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하루키 선생님의 댄스댄스댄스를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내가 디디고 있는 스텝이 어느 방향이고 어떤 춤인지 늘 생각하려고 하지만 어쩌다 여기에 서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변에서 같이 스텝을 밟던 이가 지쳐 나가떨어져가는 모습을 보고, 스텝을 유도하던 이의 연주가 갑작스레 장르를 바꾸려 들고, 나 스스로가 무슨 스텝을 밟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망연자실함.

 원하는 것을 얻는 방향으로 꾸준히 밟아나가야 할 입장이고 위치이건만, 때때로 스텝 대신 날씨에 올라타 어울리지 않는 마음을 먹고 생각을 품게 되는 것이 여전히 나이 헛먹고 인간 덜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온갖 어려운 일들이 가득한 일상 속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 보고, 그 답을 선뜻 말할 수 없는 것은 정말 내가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일까, 생각이 없기 때문일까.

 나는 어디로 가려하고, 누구와 가려 하는가.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