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일단은 멀리나들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기는 하지만,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유람을 억지로 낑궈넣으려고 기획했던 유람이었다. 유람이랄까 마실이랄까... 그런 기분으로 나서긴 했지만, 능숙하게 부산을 살짝 맛보여준 동생 eihabu(종혁) 덕분에 나름대로 즐거운 기억을 남겨오기도 했으니 짤막한 부산 나들이라고 이름 붙여도 될 듯 하다.

 월요일 낮에 도착한 서류 한 장은 많은 사람들의 평온한 뒤흔들어 놓았고 나도 그 중 한사람이 되어 급하게 휴가를 내게 되었다. 대한민국 최후의 노는 제헌절이 되어버린 2007년 제헌절-화요일 아침에 동선을 정하고 부산의 달인 종혁군에게 도움을 청했다.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비지니스 카드 할인을 받아 무사히 케텍스(KTX)를 예매하고, 무거운 듯 가벼운 듯한 등짐을 짊어지고, 내 얼굴을 닮은 테레비토오상 티쳐츠를 걸치고, 언제나의 선글래스를 끼고 집을 나섰다. 최근 프습에 넣은 댄스댄스레볼루션1~4 OST를 들으며 가라앉아가는 기분을 끌어올렸다.
 
 걸음을 재촉하고 버스를 내달려, 서울역에 도착한 후 케텍스를 타고 켄치(KFC)의 힝허허허를 씹으며 부산으로 향했다. 상상이상으로 좁은 좌석에 놀라며 3시간 남짓한 시간을 졸다가 노다메 마지막화를 보다가 디맥2를 하다가 하면서 보내니 정말이지 상상보다 빠른 감각으로 구포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97년 이후 10년의 세월을 지나 도착한 구포역은 예전의 이미지보다는 좀 더 활기차면서 다닥다닥한 건물들이 생겨났다는 느낌이었다. 시간을 잘못 알려준 덕분에 난생 처음 남자를 1시간이나 기다렸다는 종혁의 환영을 받으며 역을 나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부산 지하철 사상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대게 전문점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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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맥주를 반주삼아 오랫만에 둘이서 마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요리를 즐기다 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슬슬 일어날까 하고 있는데, 기왕 부산까지 왔으니 부산의 자랑 광안대교는 봐야 하지 않겠냐고 권유하는 종혁. 생각지도 못했던 터이지만 나쁘지 않겠다 싶어 그러자고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본의 아니게 두편으로 나누게 되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