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아침에는 기분 탓에 무척 추운 것 같더니, 밥을 먹고 오니 또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며칠만에 화창하고 잡티없는 하늘이 보이는 것도 그렇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마우스를 클릭질 하니, 여기가 사무실인지 내 방인지 잠시 잊혀지는 것 같아서 좋다. 그렇지만 또 이게 과연 포만감에 의한 만족인지 그보다 위에 있는 어떤 만족인지는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뭐 어떠랴.

프리허그운동이라는게 있는 것 같더라. 거저 안아준다는 건데... 우리 정서에는 얼마나 맞는지 모르겠다. 끌어안건 간에 얼싸안건 간에, 면식이 없는 사람이 안아주는 건 좀 슬프지 싶은데. 그런 면에서, 나는 좀 거만하다. 마음이 추워서 누군가가 온기를 충전해 주었으면 하고 있으면서도, 저렇게 좋은 뜻을 담고 있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걸 바라보는 모습은 팔짱을 끼고 어디건 간에 조금이라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는 눈을 흘겨뜨고 내려다보며 비웃고 있다. 쯧쯧 혀를 차며 짐짓 여유있다는 듯.

사람은.. 온기를 품고 살아야 한다. 따뜻한 마음으로 따뜻한 손길을 따스하게 내미는 것이 내세울 것 없는 이 나라 사람들이 그나마 자랑하는 바로 '정'이라고 본다. 그 마음의 온기를 서로 솔직하고 부담없이 나누는 것이 바로 끌어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무나 끌어 안을 만큼 뜨거운 사람은 못되지만... 적어놓고 보니 왜 열혈물 주인공이 생각나지.. 아무튼, 온기를 원하고 또 나누고 싶지만, 아무나와는 싫다. 그게 내가 그어놓은 선이고 알량한 자존심이고, 쓰레기통 위에 올라서서라도 내려다보고 싶은 거만함이다.

중요한 건, 내가 끌어안고 싶은 사람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끌어안느냐..인데,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관계로 여기까지. 정답을 아시는 분은 관제엽서에 정답을 적어 우편번호....

Comment +16

  • ......'화창하고 잡티없는'을 '화장하고 잡티없는'으로 읽었어요......;
    오늘 하늘은 정말 예쁘더라고요. 파란색~
    프리허그... 얼마 전에 직접 봤는데 꽤 지속적이구나 하는 느낌.
    좋아하는 사람끼리 포옹하는 건 참 기분이 좋지요. 따뜻한... 아무튼
    그에 대한 정답은 우편번호 150-603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우체국 사서함...(...)으로...;

  • 종혁 2006.11.16 16:34

    나만 그렇게 읽은게 아니구나...
    '화창하고 잡티없는'을 '화장하고 잡티없는'으로 읽었는데...
    근데 남자글을 보며 왜 그런생각을 했을까?

  • SMoo 2006.11.16 17:25

    옥매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거지. 이츠 옥매트 타임~?!

  • 메인사진 멋있습니다. ㅇㅂㅇb 며칠만에 화장하셔서 잡티가 없는 거군요.. ;;
    포옹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살짝 안기, 옆으로 안기, 두바퀴반 돌려 안기, 되려 안기기, 갈비뼈가 부서지도록 으스러지게 안기 등이 있다고 합니다만... 하여튼 연구의 여지가 많은 분야입니다.
    아, 이걸 원하시는 게 아닌가...

    • 키 차이가 날 경우 계단 등의 지형 효과를 이용하기 등의 꼼수도 있지요.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싶지만 비오네님과 공동으로 발표했다간 라야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니 여기만의 이야기로 해두죠.

  • 진주웅 2006.11.17 00:31

    ' 며칠만에 화장하고 잡티없는.' ????? 저도 이렇게 읽어버렸네요.. ㅋㅋ
    단 몇초동안 희준이오빠를 '오해'해 버렸답니다... -///////////-;;;;;;;;ㅋㅋㅋ

    전 옥매트 깔고 자는데.. 완소!완소!
    따끈따끈해요... 다만 아침에 너무 따끈따끈해서 일어나기가 싫어진다는거.. ㅋ
    아, 근데 옥매트는 옥이 붙어서 안좋아요.. 매트 위로 이불을 두개나 깔고자는데도 옥이 막 몸에 배겨서... 좀 아프더라구요.. 걍 전기장판이 좋을거 같심다!!

    • 아무래도 [잡티없는]이라는 구절에 문제가 있는 것 같네. 옛날에 화장했던 사진 올리고 과감하게 커밍아웃 해버려?(농담)

  • 미령 2006.11.17 11:35

    끌어안는것에 포커스를 두지 않고,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앞세우면 자연스럽게
    hug가 가능하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안하던 사람이 갑자기 하면 이상한 눈으로 봐지니 장소와 분위기를 잘 봐야한다는 것이.....^^;

    • 문제는 마음만 앞서고 몸은 그냥 있는다는 것과, 솔직하지 못한 가식쟁이라는 게 문제지요.. 장소와 분위기는 분명히 가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아..

  • kyung 2006.11.17 15:33

    껴안아주기 운동..왠지 부담스러운.

    • 우리 정서랑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얼싸안고 기뻐하거나 반가움을 표시하거나 하는 식의 문화는 원래 우리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죠.

  • 주사위 2006.11.20 00:24

    나는 너를 언제든지 안아줄수있다...너무 자주 안아서 문젠가....난 뒤에서 덮치는 것이 좋다.