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내 정서와는 상관없이 로보트 태권브이를 기억하고 있다면 노땅이 되어버린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주 쯤인가 개봉한 로보트 태권브이는 1976년 첫 작품의 개선판이라고 한다. 76년...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다. 물론 내가 기억하고 있는 태권브이는 82년의 수퍼태권브이와 84년의 84태권브이가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작품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들에게 있어 그 디자인은 완전히 애증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퍼와 84는 각각 전투메카 서펑클자붕글과 다이아트론(크론?)의 디자인 표절이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영웅 중 하나였던 로보트가 일본산 로보트의 표절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배신감은 보통 충격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태권브이가 가지고 있는 원죄와, 그 시절을 모르는 지금 아니메 팬들의 맹비난을 이해할 수 있다.

뭐, 이런 글을 주저리주저리 써 놓는다고 해서 개인적인 희망사항이 이루어진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건담보다도 설레이는 이름인 태권브이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뭐, 그냥저냥 시류에 영합한 망상 한사발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지금 생각하면 군가 같기도 한 태권브이의 주제가가,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