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애니메이션, 특촬등 소위 덕후문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수저 두개를 뒤집어 눈에 대고 울트라맨이라고 외쳐본 기억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친숙한 일본의 히어로. 그가 바로 울트라맨이다. 사실 울트라맨이라고 해도 서태지의 울트라매니아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80년대 후반의 비디오 초인 제트맨과 울트라맨 90, MBC에서 해줬던 애니메이션판 울트라맨(후에 울트라맨 죠니어스라는 이름으로 특촬판도 나왔다고 한다. 시리즈는 아니고 특촬버전으로 어딘가의 시리즈에서.), 사다리사의 죨리게임시리이즈, 그리고 모든 덕후문화의 총본산 [다이나믹 콩콩 대백과] 정도가 국내에 소개된 울트라맨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사실 다이나믹 콩콩 대백과 두 권 정도만 꿰고 있어도 소위 [울트라 형제]들은 다 알고 있지 싶지만. 뭐 아무튼 오랫만에 적어보는 포스팅은 최근 아주 열심히 보고 있는 영상물인 [울트라맨 40주년 기념작 TV 시리즈 울트라맨 뫼비우스]이다.
내 기억속의 울트라맨은 사실 영상물로는 거의 없다. 아주 나쁜 화질로 어딘가에서 친구와 함께 본 울트라맨 타로우[국내엔 초인 제트맨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를 제외하면 열심히 읽었던 다이나믹 콩콩 대백과판 울트라맨 대백과 2권의 내용과 보드게임 울트라맨 시리즈 4~5 종류 정도. 하지만 그 강렬했던 히어로의 기억은 지금도 케로로를 비롯한 여러가지 매체에서 회자되고 패러디 되며 명맥을 유지하는 만큼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어찌보면 애니메이션보다도 매니악하고 유치한 장르로 치부되는 특촬물(특수촬영의 준말..)이긴 하지만, 아무튼 울트라맨이라는 캐릭터는 처음 접한 날부터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주가는 모 블로그에 유튜브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일본의 남자 장윤정이라고 일컬어지는 엔카가수 히카와 키요시의 무대 영상이었다. 히카와 키요시는 일본에서 아줌마부대를 몰고 다닐 정도로 인기가 많은 젊은 남자 가수인데, 가끔 엔카가 아닌 장르의 노래도 부르며 그 때는 알파벳으로 KIYOSHI 라고 이름을 바꾸어 노래를 발표한다고 한다. 아무튼 이 히카와 키요시가 노래한 방송은 우리나라의 가요무대 같은 분위기의 프로그램이었지만 히카와 키요시의 노래는 엔카가 아니었다. 未來 라는 제목의 곡으로 지난 여름 일본에서 개봉한 울트라맨 뫼비우스 극장판의 주제곡이라고 했다. 이 무대에서 무려 울트라 형제들이 무대에 직접 등장하여 히카와 키요시의 무대를 함께 꾸며주는 것이었다. 사실 울트라 형제들은 가끔 일본의 축구 경기라던가 하는 곳에 등장하는 전례가 있기는 했지만(때로는 초대 울트라맨에서 티가에 다이나까지 총출동하는 경우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시절의 울트라맨들이 가요 프로에 등장하는 것은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주제곡이니 당연한 일이었을까, 아무튼 그 다음번에는 뮤직스테이션에도 출연하기도 하여 상당히 즐겁게 볼 수가 있었다. 그렇게 울트라맨 뫼비우스라는 작품은 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위에 언급한 블로그에서 무려 울트라맨 타로우가 뫼비우스에 등장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접한 뫼비우스의 정보들을 듣고 한 번 구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어찌어찌 구한 울트라맨 뫼비우스의 TV 시리즈는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영상물을 처음부터 제대로 본 울트라맨은 정말이지 처음이기도 했지만, 과거 울트라맨과 티거 이후의 울트라맨(여담이지만, 울트라맨 티거 이후의 울트라맨은 건담으로 치면 G건담 이후의 작품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의 이상적인 디자인 합성으로 느껴지는 뫼비우스의 외모도 그렇고, 세상물정 모르는 순둥이 울트라맨 뫼비우스의 인간체 [히비노 미라이]의 천진한 모습과 뫼비우스에서의 지구방위군 GUYS 동료들이 꾸며가는 활동상은 비록 아동용 특촬물답게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와 유치해 보이는 모습들이 섞여있긴 하지만 어딘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에피소드가 여기저기 보인다. 여기에 단순한 방위군 병사가 아닌 멤버들의 배경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뤄가는 전개 방식이 재미있고, 재탕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 과거 작품들에 등장했던 인기 괴수들의 재등장 또한 반갑다. 또, 라이벌에 해당하는 헌터나이트 츠루기(나중에 울트라맨 히카리가 된다)의 존재와 루키 울트라맨 뫼비우스의 성장 스토리도 흡인력이 있다. 과거 작품들의 정통 후속작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전하는 작품의 분위기도 어딘지 옛스러운 느낌이 남아있어 그것 또한 마음에 든다. 작품은 이제 중반을 지나는 시점으로 재미있게 전개 중이라 아직 결말이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런 템포와 시나리오를 따라 오래도록 방영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타로우 등장 에피소드 이후 찾아본 외전 히카리 사가에서 등장한 조피를 보며 가장 좋아했던 레오와 그 다음으로 좋아했던 세븐도 뫼비우스와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울트라맨 에이스와 타로우에서도 울트라 5형제-6형제가 모여서 함께 강적을 물리치는 에피소드가 있기도 했으니까. 다음달이면 크리스마스도 있고하니 울트라맨 에이스 때처럼 크리스마스와 관련되어 형제들이 모이는 에피소드가 하나쯤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기왕 나온다면 레오와 아스트라도 꼭 함께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