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잔정이 많고 쉽게 뭘 버리지 못하는 진성오덕 영덕대게인지라 오래된 게임기들, 심지어 망가지기 일보 직전인 것도 신주단지 모시듯 끌어안고 사는 편인데, 나름 민감하게 기변을 하는 기기가 딱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프습이다. 세상의 대세가 NDSL에서 DSiLL로 바뀌고 3DS가 나오네 마네 술렁거리고 들고다니는 음악-영상기기가 아이폰4로 바뀌어도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오락은 오락기로 정신에 입각하여 변함없이 가방 한 켠을 지켜주는 기기 또한 프습이라.. 그 말 되겠다. 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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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2008년 액정의 색감 및 배터리 효율의 증가를 내세우며 등장한 300번 이후 만 2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른 색으로의 기변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에는 세이브데이터 개인화라는 벽과 색만 달라서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그럭저럭 굴리던 어느날, 회사일의 바븜과 총알 부족으로 애써 못 본 척했던 헌터즈 모델의 신품급 중고가 좋은 가격에 올라온 것을 캐치, 이렇게 기변을 하게 되었다...라는 이야기 되겠다.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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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터즈 모델은 일단 알고 있는 바로는 기본적으로 3005번과 같은 구조이지만, 배터리가 커져서 기기의 지속 시간이 늘어났고 검(블랙)-금(골드)이라는 고급스러운 색을 사용한 기기의 느낌과 그립감 향상을 위한 본체의 코팅재질 변경 등이 있다고 한다. 타이틀과 케이스에서 알 수 있듯 프습의 절대적인 히트작(이자 개인적으론 관심이 없는)인 캡콤의 몬스터헌터 3 발매를 기념한 수량 한정판인데, 색과 액세서리만을 강조한 수많은 한정판과는 그 격조를 달리하는 한정판이라 발매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마음이 격렬하게 움직였었더랬다. 뭐 가장 큰 총알 문제가 연말에 와서야 조금 숨통이 트여 이렇게 품에 안게 되었지만. 이로써, PSP 첫 발매 당시의 1호기, 정발판 밸류팩을 인수했던 2호기, 2005번 3호기, 3005번 4호기에 이은 5호기의 입수가 완료되었다..라는 이야기.

 예전에 비해 확실히 프습을 기동하는 시간 자체도 줄어서 다음번 기변은 프습2 업글이 되지 않을까 추측해 보지만, 세상일을 그 누가 안답니까? 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