 캡틴 코만도(커맨드)와 데이터 이스트의 4인용 난투게임이었던 캡틴 아메리카가 바로 그 두 캡틴인데, 4인용이 가능한 난투게임이라는 장르를 제외하면 전혀 다른 테이스트를 제공했던 게임으로 개인적으론 두 게임 모두 아주아주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다.
012
이 중 캡틴아메리카(캡틴아메리카 앤 디 어벤저스)의 경우에는 두번째 캐릭터였던 아이언맨이 매우 강력해서 원코인 노미스 클리어도 몇 번이나 할 수 있어서(게임 자체의 난이도도 낮은 편이었다) 가난했던 중딩 시절에 스트리트 파이터2로 깨진 돈과 시간을 보충하는데 유용하게 즐겼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다인 플레이를 하려고 해도 아이언맨을 먼저 고르려고 다들 발악하던 기억도 나고. 아무튼, 아이언맨을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시절 오락실의 어딘가에서 였다.
01
아이언맨은 미국의 유서깊은 만화책 브랜드 마블코믹스에서 엑스맨, 스파이더맨과 더불어 크나큰 입지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고 한다.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초인 갑옷을 만들어낸 갑부 토니 스탁스(이 양반에 비하면 고담대구시티의 갑부 영웅 배트맨도 중산층이라고 한다.)가 스스로 갑옷을 입고 아이언맨이 되고, 미국 연방 정부에서 기획한 초인집단의 리더 캡틴 아메리카와 함께 초인집단 디 어벤저스의 일원이 되어 활약한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디 어벤저스를 제쳐놓고 아이언맨 만으로도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01234567
91년의 난투게임에 이어, 몇 년 뒤 캡콤에서 내놓은 대전격투게임 마블 수퍼 히어로즈에서도 아이언맨이 등장하여 강력함을 과시했었고, 이후 마블 수퍼 히어로즈 대 스트리트 파이터, 마블 대 캡콤(여기선 다른 버전인 워머신이 등장), 마블 대 캡콤2 등에도 등장했던 전력이 있다. 이 외에도 패미컴-수퍼패미컴용 캡틴 아메리카 앤 디 어벤저스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수많은 게임에서도 등장했던 인기 캐릭터이기도 하다.
012
이번에 개봉한 아이언맨 영화는, 작년의 트랜스포머에 이어 어린 시절부터 알아왔던 대상의 재해석에 대한 기대감과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일 수 밖에 없는 관심 작품이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원래 영화는 누가 초대하지 않으면 잘 움직이지 않는 성격인 관계로 과연 볼 수 있을까 싶었었는데, 총질스승 뱀병장이 모 모임에서 영화번개를 성공시킨 덕분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012345678
그리하여 관람하게 된 아이언맨의 평가는, 결론부터 말하면 [트랜스포머보다 딸리네효] 되겠다. 애초에 3부작으로 기획되어서 그런지 아이언맨의 여러가지 전투능력이 발휘되었다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고, 아이언맨은 이렇게 만들어졌고 이런 활약을 했습니다 라는 기획물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나 프로톤캐넌이나 킹왕짱 강력한 오버테크놀로지 무기를 기대했던 면에 대한 충족이 아무래도 부족했던 것 같다. 물론 그런 쪽에 기대하지 않고 관람하시는 분들는 충분히 즐거운 영화일 수 있을 것이고 훌륭한 눈요기감임에는 부정하지 않겠다. 개인적인 감상을 하나 추가하면, 아이언맨 수츠 착용 장면은 어쩐지 일본 로봇물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기도 하면서 PG스트라이크 건담이 자꾸만 떠올려지더라. 흐음.
그나저나, 어제 밤에 보다보니 스탭롤 끝나고 나오는 특전 영상을 보지 못했는데 그게 좀 중요한 모양이다. 그게 대체 뭘까? ...주인공 아저씨가 달인 김병만 선생님과 조금 닮은 것 같다는 건 여기서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